[창간 6주년 특집-개척자의 길] 국내 유일 '논지엠오 우유' 생산하는 주연섭 대표
[창간 6주년 특집-개척자의 길] 국내 유일 '논지엠오 우유' 생산하는 주연섭 대표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3.11.08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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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신선 안전한 유제품 생산 위해 GMO와 항생제 배제"
100% 유기농 풀사료 사용... 부제병 등 젖소 질병 감소·우유 생산량은 동일
동물 복지·생태 환경 보전·국민 건강 증진 등 일석삼조...유당불내증도 줄어
원가 상승으로 영업 손실 크지만 10년 앞 내다보며 포기하지 않아
경북 문경에 위치한 '논지엠오유가공'이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논지엠오 우유 및 발효유 제품.

GMO(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Non-GMO(논지엠오) 우유 및 유제품이 생산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공단강변길에 위치한 ‘논지엠오유가공’이 바로 그곳으로, 축산전문가 주연섭 대표가 1998년 경기도 화성에서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고 2003년 3월 본격 창립했으니 정확히는 올해로 25년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논지엠오 우유는 여전히 우리에게 생소한 제품이다. 40여년 국내 식품산업을 취재해온 기자도 이번에 처음 알았을 정도로 논지엠오 우유는 우리 생활 언저리에서 저만치 동떨어져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비 확산이 더딘채 시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소는 원래 풀을 먹는 동물인데, 녹색혁명 이후 곡물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남은 곡물을 동물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젖소 역시 생육이 빠르고, 우유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곡물을 섞은 배합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낙농이다.

그러나 주연섭 대표는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생명의 근원은 자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중시했죠. '자연 그대로의 신선하고 안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GMO와 항생제를 완전히 배제한 발효 사료를 개발해 특허도 취득했습니다.”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과도 같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으면서도 주 대표가 논지엠오 유가공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이다. 한국식품정보신문_푸드아이콘은 그를 만나 유별난 유가공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한국 낙농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국내 유일의 논지엠오 우유 및 유제품으로 유가공 시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논지엠오유가공의 주연섭 대표가 창업 배경과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논지엠오유가공의 신념과 목표는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사회의 기초가 되도록 노력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GMO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97년부터로, 당시 일반인이나 정부 관계자들도 GMO에 별로 관심이 없을 때여서 1998년 논지엠오유가공의 출발은 가히 획기적인 행보라 아니 할 수 없다.

다음은 ‘고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우직하게 친환경 유기농 사료의 목장관리 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는 주연섭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젖소 사료에서 GMO를 배제하고 '논지엠오유가공' 창업 이유?

▶ 국내 최초로 저온살균우유를 생산하던 파스퇴르유업에서 제품 생산을 담당하던 시절, 사회에 울림을 주는 신제품을 고민하던 중 유럽과 일본 출장을 통해 GMO의 문제점을 알게 됐고, GMO 기업인 몬산토 자료를 검토한 결과 머지 않아 크게 이슈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다 건강한 우유 및 유제품 생산을 위해 젖소가 먹는 사료에 주목하고 논지엠오 유기농 사료에서 해답을 찾았으나 당시 회사 부채가 너무 많고 시기적으로 빠르다는 경영진의 판단으로 보류했다.

이후 파스퇴르유업을 퇴사하고 독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인체에 보다 유익한 우유 및 유제품 개발을 현실화하기로 마음 먹었다. 기존 우유 및 유가공 제품과 가장 확실하게 차별화된 '논지엠오'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회사명에 그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Q 어떤 방법으로 젖소 사료에서 GMO를 배제했나?

▶ 창업 초기엔 논지엠오 무항생제 곡물과 풀 사료를 혼합 사용했다. 그러나 논지엠오 곡물(옥수수)의 경우 식품용밖에 없어 사료용으로 쓰기엔 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 게다가 사료 샘플마다 GMO 검사를 해야했기 때문에 검사비용도 만만치 않았지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 부득이 곡물사료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대신 유기농 풀을 이용한 무항생제 발효사료를 개발, 대체함으로써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렇게 사료에서 옥수수와 각종 첨가제를 꾸준히 빼는 작업을 통해 GMO free를 달성하고, 급기야 2014년 국내 처음으로 ‘100% 풀만 먹인 유기농 우유’를 생산해 유기인증을 받았다.

Q, 국산 유기농 풀사료만 사용하면 원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텐데?

▶ 유기농 풀사료는 배합사료에 비해 원가가 높아 제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지만 프리미엄 고품질로 대응하고 있다. 

옥수수 등 곡물을 먹은 젖소는 과산증으로 위장 활동이 떨어지며 식체가 자주 발생할 뿐더러 체질의 산성화로 발굽이 썩는 부제병이 자주 발생한다. 낙농가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료에 소화제를 넣고, 항생제 치료를 한다. 또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보호지방, 보호단백질, 체세포 감소제 등을 사용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인 낙농기술이다. 

