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슬기로운 '마늘' 탐구생활
[기고] 슬기로운 '마늘' 탐구생활
  • 장환희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농업연구사
  • 승인 2020.06.0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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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환희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농업연구사
장환희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식품과) 

# 내건강 내가 지키는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 시대

올 초부터 계속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특히 젊은 층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가 증가했으며, 특히 20~30대의 매출이 40%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내 건강은 내가 챙긴다”라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는 인간의 건강 유지와 질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 여러 세기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에서 약이 되는 식물로 명성을 얻은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 민족의 신령초로 불리는 ‘마늘’이다.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여겨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우리 민족의 신령초, 약이되는 식물 '마늘'로 슬기로운 건강생활

마늘의 고향은 지중해 연안의 유럽 혹은 중앙아시아일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태어난 곳은 불분명하지만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부터 널리 이용되어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스에서는 초기 올림픽에서 운동선수의 체력을 높이기 위해 마늘을 공급했다고 한다. 고대 중국과 인도에서는 호흡과 소화를 돕고 기생충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마늘을 권장했고, 중세에는 관절염, 치통, 만성기침, 변비 치료에 마늘을 추천했다.

마늘이 건강 유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류의 오랜 믿음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현대의학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미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파스퇴르는 마늘의 강력한 항균 효능에 주목했으며, 슈바이처는 마늘즙이 비브리오균이나 바실러스 균을 죽인다는 점에 착안하여 아프리카 진료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마늘은 기후에 따라 한지형과 난지형으로 구분된다. 서산, 의성, 단양 등 중부내륙지방에 적응한 종을 한지형이라 부르며, 특징은 알이 굵고 저장성이 좋다. 남해안 지방이나 제주처럼 따뜻한 기후에 적응한 난지형 마늘은 수량은 많으나 매운맛이 덜하다.

# 혈중콜레스테롤 저하·운동수행능력 향상·피로개선 등 기능성물질의 寶庫

우리나라 대표 양념 채소인 마늘은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리활성 효능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마늘 자체뿐만 아니라 숙성시킨 마늘 등 우수한 기능성 식품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마늘 동결건조 분말’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강기능식품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마늘을 등록했다.

최근에는 숙성마늘을 섭취한 동물의 운동수행능력 향상, 근육 내 피로물질 축적 감소 등을 확인하여 마늘이 육체 피로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마늘은 숙성시키면 폴리페놀 등 기능성성분은 늘고 생마늘 특유의 냄새와 아린 맛은 줄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마늘의 좋은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다만, 마늘의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위벽을 자극할 수 있어 위가 약하거나 위장병이 있는 사람은 생마늘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웨일즈 지방 속담에 “3월에 부추, 5월에 마늘을 먹으면 한 해 동안 의사는 할 일이 없어 논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본격 수확철을 맞은 마늘로 균형 잡힌 식단을 짜고, 마늘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섭취해보자. 피로감을 덜어주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준다는 마늘이 셀프 메디케이션을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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