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체단백질 식품에 대한 고찰 -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기고] 대체단백질 식품에 대한 고찰 -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 옥선아 박사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 승인 2020.04.2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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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미트·멤피스미트 등 스타트업기업들 심혈관계질환자 대상 개발 경쟁
소비자 안전성 우려에 개발업체들 상업적 판매 및 정부 규제법안 예의 주시
동물세포배양 단백식품, 기존 육류산업 프리미엄화로 시장차별화 촉진 예상
배양육 대량생산 위해선 세포치료제 개발 수준 GMP 시설이 필수 전제 조건
세포증식용 혈청도 항생제 등 안전성·유전자 발현 및 조절 변화 위험성 우려

옥선아 박사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옥선아 박사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한국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인당 국민 총소득은 1953년 67달러에서 2019년 약 3만 2000달러로 500배 정도 증가했다. 경제적 풍요는 사람들의 구매력을 높였고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게 했다. 

사람들은 단순히 생존을 위해 먹거리를 선택하기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엄선하고 있다. 이렇게 먹거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에 대체 단백질 식품들이 언론과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자주 소개되고 있다.

대체 단백질 식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우려로 전통적인 단백질 식품(동물성 육류)을 기피하거나 이들 제품의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 세계 스타트업 기업들은 다양한 대체 단백질 식품들을 개발하고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국의 식물성 대체 단백질에 주력하고 있는 비욘드 미트(Beyond meat)와 동물성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에 주력하고 있는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를 들 수 있다. 비욘드 미트의 경우 일반 마트에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부터 선보였다. 반면 멤피스 미트의 경우 지속적인 홍보와 사업자금 투자유치에 성공해 대규모 설비 시설을 갖추고 있는 단계로, 시제품 외에 상업적인 판매 단계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단백질 식품은 크게 식물성과 동물성으로 양분된다. 미국 농무부 산하의 경제연구소(USDA, ERS)에서 발표한 대체 단백질 식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식물성이 동물성을 2배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종교적 신념, 건강상의 이유, 개인적 신념 등의 원인에 의해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들은 대체 단백질 식품은 선호하지만 동물성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을 선호하지는 않았다.

채식주의자 등 식물성제품 선호 vs 동물세포배양육은 고학력·고소득층 관심 높아

2014년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동물성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을 섭취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약 20%로 나타났다. 여성보다 남성이, 고학력자일수록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브라이어(Bryant)팀이 미국, 인도, 중국인 약 3000명을 대상으로 동물성 배양 고기 유사체의 섭취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채식주의자들은 거의 섭취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인도와 중국인의 경우 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에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대체로 친숙한 경향과 섭취 의향이 있는 것을 보였다. 

반면 미국 육류협회(North American Meat Institute, NAMI)의 경우 동물성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은 연구개발 단계인 산업으로 향후 기존 육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상업화가 성공하더라도 기존 육류산업은 고급 프리미엄 시장으로 차별화되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물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에 대한 명칭으로는 청정육(Clean meat), 인공육(Artificial meat), 가짜고기(Fake meat), 실험실고기(Lab-grown meat), 배양육(Cultured meat), 세포육(Cellular meat), 생체 외 고기(In-vitro meat), 2세대 고기(Meat 2.0)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굿 푸드 협회(The good food institute, 2016)가 명칭에 따른 소비자 구매 가능성을 조사했을 때 ‘안전성 (Safe)’, ‘청정(Clean)’, ‘순수(Pure)’에 비하여 ‘배양(Cultured)’, ‘2세대 고기(Meat 2.0)’라는 명칭은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설립된 미국의 뉴하베스트(New Harvest)는 개방성, 공공성, 공동연구를 통해 동물없이 동물성 제품을 만드는 세포농업 분야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2013년 최초의 배양육 버거를 만든 마크 포스트(Mark Post) 교수 실험실에 2015년 5만 달러를 지원하였다.

클라라푸드, 효모에 GM기술 접목 발효공법으로 개발한 달걀흰자성분 식품첨가제로 사용

최근에는 전통적인 발효 공정에 사용되는 효모와 유전자공학 기술을 접목한 발효 농업을 지원하였다. 대표적인 예로는 달걀의 주요 흰자 성분을 생산하는 클라라 푸드(Clara Foods)와 우유의 주성분인 카세인을 생산하는 퍼펙트 데이 푸드(Perfect Day Foods)가 있다.

