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친환경 패키징 트렌드] 비스킷 커피잔·감자전분 샴페인 케이스 등 ‘착한 소재’ 붐
[프랑스 친환경 패키징 트렌드] 비스킷 커피잔·감자전분 샴페인 케이스 등 ‘착한 소재’ 붐
  • 정리=김민 기자
  • 승인 2020.08.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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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플라스틱~식용 커피잔까지 ‘책임 마케팅’
‘친환경’ ‘유기농’ 키워드로 꾸준한 성장 전망

프랑스 환경부는 2017년 1월 1일부터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환경 보호보다는 당장의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프랑스 플라스틱산업전문인조합 Elipso의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이동제한령이 시작된 3월 중순 이후 한 달 사이 식품포장 및 위생용 플라스틱 생산량이 20~3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으로 이례적인 플라스틱 사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환경책임 경영에 입각한 다양한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이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화장품, 와인, 식품(커피) 산업을 중심으로 조명한 ‘착한 패키징’의 종류와 흐름을 소개한다.

화장품 패키징, bye bye 플라스틱

화장품 업계 1위 프랑스 그룹 로레알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적으로 자사 생산 제품의 ‘탄소발자국(상품을 생산 및 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개선하기 위해 10년 넘게 혁신적인 친환경 패키징 연구에 힘써왔다. 2019년 10월 그룹 로레알은 프랑스 화장품 용기업체 Albéa와 협력해 종이 튜브용기 런칭을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5월 그룹 로레알의 브랜드 라로슈포제(La Roche-Posay)는 업계 최초로 종이튜브용기를 사용한 썬크림 제품을 출시했다. 정확히는 64.8%의 종이와 폴리에틸렌·에틸렌비닐알코올(Plastique PE/EVOH) 35.2%가 혼합된 튜브 용기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뚜껑 부분은 이전 제품보다 부피를 줄여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시켰다. 동일제품과 비교하면 총 45%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결과이다.

더불어 덴마크 종이 병 제조 업체 Paboco와 협력해 식물성 섬유로 만든 종이 병 런칭 또한 발표했다. 종이 병 제품은 2021년 자사 브랜드 라로슈포제(La Roche-Posay)와 키엘(Kiehl’s)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그룹 로레알은 2020년 모든 신제품을 친환경 패키징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자사 생산 제품 패키징의 100%를 재활용 플라스틱, 리필용기, 퇴비화가 가능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종이 와인 패키징, ‘내 안에 포도 있다’

프랑스의 혁신적인 종이 패키징의 역사는 사실상 샴페인 시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최대 럭셔리 그룹 LVMH 계열사 Veuve Clicquot는 2013년 이미 감자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샴페인 케이스 라인 Naturally Clicquot를 발명했다. 이후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2015년에는 포도를 이용한 두 번째 Naturally Clicquot를 선보였다. 자사의 샴페인 제조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된 잔류 포도의 분말(25%)과 종이를 혼합해 2013년 버전보다 내구성을 강화했다. 이탈리아 종이 제조업체 Favini, 영국 캐비닛 제조업체 DS Smith와 협력해 샴페인 병을 2시간 동안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절연 처리가 된 기능성 포도종이 샴페인 케이스를 발명했다.

샴페인의 주 원료인 포도로 만든 상징적인 친환경 패키징 등장 후 5년이 지났고 프랑스에서는 ‘유기농와인(Vin Bio)’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 보다 더 높아졌다. 영국 전문조사업체 IWSR이 실시한 157개국 와인 시장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유기농와인 시장은 2012~2017년 사이 14.1% 성장했고 2017~2022년 9.2%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프랑스 유기농 와인 부지는 일년 만에 20%가 증가했고(2020년 기점으로 총 63% 증가), 같은 해 생산된 221만 헥토르리터의 유기농 와인 중 57%는 프랑스에서 모두 소비됐다.

이렇듯 ‘유기농 와인’ 트렌드 속에서 올해 초 프랑스 와인생산업체 Vignerons Ardéchois는 그들의 새 친환경-지역생산 부지 테라노에(Terra Noé)의 첫 유기농 콜렉션(레드, 화이트, 로제)을 선보였다. 지속가능한 생산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테라노에(Terra Noé)에서 제조된 와인들은 100% 재활용 종이로 만들어진 라벨을 부착했다.

