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4세대 유산균 ‘포스트바이오틱스’란 무엇인가? ① 용어의 정의
[돋보기] 4세대 유산균 ‘포스트바이오틱스’란 무엇인가? ① 용어의 정의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6.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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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유익균이 만들어내는 부산물과 균체 성분 총칭
사균체·파라바이오틱스·고스트바이오틱스로도 불려
생균보다 효능·효과 월등...이중·삼중 코팅기술 불필요
"살아있는 유산균" 마케팅 무의미...잘못된 고정관념 심어

 

 

바야흐로 유산균 시장도 4세대 포스트바이오틱스(post biotics) 시대가 도래했다.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이 1세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면 2세대는 몸에 유익한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이고, 이 둘을 합쳐 좋은 균과 먹이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신바이오틱스(synbiotics)가 3세대로 불린다.

요즘 유산균 제품 광고를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는 차세대 유산균으로서, 유익균이 만들어내는 부산물이나 유산균의 균체 성분을 말한다. 일명 사균체, 파라바이오틱스, 고스트바이오틱스로도 불린다.

이름도 요란한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정확히 무엇이고, 체내에서 어떤 효능을 나타내며 어떠한 제품들이 있는지, 관련업체 인터뷰를 통해 시장 트렌드와 전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유산균을 열처리로 죽여서 만든 사균체가 생균보다 안전성 효능 가공성 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며 바야흐로 유산균 시장은 4세대 포스트바이오틱스 시대가 도래했다. (사진_서울역 지하도에 세워진 포스트바이오틱스 옥외광고)

■ 포스트바이오틱스의 정의...유익균이 만들어내는 부산물과 균체 성분

지금까지 유산균은 입으로 섭취한 후 살아서 장까지 도달해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화기관을 통과하면서 침이나 위산, 담즙으로 인해 90% 이상이 죽고 10% 정도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산균 업체들은 이중, 삼중 캡슐로 코팅해 보호하는 기술력을 개발하고, 이것이 곧 유산균 제품의 효능을 나타내는 척도인 양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살아서 장까지’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가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소화액이 달라서 너무 강한 경우는 캡슐을 녹이는 것은 물론 그 안에 있는 유산균까지 사멸시키는가 하면, 소화액이 약한 경우엔 코팅을 벗기지 못해 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문제점 때문에 유산균 코팅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많았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살아있는 균의 경우 좋아하는 환경이 따로 있어서 장까지 도달한다 하더라도 환경이 다르면 정착하지 못하고 배설된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래서 2세대 바이오틱스로 주목받은 것이 프리바이오틱스다. 살아서 장까지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먹이를 주어서 자체적으로 증식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한꺼번에 먹으면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나온 것이 신바이오틱스다.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먹이와 안전성에 주목한 결과이다.

우선, 살아있는 유산균의 장내 생장 촉진과 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먹이도 매우 중요한데, 자기 몸과 똑같은 영양성분을 가진 사균체, 즉 죽은 유산균을 먹는 것(프리바이오틱스 효과)이 식이섬유나 올리고당 등에 비해 더 효과적이란 점이다. 또한 살아있는 균은 장에 흡수가 안 되지만 사균체는 장에 흡수되기 때문에 백혈구를 집중적으로 만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작용이 훨씬 뛰어나다는 점을 노렸다.

따라서 이제는 ‘살아있는 유산균’ 마케팅도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됐다. 그동안 살아있는 유산균만이 체내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는 인식으로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사균체의 가치가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산균이 먹이(프리바이오틱스)를 먹고 배설한 대사산물인 사균체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선입견과 달리 그 효능과 장점이 생균보다 더 월등하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시장 변화의 바람을 타고 최근 유산균 제품 회사들이 앞다퉈 포스트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유명 모델을 앞세운 광고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뿐만아니라 각종 음료와 아이스크림, 시리얼, 스낵, 캔디, 젤리, 단백질파우더 등 일반식품과 건강식품 외에도 화장품, 반려동물용 사료에 이르기까지 포스트바이오틱스 사균체가 널리 사용되는 추세로 일대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유산균 사균체가 빛을 보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포스트바이오틱스 업체들은 기존 유산균 업체들이 심어준 고정관념이 더 건강한 미래로부터 우리를 속박해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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