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내 몸 살리는 보리, 그 숨은 매력] ② 보리의 영양 및 건강 기능성
[특집-내 몸 살리는 보리, 그 숨은 매력] ② 보리의 영양 및 건강 기능성
  • 이미자 박사(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 승인 2020.07.06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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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박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학력 및 경력
1989. 2. 전북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공학사
1991. 2. 전북대 대학원 화학공학 석사
1999. 2 전북대 대학원 고분자공학 박사
1993 ~ 2000 전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 Post Doc.
2004 ~ 2005 미국 코넬대 Plant Biology, Post Doc.
2001 ~ 현재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보리는 인류가 최초로 농업을 시작한 시기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세계 4대 작물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보리는 기나긴 역사 속에서 혼반이나 보리밥 등으로 쌀과 함께 우리 국민의 주식으로 이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보리차, 엿기름, 된장, 고추장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 맥주용, 사료용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70년대에 시작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농촌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식품소비의 고급화 등에 의한 보리수요 감소 등의 원인으로 식용보리 소비는 크게 줄어들어 국민 1인당 소비량이 60년대에는 30~40kg에 달하였던 것이 지금은 1.3~1.4kg까지 줄어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급속한 고령화와 1인가구의 급증에 따른 생활 및 식습관 변화로 비만, 당뇨, 지질대사 이상과 같은 생활습관병이 증가하였고,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부작용이 없고 안전한 천연물의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보리는 전분작물이면서도 단백질이 8~15%나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베타글루칸 등 영양가가 높은 대표 맥류로서 세계적으로 웰빙 식품으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른 곡류에 비해 베타글루칸 월등한 보리는 '웰빙식품'
대장암억제ㆍ당뇨예방ㆍ체중조절ㆍ심장질환감소 효과
 

식품으로서 보리의 영양적 가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보리는 식이섬유, 비타민 및 무기성분이 풍부하므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국민의 영양균형을 보완하여 유지시키는 웰빙 식품으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보리에는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엽산, 칼슘, 철분 등의 성분이 쌀에 비하여 많으므로 각기병, 펠라그라병, 빈혈 등의 병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식이섬유 함량이 많아 장의 연동운동과 소화를 도와 변비를 해소하고 유익한 세균의 번식이 잘되게 하여 피부 영양에 관여하는 비타민 B6 및 판토텐산의 합성을 촉진시켜 줄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해 섭취된 지방산, 콜레스테롤, 중금속, 니트로소아민과 같은 발암성 물질을 흡착해 배설시킴으로써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보리에는 혈중 지질 함량을 낮추고 암을 예방하며 납이나 수은과 결합하여 이들 중금속의 배설을 촉진하며 철분 등과 결합해 대장에서 발암물질의 생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피트산(Phytic acid)이 들어있고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속도를 늦추어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어주는 토콜(Tocotrienol)이란 물질이 보리의 배아 부분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리에는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Linoleic acid) 및 리놀렌산(Linolenic acid)의 함량이 높아서 심장계 질환과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당뇨예방 기능 베타글루칸 다량 함유

타 곡류와 구별되는 보리만의 특징은 베타글루칸이다. 물론 베타글루칸을 보리와 같이 많이 함유하고 있는 곡류로 귀리가 콜레스테롤 조절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재배환경에 적합한 것은 보리가 최고이다.

베타글루칸은 포도당이 여러 개 연결되어 있는 점은 전분과 비슷하지만 가지의 결합이 다르다. 베타글루칸은 대장균에 의해 브티릭산과 같은 저분자 지방산으로 분해되는데 이물질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과 대장암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강한 점성을 나타내 소장에서 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을 낮추어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포만감을 주어 체중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보리 당지수(GI) 50으로 현미보다 낮아 혈당 개선 효과

GI(Glycemic Index: 당지수)는 음식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는 지를 표시한 수치로서 보리는 50으로(현미 56) GI가 낮아 당뇨병에 효과가 있는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00만명이 당뇨 증세를 보이고 있는 등 당뇨위험인구가 1,000만명 시대가 되었다. 당뇨 합병증에는 뇌경색, 치매, 실명,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자율신경병증, 신부전증, 성기능장애, 말초신경병증, 당뇨발 등이 있다.

