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인체 위해우려 없지만 식품 용기·포장서 주로 노출
환경호르몬, 인체 위해우려 없지만 식품 용기·포장서 주로 노출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0.04.09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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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용기 전자레인지 가열 등 사용 방법과 생활 습관에 따라 차이 보여
물질별 노출 원인·경로 다양... 해당제품 사용 최대한 줄이는 노력 필요
식약처, 비스페놀·프탈레이트·파라벤류 등 14종 대상 통합위해성평가 결과 발표

인체에는 성장과 면역, 대사 등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다양한 호르몬이 있다. 그러나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외부 환경에서 들어와 호르몬처럼 행세하며 체내의 본래 호르몬 기능을 교란시키거나 방해하는 가짜호르몬도 있다. 이것의 정식 명칭은 내분비계 장애물질인데,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산업 환경에서 기인한다해서 ‘환경호르몬’이라 부른다. 이러한 환경호르몬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플라스틱류를 비롯해 통조림 캔 내부 코팅제, 식품이나 화장품 등의 보존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류, 비스페놀류, 파라벤류 등의 화학물질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 생활의 편리성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자수 감소, 생식능력 저하 등의 인류의 존속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심각한 건강위해 요인으로 환경호르몬이 지목된 이후 정부와 산업계의 저감화 노력은 지속되어왔다.

그렇다면 현재 환경호르몬의 인체 위해 정도는 얼마나될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일상생활 속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노출되는 비스페놀류(3종), 파라벤류(4종), 프탈레이트류(7종) 등 화학물질 총 14종에 대해 통합위해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우리국민의 체내 총 노출량은 ‘위해우려가 없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에 실시한 통합위해성평가는 기존의 단편적인 ‘제품 중심’의 노출평가와 달리 먹고 바르고 마시는 등 일상생활을 통한 노출경로를 모두 고려하는 ‘사람 중심’의 평가로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위해성 평가라는데 의미가 있다.

평가대상은 △통조림 내부 코팅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비스페놀류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류 △식품·화장품 등의 보존제로 사용되고 있는 파라벤류 등 화학물질 14종을 우선 선정했다.

평가방법은 식품, 화장품, 위생용품, 공산품, 생활화학제품 및 환경요인 등 다양한 노출원과 노출경로를 분석해 물질별 체내 총 노출 수준을 산출하고, 이를 물질별 인체노출 안전기준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체내 총 노출량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스페놀류(3종)는 0.01∼0.05㎍/kg bw/day, 프탈레이트류(7종)는 14.23∼27.23㎍/kg bw/day, 파라벤류(4종)는 11.7∼23.2㎍/kg bw/day 정도로 조사됐다. 이는 인체노출안전기준 대비 비스페놀류 0.05~0.25%, 프탈레이트류 2.3~8.5%, 파라벤류 0.12~0.23% 수준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

14종 화학물질의 노출평가 결과 요약표

체내 노출량의 변화 추이는 비스페놀A와 DEHP, DBP, BBP 등 프탈레이트류 3종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12세 어린이의 체내 노출 수준은 비스페놀A와 DEHP, BBP는 각각 60%, DBP는 40% 정도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 유아·아동용 제품, 화장품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인체적용제품군에 대해 프탈레이트류 등의 기준·규격을 엄격히 관리해 노출원을 줄여나간 결과로 해석했다.

우리 국민 체내 프탈레이트류 등 노출 변화 추세

비스페놀A는 비스페놀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물질로 식품(캔, 포장식품 등)을 통해 주로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 외에도 감열지(영수증), 접착제, 집먼지 등도 노출원인으로 파악됐다. 참고로, 비스페놀A는 민감 계층인 영유아가 사용하는 기구 및 용기·포장(젖병 등)과 화장품 등에 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류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 화장품, 장난감 등 다양한 제품과 집먼지 등을 통해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을 손으로 만지거나 물건을 입에 넣고 빠는 행동, 플라스틱용기를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는 행동 등 제품의 사용방법과 생활습관 등에 따라 노출량의 차이를 보인 점이 주목된다.

따라서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를 사용하거나, 집먼지 제거를 위해 실내 환기나 청소 등을 습관화 하는 것이 프탈레이트류의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파라벤류는 식품, 화장품의 보존제로 사용되는 물질로, 에틸파라벤은 식품을 통해 메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은 화장품을 통해 주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번 평가를 통해 비스페놀류 등 총 14종의 체내 노출량은 위해 우려가 없는 수준으로 확인했으나, 물질별로 노출원인과 경로가 다양한 만큼 노출원은 최대한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향후 중금속, 다이옥신류,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등 위해 우려가 높은 물질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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