이렇게 쉬운 방법을 기피하고 유기농 풀사료를 고집하는 탓에 아직까지도 원가상승 문제를 풀지 못하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던 중 과연 소한테  사람이 먹는 비싼 곡물을 먹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곡물사료를 빼기 시작했지만 반대급부적으로 젖소의 질병이 자연 감소하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이는 100% 유기농 풀사료로 전환한 이후 젖소가 더 건강해졌다는 의미로서, 1일 우유 생산량은 줄었지만 젖을 짜는 기간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젖소 마리당 총 원유생산량은 곡물 사료에 비해 결코 불리하지 않다.

'논지엠오 우유'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지금 당장은 손실이 나지만
10년 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주연섭 대표

Q, 풀사료 먹인 젖소의 질병 발생률 저하 외에도 논지엠오 우유와 유제품의 품질 특성은?

▶ 풀사료 젖소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풀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스스로 소화시키는 능력을 가지므로 여타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보다 건강한 우유를 얻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젖소가 가진 능력만큼만 우유가 생산되므로 생명을 중시하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논지엠오 우유는 원유의 품질이 좋은 만큼 65℃에서 30분간 살균하는 저온장시간(LTLT)살균 방식으로 생산된다. 따라서 면역 성분과 몸에 좋은 영양분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백질 변성을 줄여 신선하고 맛 좋은 우유 생산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유익한 균들이 살아 있어 소화 흡수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자연계 상태는 오메가3와 오메가6 함량의 비율이 1대 4 이하여야 안전하다고 하는데, 논지엠오 우유는 1대 2로, 130℃에서 3초간 살균하는 초고온 살균 방식(UHT)의 우유제품보다 60%이상 개선됐다.

그래서 그런지 논지엠오 우유를 먹는 고객들은 유당불내증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기존 우유를 먹고 심하게 배앓이하던 사람도 우리 우유를 먹은 후부터 그러한 증세가 사라졌다는 체험기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다섯살짜리 아이는 "내 우유 달라"고 할 정도로 논지엠오우유 외에 다른 우유는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발효유 역시 최고 품질의 유기농 원유와 유산균으로 만들기 때문에 안정제나 유화제 산도조절제 탈지분유 등 첨가물로부터 자유로우며 목넘김이 부드럽고 끝맛이 깔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논지엠오 플레인요구르트는 저온에서 8시간 이상 오래 발효시켜 유산균 향이 살아있고 특히, 사람의 장내 온도와 비슷한 조건으로 배양해 변비 개선 효과가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Q, 논지엠오 우유의 생산 능력과 소비 현황은?

▶ 현재 시간당 5톤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수요량은 3톤으로, 2톤 가량이 남아 동결 처리로 보관하고 있다. 현재 두레생협과 가톨릭농민회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한때 일부 중견기업에서 논지엠오 우유의 판매를 타진해 왔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조건을 제시해 철회한 적이 있다. 유통망과 마케팅력이 막강한 대기업과 협업하면 시장이 확대될지는 몰라도 제품의 가치 하락과 자칫 회사를 빼앗길 수도 있어 당장은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우보천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개척해 나갈 것이다. 

지속가능한 낙농과 환경 생태계 유지, 동물복지, 건강하고 안전한 우유 등에 대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의식이 깨어 있는 소비자들에게 자연친화적으로 제대로 만든 우유 및 유제품의 특장점을 꾸준히 알려 소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간당 5톤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저온살균방식 논지엠오 우유 생산라인
주연섭 대표가 저온살균우유 생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연섭 대표가 저온살균우유 생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연섭 대표가 저온살균우유 생산공정의 패킹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연섭 논지엠오유가공 대표

Q 회사 이름에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논지엠오'를 못박은데 대해 외부의 공격은 없었나?

▶ 사업 초기 정부에서 상호 바꾸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회사명은 국내에서 GMO관련 법이 발의되기 전에 등록해 상호를 바꿔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한마디로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일부 업체들이 '논지엠오'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정부에 민원을 계속 넣는 바람에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정당한 절차에 의해 사용하기 때문에 지금은 별 탈없이 운영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의 불필요한 시달림으로 영업에 방해받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조용히 영업하다보니 홍보 마케팅의 한계로 수요 확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장은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10년 앞을 바라보며 꿋꿋하게 버틸 것이다. 현재 유가공설비 제작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유가공 분야에서 손실나는 부분을 설비사업을 통해 메워나가고 있지만 10년 후쯤이면 양쪽에서 모두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앞으로 포부는?

▶ 유가공 사업 외에도 육가공 사업을 병행해 축산업의 양축을 지켜나가고 싶다.. 육류사업의 경우 이를테면 풀로만 키운 소고기를 일반제품과 프리미엄급으로 차별화하고 대중 식당까지 운영함으로써 자체 소비하는 방식을 꿈꾸고 있다.

국내 유일의 명품 농장을 만들고 싶은 비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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