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도라지·쑥부쟁이·삼채 등 국산 농산물 활용 '치유식품' 산업화 박차
[단독] 정부, 도라지·쑥부쟁이·삼채 등 국산 농산물 활용 '치유식품' 산업화 박차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10.29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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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분 발굴 효능 구명 후 건기식 소재·질환맞춤형 식단에 적용
약식동원 기반한 약선 음식의 체계화·과학화가 사업의 골자
3월 '치유농업법' 시행 계기 국산 자원 부가가치 향상 연구 강화
농진청, 21일 '제1회 치유식품포럼'서 전문가들과 추진방안 논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는 지난 21일 제1회 치유식품포럼을 개최하고 국산 농산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은 김상남 농과원장을 비롯한 농식품자원부 연구진들이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산 농산물의 생리활성 기능 성분을 발굴하고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건강기능식품 소재나 질환 맞춤형 식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치유식품‘ 산업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원장 김상남, 이하 농과원)은 지난 21일 전주 소재 농과원 푸디토리움에서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제1회 치유식품포럼‘을 개최하고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치유농업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치유식품 연구 및 추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상남 국립농업과학원장이 제1회 치유식품포럼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남 국립농업과학원장이 제1회 치유식품포럼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상남 농업과학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법(치유농업법)’이 시행되면서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농업 농촌자원을 활용해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농식품이 중요한 치유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그동안 농과원 농식품자원부에서 꾸준히 진행해 온 생애주기별 질환 대응 농식품 기능성 소재 발굴 등의 연구 역량을 앞으로 치유식품 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지난 1998년부터 원예치료라는 이름으로 이미 치유농업을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농촌관광이나 곤충, 농업‧농촌 자원의 치유 효과 검증 등 다양한 연구 사업을 통해 치유농업의 기반을 구축해 왔다.

농진청 농식품자원부는 최근 5년동안 도라지의 중성지방 개선 효과를 비롯 여주의 혈당 조절, 쑥부쟁이의 알레르기 개선, 금어초의 항염증 항당뇨 피부주금개선, 무순의 대장염 및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개선 효과 등을 규명해 산업체에 기술이전 함으로써 국내 농산물 소비촉진에 기여해 왔다.

또 도라지의 플라티코딘D 성분 9배 증식 기술, 브로콜리 새싹의 설포라판 성분 20배 증진 기술을 개발해 특허등록 및 기술이전을 통한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삼채의 생애주기 맞춤형 기능성 소재화 기술 확립과 이를 원료로 개발한 라면 그래놀라 음료 소스 등 15종 제품에 대한 특허등록 및 기술이전으로 소비자 맞춤형 제품화에 성공했으며, 유년기의 천식, 중장년기의 당뇨 비만, 노년기의 골관절염 인지능 저하 기능에 맞춘 쿠키 떡볶이 초코파이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농진청은 지난 2019년 7월 국가기관 최초로 쑥부쟁이를 알레르기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원료로 등록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지난해 9월 휴험에 기술이전하고 건강기능식품 제품화를 통한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농진청은 한식 영양교육 연구 결과 한식 섭취에 따른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고 항산화 임상 특성을 규명하기도 했다.

홍성진 농진청 농식품자원부장은 “앞으로는 질병을 완화 또는 예방하는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더욱 발굴하고 그 효과를 규명함으로써 ‘치유식품’의 개념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한 맞춤형 품종 개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나 가공업체가 요구하는 품종이 무엇인지 파악해 육종가와 함께 연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농과원 농식품자원부 김영 기능성식품과장이 발표한 ‘치유식품 연구개발 및 추진 방안’에 따르면 우선 동의보감 식료찬요 등 고문헌을 재해석하고 각종 학술 자료를 체계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식재료별 특성을 분류하는 한편 농식품 자원의 기능성을 영양 정보와 통합해 치유농산물 보감 및 기능성식품 소재 정보 DB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의보감, 식료찬요 등 식품 관련 고문헌 식재료의 특성 및 효능을 DB화하고, 기능성 소재 DB의 식품코드 및 국가식품성분표 DB 식품코드와 연계를 통한 영양 성분의 현대적 해석으로 치유소재 발굴 및 효능을 확인한다.

생강 등 61개 농산물의 기능성 예측 및 효능 섭취량을 산출해 6200여 건의 활성 성분 정보를 DB화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이를테면, 항산화 효과가 커 심혈관질환과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규명된 ‘프로시아니딘’ 성분의 경우 사과뿐 아니라 메밀과 감자에도 들어있는데, 만일 이들 농산물 중 하나를 먹을 수 없더라도 다른 품목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영양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입 농산물 대신 국산 농산물 소비를 촉진한다는 것.

한마디로, 농식품 소재의 세포 및 동물실험,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 검증과 기능성 예측 알고리즘 개발, AI 기반 유망소재 추천기술 개발, 기능성 해외원료를 대체하는 국산 농산물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유망 치유 소재별 기능성을 구명해 산업체에 기술 이전함으로써 제조공정 표준화 및 치유 식품 제품화를 유도하는 한편 건강‧영양관리 플랫폼개발로 맞춤형 치유식단과 기능성 정보를 소비자들이 누리도록 한다는 것이 치유식품 연구사업의 목표다.

약식 동원을 기반으로 한 약선 음식을 체계화하고 과학화해서 치유식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농진청 농식품자원부가 추진하는 치유식품 사업의 골자다.

생애 주기별 맞춤형 치유식품의 경우 청소년의 심리 안정이나 비만, 알레르기 개선 등에, 중장년층의 경우 대사증후군이나 심혈관질환, 수면 개선을, 노년기는 면역이나 인지능 증진 등에 초점을 맞춘 치유식품 소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농업현장의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치유식품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을 추진하고 심리‧의과학‧감각과학 등 다학제적 연구를 통한 치유 메커니즘 구명 및 실습 모델 개발로 효과검증도 시도할 예정이다.

현행 치유식단 제공 플랫폼인 ‘푸드어드바이저(Foodadviser)’의 활성화도 꾀한다. 이는 식품 정보와 인체 정보, 음식 정보를 연계하는 것으로, 농진청이 개발해 국가표준 데이터로 인증 받은 식품성분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올해 1단계 영양 균형 식단을 추천하고, 내년에는 체중관리 식단, 30년까지는 혈압이나 혈당, 뼈 건강 등에 대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대국민 서비스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도 맞춤형 기능성 품종 빅데이터를 포함한 디지털 육종 분야로 연결한다. 그동안 육종가 주도의 품종 개발에서 앞으로는 소비자나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성분을 육종가들이 개발할 수 있도록 농식품자원부가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치유식품’의 정의와 범주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치유식품이 상용화되더라도 식약처의 규제로 정작 농산업 현장에서 용어를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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