특수공법(Fasson® rNaturel Blanc FSC)으로 제작된 새 라벨은 기존 라벨과 비교했을 때 약 3800그루의 나무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35% 감소시키는 친환경 효과가 있다.

마시고 맛보고 지구도 살리고! 1석 3조 비스킷 커피잔

특정 상품의 패키징뿐만 아니라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를 자체를 대체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2018년 프랑스 환경부 보고에 따르면 매년 프랑스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컵의 수는 4억7300만 개에 달하고 그중 단 1%만 재활용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스타트업 따시오페(Tassiopée)에서 먹을 수 있는 커피잔을 발명했다. 

Tassiopée 비스킷 커피잔은 뜨거운 온도에도 전혀 녹거나 모양이 변형되지 않도록 개발됐다. 잔 내벽은 초콜릿으로 얇게 코팅돼 있는데 초콜릿과 커피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이 있어 본래의 커피 향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커피를 다 마신 후 초콜릿 비스킷과 환경보존은 덤. Tassiopée 커피잔의 모든 원료는 전부 유기농 제품으로 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프랑스 플라스틱 용기 수입 추이 변화

이처럼 프랑스 기업들 사이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상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된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지난 3년간 프랑스 플라스틱 용기*의 전 세계 수입 추이 변화를 살펴 보면 -3.27%로, 전체적인 수입규모가 감소했다.

주*: HS Code 3923: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품운반/포장용기, 플라스틱으로 만든 뚜껑/마개/캡과 이와 유사한 물품

해당 품목의 對한국 수입의 경우 2017년 0.32%에서 2019년 0.79%로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우리나라가 전체 수입국가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 미만이다. 전반적인 수입 변화 추이와 프랑스 및 유럽의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감안할 때 플라스틱 용기 수입규모는 앞으로도 꾸준히 감소할 전망된다.

프랑스, 책임 마케팅과 착한 소비

지난 4월 29일 프랑스 환경부는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긴 했지만 예정대로 ‘순환경제에 관한 법률’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법률은 2040년까지 프랑스에서 일회용 포장 사용 금지를 규정하고 2021년 1월 1일부터는 시장에 출시되는 플라스틱 양 감소에 관한 법령이 적용된다.

한편 2020년 5월 26일 통계전문 기업 Statista가 18세 이상 프랑스인 1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프랑스 친환경 소비습관 조사’ 통계 발표에 따르면 소수(5%)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응답자가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76%는 에코백을 사용하고 43%는 최소 포장된 제품을 구매하고 29%는 낱개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착한 소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친환경’에 생산에 ‘유기농’ 원료를 결합시켜 지구와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책임 마케팅’은 소비자의 구매와도 직결된다. 조사전문기관 Statista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영국에서 모두 80%가 넘는 소비자가 ‘플라스틱프리(plastic-free)’ 패키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개국 모두 플리스틱프리 패키징이 소비로 연결되는 비율이 높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85%)에서 가장 높다. 결과적으로 ‘착한 패키징’ 개발을 향한 프랑스 기업들의 움직임은 지속가능한 개발과 이윤창출을 동시에 잡는 효과적인 경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프랑스 플라스틱산업전문인조합 Elipso 대표 G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동제한령 기간 동안 보여진 과잉 포장 현상을 가지고 플라스틱 제조업의 전체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전체적인 플라스틱 제조업의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2020년 프랑스 플라스틱 총 생산량은 2019년 총 생산량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G씨의 업계 전망은 프랑스 정부의 순환경제 방침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환경조합 ADEME(환경부 및 교육부 공동 산하 기관)의 관계자 L씨는 무역관 인터뷰에서 “무분별한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선도할 수 있는 ‘책임 마케팅’이 이 시대의 진짜 마케팅이다”라고 했다.

패키징은 제품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자 기업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얼굴과도 같다. 앞서 살펴 본 자료들을 통해 프랑스 소비자들은 특히 패키징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프랑스 수출 시 프랑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착한 패키징’ 전략과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더욱 빛나게 할 패키징-신소재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프랑스 일간지 La Province/Le Parisien, L’Oréal/ Veuve Clicquot/ Tassiopée/ Statista/ Elipso/ ADEME/ 홈페이지,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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