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존도 높은 영국 식품시장 '노딜 브렉시트' 충격 클 듯... 내년 1월부터 관세 불가피
EU 의존도 높은 영국 식품시장 '노딜 브렉시트' 충격 클 듯... 내년 1월부터 관세 불가피
  • 김민 기자
  • 승인 2020.12.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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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과일 육류 등 신선식품 EU 의존도 높아...식량부족 사태 우려
복숭아 귤 포도 오이 등 타격 예상...혼란 최소화할 비상 조치 필요
내년 1월 1일부터 실질적 효력 발생...한국 식품기업도 대응 나서야

영국과 EU정부의 브렉시트(Brexit)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13일에서 앞으로 15일간 더 시간을 두고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 31일 유럽연합(EU)을 공식적으로 탈퇴한 영국은 이달 말까지 전환기를 두고 EU와 미래관계 재정립을 위한 협상 중이다. 

외신과 aT 파리지사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통화를 마친 뒤 내놓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했다"며 "여러 차례 데드라인이 지나갔지만, 우리는 더 노력을 기울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협상을 지속해 늦게라도 합의가 가능한지 살펴볼 것을 협상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영국과 EU 모두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돼 식품 업계에서도 노딜 브렉시트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의 회장 존 알란(John Allan)은 브렉시트가 노딜로 끝나면 영국의 식품 가격이 평균 3~5%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몇몇 제품은 일시적인 공급 차질을 겪을 수 있는데 신선식품, 그중에서도 보관 기간이 짧은 식품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소비된 식품 중 26%가 EU로부터 수입되었고, 이중 채소와 과일이 20%, 육류가 13%를 차지할 만큼 영국의 식품 특히 신선식품 분야 EU 의존도가 높다.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국가들과의 관세동맹에서 떠나게 되므로, 영-EU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없이 협상이 종결될 경우 EU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되게 된다. 이는 영국 식품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상황으로, 슈퍼마켓 납품업자들은 높은 관세 부담과 복잡해질 통관 절차로 인해 식품 수입에 차질이 생기고 식량부족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신선과일·채소생산협회 프레쉬펠(Freshfel Europe)도 우려를 표했는데,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복숭아(16%), 귤(16%), 포도(14%), 오이(12%) 등의 품목이 특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필립 비나드(Philippe Binard) 프레쉬펠 대표는 유럽슈퍼마켓 매거진(ESM)과의 인터뷰에서 2021년 1월에 발생할 무역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 컨설턴트 기업 센티넬 매니지먼트 컨설턴츠(Sentinel Management Consultants)의 대표 데이빗 새블스(David Sables)는 식품 전문지 더그로서(The Grocer)와의 인터뷰에서 노딜 브렉시트로 인해 발생할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슈퍼마켓 납품업자들이 EU 식품 수입을 중단할 것이고, 이는 1월 판매분 주문을 시작하는 12월 23일 무렵부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U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반면 역외국가와의 무역협정 체결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영국은 최근 캐나다, 일본, 우크라이나, 싱가폴, 이집트를 비롯한 여러 국가와 FTA를 체결했고 한국과는 이미 2019년 8월 FTA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1일부터 한·영 FTA가 발효되고, 한국은 한·EU FTA에 준하는 수준으로 영국과의 교역을 이어갈 수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가 2021년 1월 1일부터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영·EU의 관계 변화는 양측의 농식품 시장 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브렉시트가 노딜로 종결될 경우 영국의 신선식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브렉시트에 따라 영국의 자체 통관 규정이 새롭게 제정되므로 통관 과정에서 혼선과 정체가 예상된다. 영국과 EU 사이를 오가던 한국산 식품들도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한국식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브렉시트 협상의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자료출처
https://www.theguardian.com/business/2020/dec/09/tesco-prices-uk-eu-fail-agree-brexit-no-deal-shortages-tariffs
https://www.thegrocer.co.uk/brexit/supermarket-brinkmanship-on-brexit-terms-threatens-self-induced-shortages-warn-suppliers/651196.article
https://www.thegrocer.co.uk/brexit/-live-latest-brexit-updates/651130.article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government/uploads/system/uploads/attachment_data/file/904024/AUK_2019_27July2020.pdf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food-statistics-pocketbook/food-statistics-in-your-pocket-global-and-uk-supply#:~:text=Africa%2C%20Asia%2C%20North%20and%20South,and%20beverages%20(see%203.4).
https://www.esmmagazine.com/fresh-produce/fresh-produce-firms-call-urgent-resolution-brexit-negotiations-116217?auth=lo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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