이 스타트업 기업들은 비록 외부 유전자를 효모에 집어넣는 유전자변형기술이 사용됐지만 전통적인 발효 과정에 이용되는 효모가 접목되면서 경제성을 확보했고, 동시에 대량 생산도 가능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들은 높은 가용성으로 다양한 식품첨가제(빵, 케이크 등)와 미용 제품 등에도 사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식품들이 개발됨과 동시에 소비자는 기대와 함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개발 업체들은 상업적 판매와 관련된 정부의 규제 법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의 식물성 대체 단백질의 경우 일반식품과 같이 관리되어 현재 식품약품안전청(FDA)에서 표시 등 관련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동물성 배양 단백식품의 경우 상용화된 제품이 현재 미국 내에 존재하지 않아 명확한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세포의 배양 및 증식, 수확 단계 과정은 식품약품안전청(FDA)에서 건강보조제품이나 의약품 생산과정에 적용하는 우수제조관리기준(Good Manufacturing practices, GMP)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세포의 대량 수확 후에는 농무부(USDA)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 HACCP]을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9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배양 고기 심포지움(culture meet symposium)’에서 식물성 대체 단백질 식품과 동물성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에 관한 연구 결과와 결과물들이 소개되고 전시됐다. 그러나 대부분 식물성 대체단백질이었고 동물성 세포 배양 단백질 식품의 전시는 볼 수 없었다. 단지 이들을 생산하기 위한 식품 기준, 배양액 및 식물에 유전공학기술을 접목하여 성장인자를 추출 하는 기술, 다양한 세포 배양 생물반응기 소개가 주류를 이루었다.

배양육 대량생산용 원료혈청, 지속가능성·동물복지·위생안전성·가격변동성 등 문제 많아

배양고기 생산에 사용되는 배양액에 대한 마크 포스트 교수의 최근 발표(사이토태크닉, 2020년)에 따르면 배양고기 생산을 위해 필요한 소 근육 세포의 대량 증식방법으로 기존 연구들은 소 태아에서 추출된 혈청을 세포성장 배양액에 30% 첨가하여 사용해 왔다. 그러나 혈청은 지속 가능성, 동물복지, 위생(바이러스, 박테리아, 내독성오염),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세포 대량생산의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세포의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된 항생제 및 항 곰팡이제가 세포들의 형태나 유전자의 발현 및 조절에 변화를 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마크 포스트 교수팀은 동물 유래 물질들을 함유하지 않고 사람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는 혈청을 함유하지 않는 세포 배양액(serum free media) 및 무항생제 배양액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일부 혈청을 함유하지 않는 세포 배양액은 근육세포의 증식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증식능력이 기존의 30% 혈청 배양액의 약 1/3수준으로 감소하여 10% 혈청 배양액과 같은 수준임을 밝혔다. 또한, 항생제 및 항곰팡이제 첨가 시, 세포 성장률이 혈청이 첨가된 배양액의 경우 약 20~26 % 수준으로 감소하고, 혈청을 함유하지 않는 세포 배양액은 49~62%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혈청을 함유하지 않는 배양액 사용 시 생산성은 낮은 반면 배양액 가격은 비싸(10% 혈청 함유 배양액의 최소 약 1.5배 이상) 경제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또한 세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항생제와 항곰팡이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연구결과로 볼 때, 배양고기의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완벽한 세포치료제 개발 수준의 GMP 시설이 필수 전제 조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축산원, 안전성 확보 위해 소근육세포 체외 배양·혈청의 세포체외증식 영향 연구 진행

국립축산과학원은 위에서 언급된 문제점에 따른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소 근육세포 체외 배양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동물복지에 반(反)해 사용되는 혈청이 세포의 체외 증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소비자와 관련 산업계에 동물성 세포 배양 대체 단백질 식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의 의식 수준과 경제력 향상,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증가로 대체 단백질 식품 및 기능성 식품시장은 점차 확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매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식물성인지 동물성인지, 어떻게 가공된 제품인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인 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다양한 명칭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올바른 선택을 위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제공이 우선되어야 한다.

동물성 배양육, 건강에 더 이롭다는 증거 불충분...제품 출시는 시기상조

식물성 대체 단백질 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물성 세포배양 단백질 식품의 시장 출시는 아직 시기상조이며 건강에 더 이롭다는 합리적인 증거도 아직은 불충분하다. 따라서 소비자의 선택권 보호를 위해 상업성 제품 홍보 차원이 아닌 과학적인 정보가 언론매체를 통해 충분히 제공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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