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직매장 농산물 비닐로 개별포장... '제로웨이스트' 노력 아쉬워
로컬푸드직매장 농산물 비닐로 개별포장... '제로웨이스트' 노력 아쉬워
  • 김민 기자
  • 승인 2022.12.02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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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장 92% "제로웨이스트 필요성 공감하나 실천은 역부족"
소비자 86.8%, ‘1회용 포장재 비제공’에 동의...실천 의지 강해
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
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 (@농협로컬푸드직매장 홈페이지)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산물의 이동거리가 짧고 안전한 시스템을 갖춰 양질의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므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비닐로 개별포장됐을 뿐만 아니라 스티커형 라벨 사용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모바일 영수증을 발급하는 곳도 절반에 못미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노력이 아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YWCA(회장 이유림)는 점차 확대되는 로컬푸드직매장을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 등 탄소저감활동을 어느정도 실천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국 50개 로컬푸드 직매장 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강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판매 농산물 대부분 비닐 개별포장에 분리 안되는 라벨 사용

조사결과에 따르면 로컬직매장에서 판매 중인 농산물은 대부분 개별 포장됐다. 쌀, 콩, 감자, 고구마 등 16개 품목은 50개 로컬직매장에서 모두 개별포장으로만 판매됐고, 그 외 사과, 오이, 블루베리, 고추 등 19개 품목도 개별포장 비율이 높았다. 개별포장으로 판매 중인 거의 모든 품목에는 비닐이 사용됐다.

서울YWCA는 "물품을 개별포장 판매하는 방식을 지속한다면 1회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의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어렵다."며 "벌크 판매되는 단호박처럼 포장 없이 판매되는 품목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더구나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라벨은 조사대상 품목 38개 모두 사용될 정도로 스티커형이 많았고, 포장재에서 라벨을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품목은 34개에 달해 원활한 분리배출 및 질 높은 재활용을 위해 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  52% ’모바일영수증 발급‘ 안돼ㆍ'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적립‘ 불가능도 80% 달해

또 ’모바일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곳은 조사대상 50개 로컬푸드 직매장 중 24곳(48%)으로, 소비자가 모바일 앱으로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다.

영수증으로 쓰이는 종이(감열지)는 재활용 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한 해 영수증으로 사용된 종이 양은 9,358톤으로, 1,031억 정도의 비용이 지출되며 2만톤 정도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뿐 아니라 종이 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12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베어야 한다. 이에  2019년 정부는 대형유통사 13곳과 종이 영수증을 없애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적립이 ‘불가능’한 곳은 80%(40곳)였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란, 일반 국민의 탄소중립 생활실천문화 확산을 위하여 다양한 민간기업의 친환경 활동 이용시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

 또 ’빈용기보증금반환제도 참여‘는 50%였으며, ’장바구니 대여‘는 불가능한 곳이 92%였다. 장바구니 대여 대신에 ‘종이봉투 수거 운동으로 회수된 봉투를 무상으로 지급’, ‘포장용 종이 박스 제공’, ’장바구니 판매’한다는 곳도 있었고, 과거 장바구니를 대여하다 중지한 매장은 ‘대여 장바구니 회수가 되지 않아 중단’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 로컬푸드직매장 판매자, 제로웨이스트확산의 필요성 92% 공감...실천 가능성에는 대체로 부정적

로컬푸드 직매장에서의 제로웨이스트 실천도에 대해 판매자는 ‘적극 참여한다’ 22%(11명), ‘어느 정도 참여한다’ 24%(12명)로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각 매장의 포장재 사용량에 대해서는 ‘많은 편이다’ 34%(17명), ‘매우 많다’는 응답도 8%(4명)였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확산 필요에 대해서는 ‘다소 그렇다’ 56%(28명), ‘매우 그렇다’ 20%(10명)로, ‘보통이다’ 16%(8명)를 포함하면 응답자의 92%가 제로웨이스트 확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통이다’ 38%(19명), ‘대체로 어렵다’ 32%(16명), ‘매우 어렵다’ 6%(3명)로 많은 판매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대한 의식이 낮은것으로 드러났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확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판매자의 40%(20명)는 ‘무포장 / 벌크 판매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라고 응답하고, 20%(10명)는 ‘장바구니 사용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 16%(8명)는 ‘포장재를 회수하고 세척한 포장재를 재활용/재사용하는 방법’, 12%(6명)는 ‘장바구니를 대여하는 방법’이라고 응답하였다.

 로컬푸드 직매장 내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확산을 위해 ‘정부, 지자체의 지원(44%, 22명)’, ‘농가의 참여 동기 부여(20%, 10명)’, ‘소비자의 선택(18%, 9명)’, ‘매장 운영주체의 의지(14%, 7명)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 소비자, 제로웨이스트 실천 적극적...포장재 유무 상관하지 않아

농산물 구입시 1회용 포장재 이용은 44.6%였고, 1회용 포장재를 이용한 경우, 과반수 이상은 ‘포장재 소재별로 분리 배출’하고 있었고, 장바구니 이용도 93.2%가 참여하겠다고 응답하였다.

1회용 포장재 이용 비중이 낮지는 않지만, 포장재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으로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포장재 사용 감소 노력의 경우, 행동 주체 중 개인 대비 정부 및 생산기업/제조사, 유통기업/유통업자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93.4%가 포장재 사용 감소 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탄소중립을 위한 활동에 동참할 의향이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장바구니 사용 등 포장재를 포함한 일회용품 감소에 동참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 농산물 포장재 감소 보다 적극 추진돼야

로컬푸드직매장 관계자들과 실태조사와 간담회를 진행한 서울YWCA는 “로컬푸드판매장에서도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철끈을 제거하거나 벌크판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농산물 판매 시 무게, 등급, 산지, 품종, 품목, 생산자 등을 표기해야 하는 현 규정 상 포장재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벌크포장이 확대되도록 소비자·판매자 간의 이해와, 농산물 포장 규정 등 정책적인 유연함도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로컬푸드 인지율은 80%로 높고, 로컬푸드 직매장 이용률도 49.8%로 과반수에 가까웠다. 또 농산물 구입금액은 월 평균 19만5천원으로 전체 식품 구입금액의 38.2%를 차지하여 농산물 구입시 포장재를 줄인다면 제로웨이스트 실천 촉진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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