이밖에도 보리에는 헤미셀루로오스의 일종인 아라비노자일란(Arabino xylan)을 6% 정도 함유하고 있어서 베타글루칸과 같이 보리를 먹게 되면 위에 포만감을 주게 되어 다른 음식물의 섭취를 감소시켜서 결과적으로 체중을 감소시키게 되며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의 생성을 저해하여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국내산 찰성보리의 대사증후군 개선효과에 대한 임상시험결과 찰성보리를 식이한 경우 혈당이 감소하였고 중성지방의 감소와 좋은 지질인 HDL-콜레스테롤이 증가하여 보리 섭취가 대사증후군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보고했다.

2005년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는 보리를 함유한 식품과 시리얼이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즉, 하루 3g, 적어도 1회에 0.75g의 수용성 베타글루칸 섭취는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보리는 4-6%의 베타글루칸을 함유하고 있으나 최근 개발된 ‘베타원’은 베타글루칸 함량이 11%로 가장 높은 품종으로 일반 보리에 비해 적게 섞어도 FDA에서 권장하는 베타글루칸 권장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성 품종 육성과 용도별 적합 품종 개발로
건강식품 이미지 제고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해야

이렇게 우수한 영양과 기능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국내 보리 소비확대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기능성 품종을 육성하고, 용도별 적합 품종 개발 및 적극적인 소비 촉진을 위해 보리 연구 및 건강식품으로서 보리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영양→맛→생체조절 가능 고기능성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이에 발맞추어 다양한 기능성 보리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성 품종인 색깔보리는 안토시아닌 이외에도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기능성 물질이 일반 보리보다 많고 가공 특성도 우수하여 빵, 커피, 국수, 보리차, 맥주 등 다양한 가공품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다양한 수입농산물 등 새로운 유형의 먹거리가 등장함으로서 식품선택이 맛뿐만 아니라 색깔, 향기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리밥의 갈변 현상과 냄새는 소비자의 선호도와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돼 색깔이 변하지 않고 보리 특유의 냄새도 줄인 영백찰한백 품종을 개발, 소비자들이 맛있게 보리밥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색깔보리와 영백찰은 세계 최초 품종으로 수입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 농산물의 소비창출은 물론 제품의 브랜드위상 제고 및 국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백찰과 즉석밥 제품의 시간에 따른 색깔변화

현재 가공특성이 좋은 색깔보리를 이용해 개발된 제품들로는 국내산 검정보리를 원료로 한 블랙보리와 임산부들도 마실 수 있도록 한 디카페인 검정보리커피와 세 가지 색깔보리를 이용한 삼색컬러보리쌀, SPC의 보리빵 등이 있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기능성 품종들의 비만, 골다공증, 당뇨, 면역력 등에 대하여 세포 및 동물에서 활성검정을 통한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품종의 기능성 소재화에 따른 부가가치 향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갱년기 여성 파골세포 억제·조골세포 형성 촉진 작용

갱년기가 되면 뼈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골 교체에 변화가 생겨 파골세포가 녹인 부위를 조골세포가 새로운 뼈로 완전히 채우지 못하여 골 손실이 일어난다. 골다공증은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의 약 60% 정도에서 발생하다.

갱년기 여성들의 골다공증에 대한 보리 추출물의 치료효과를 검정한 결과 파골세포를 억제하고 조골세포 형성을 촉진하는 효과를 확인했으며, 난소를 제거한 마우스(OVX)에 6주간 급여한 결과 추출물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골밀도(BDM : bone mineral density)가 증가했다.

그러므로 보리 추출물이 갱년기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외에 항당뇨와 비만에 대한 효과도 연구 중에 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기능성 제품 원료의 국산화 효율 증진을 위해 해외 수입 원료와의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이며, 생산 중심의 협력체계를 산업체, 소비자 등 수요자 중심의 협력체계로 전환하여 소비자를 위한 체계적인 홍보 등으로 보리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국민 건강 증진 및 보리 부가가치 상승과 가공산업 활성화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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