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트렌드] ‘집콕’에도 여전한 싱가포르의 음료 사랑
[포스트 코로나 트렌드] ‘집콕’에도 여전한 싱가포르의 음료 사랑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0.06.18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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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티 사재기’부터 ‘달고나 챌린지’까지 각종 음료 열풍
다양화·세분화된 수요ㆍ카페의 프리미엄화 추세 주목해야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 4월 22일 강화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각종 디저트 및 음료 판매점이 문을 닫게 되자 영업 중단 시각 직전인 21일 11시 59분까지 버블티를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고 배달 주문이 폭주하는 등 이례적인 ‘버블티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이와 같이 싱가포르의 음료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일상의 변화에도 꾸준한 수요를 기반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 싱가포르 무역관이 종합 분석한 싱가포르 음료시장 트렌드를 짚어본다.

싱가포르 음료시장 동향

먼저 싱가포르의 음료시장은 크게 △싱가포르의 로컬 음료와 △차(茶)음료, △서양식 카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떼' '코피' 등 현지 로컬음료 인기 꾸준

싱가포르 로컬 음료에는 ‘떼(the)’라고 불리는 차와 19세기 싱가포르 이민자를 통해 유입된 로브스타(Robusta) 원두를 사용하는 ‘코피(kopi)’라는 현지식 커피가 있다. 주로 호커 센터(Hawker centre; 노천 푸드코트)나 일반 푸드코트의 코피샵(Kopi shop)에서 0.70~1.60싱가포르 달러에 판매돼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음료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코피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노년층이지만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야쿤 카야토스트’나 ‘킬리니 코피티암’등의 현지식 카페에서도 싱가포르 전통 차와 커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인스턴트 커피는 물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머신과 호환 가능한 음료 캡슐까지 로컬음료의 맛을 살린 제품군이 다양해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버블티 열풍에 힘입은 차음료 시장 성장

현재 싱가포르 차음료 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버블티 시장은 2001년 이후 흥망성쇠를 거듭하다 대만식 버블티 프랜차이즈의 등장과 함께 2018년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GrabFood 싱가포르의 관계자에 의하면 버블티가 프라이드 치킨에 이어 2018년 싱가포르 주문량 2위를 기록했으며 동남아 지역 소비자들은 평균 한 주에 한번은 버블티를 주문한다. 이에 글로벌 유명 버블티 브랜드의 진출은 물론 현지 차음료 브랜드 또한 대폭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버블티 열풍의 이유를 3Cs(Cheap, Convenient, Customizable), 즉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 커스텀 가능한 메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전역에 분포한 차음료 판매점은 대체로 40여 가지의 메뉴를 구성하고 있으며, 그중 버블밀크티의 가격은 3.0~4.5싱가포르 달러 정도이다. 또한 소비자가 차 종류는 물론 타피오카 펄, 젤리, 아이스크림 등 토핑, 설탕 및 얼음의 양 등을 선택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료를 만들 수 있어 전통차부터 버블티까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버블티의 유행은 밀크티와 타피오카 펄을 활용한 각종 파생상품의 출시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2016년 버블티에서 착안한 마스크팩을 선보였으며, 그 외로는 타피오카 펄을 올린 토스트와 피자, 밀크티 아이스크림, 잼 등의 상품 또한 판매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 고급화 바람 부는 카페

싱가포르 내에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의 글로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물론 파리바게트, 탐앤탐스커피, 빽다방 등의 한국기업 또한 진출해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커피산업의 프리미엄화 추세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 시장 또한 성장 중인 가운데, 커피원두를 직접 로스팅 하는 일본의 유명 로스터리 카페 %아라비카가 작년 싱가포르에 입점하며 많은 손님이 몰리기도 했다. 한편, 치열한 카페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색다른 매장 인테리어를 통한 개성 있는 매장 분위기로 차별화를 두려는 노력 또한 이어지고 있다.

요즘 대세 ‘홈카페’와 ‘비건음료’ 주목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출이 자제됨에 따라 또는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커피나 음료를 제조해 마시는 ‘홈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싱가포르에서는 버블티가게의 영업이 중단된 4월 말 서킷 브레이커 기간 중 ‘버블티 레시피’의 검색 빈도와 버블티 펄, 베이킹 도구, 핸드 믹서 등의 주문량이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나만의 공간과 시간에 기꺼이 투자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특성으로 인해 음료 제조에 필요한 재료 및 인테리어 소품, 커피머신 등 홈카페 관련 산업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인증샷 문화도 또 다른 홈카페 시장의 성장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달고나 커피 만들기 챌린지’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인 가운데 싱가포르에서도 버블티나 마일로 등을 사용해 싱가포르식으로 재해석한 달고나 음료를 인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요즘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Insta-worthy(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상품의 개발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음료시장에도 채식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아직 비건 식품이나 레스토랑에 비해 흔하진 않지만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아몬드 우유, 귀리 우유 등의 식물성 대체 우유를 판매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싱가포르 최초로 비건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비건 바’가 생기기도 했다. 일반 음료 판매점에서도 음료에 들어가는 우유를 식물성 우유로 대체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등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향후 싱가포르 내 건강식 음료와 비건음료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The Straits Times, The Business Times, Channel News Asia,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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