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2018 식품트렌드 톱9] 2. 간편식 최신 트렌드: 길고 번거로운 것부터 바꾼다
[기획시리즈-2018 식품트렌드 톱9] 2. 간편식 최신 트렌드: 길고 번거로운 것부터 바꾼다
  • 김민 기자
  • 승인 2018.01.28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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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품정보신문 온라인뉴스 ‘푸드아이콘’은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소장 문정훈 교수)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망한 식품소비 행동 변화 '2018 푸드트렌트 TOP9'을 시리즈로 싣는다. 이 글은 2017년 12월 20일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에서 열린 문정훈 교수의 발표 내용을 최대한 살려 정리한 것으로 강의 책자는 2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편집자 주>

1. 식품소비 다양성 증가: 까다롭게 먹기 시작한 기호식품, 그 증거와 새로운 징후

2. 간편식 최신 트렌드: 길고 번거로운 것부터 바꾼다

3. 간편함의 그 끝으로: 간편식에서 대용식으로

4. 신 홈쿠킹족을 찾아서: 누가 욜로해?

5. 폭풍속 온라인 농식품시장: 모바일 vs PC, 대형체인 vs 오픈마켓

6. 편의점 도시락의 미래: 도시락 속의 동물성단백질

7. 지속가능한 농식품이 다가온다: 사회운동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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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식품마케팅의 전환: 합리성과 과학 바탕 다양성 추구

최근 식품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 중 하나가 간편식이다. 요즘은 간편식의 구분 자체가 매우 모호해져 음료수와 스낵도 간편식이라고 말할 정도다. 여기서는 주부의 관점에서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밥류, 국탕류, 소스류, 죽&수프류, 가공식품류로 나눠 다루고자한다.

◇간편식의 증가
전반적인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즉석가공식품에 해당하는 HMR 비중이 가장 크다. 만두, 육류 즉석가공식품 등이 58%이고, 그 다음이 면류, 밥류 순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공식품 경우 연평균 소비량이 큰 폭의 등락 없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중 가정간편식의 비중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그 비중이 아직까지는 5~6%에 불과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

◇즉석밥
즉석밥류를 백미 즉석밥 소위 말하는 햇반을 '잡곡 햇반', '볶음밥과 필라프', '컵밥과 덮밥'으로 나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마켓 사이즈 자체는 백미 즉석밥이 크지만 성장률을 봤을 땐 볶음밥과 필라프가 높다.

이들 제품은 냉동실에 보관 후 내용물만 후라이팬에서 조리하면 끝이다. 기름을 두를 필요도 없다. 밥이 한 알 한 알 떨어져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가열을 하니 찰기가 돌아왔라.

예컨대 빙그레의 경우 유제품과 빙과사업이 주력이지만 요즘  출산율 저하로 주요 소비층이 얇아지니 주특기를 살려 냉동식품이나 냉동즉석밥&볶음밥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전통 볶음밥보다는 동남아식 볶음밥으로 방향을 잡고  5~6가지 제품을 출시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풀무원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실제로 풀무원 제품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두 번째, 햇반류보다는 컵밥과 덮밥이다. 햇반에 퀴노아나 현미를 혼합하는 수평적인 분화보다는 결합상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밥과 국, 또는 밥과 소스를 결합하든지 볶음밥 형태로 출시하면 다른 메뉴가 필요 없이 깔끔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석밥의 경우  반찬을 따로 준비해야 하지만 이러한 냉동 볶음밥이나 필라프, 컵밥류는 더 이상 다른 메뉴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가 즉석밥 시장의 핵심이다.

◇즉석국ㆍ탕ㆍ찌개류

이것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비중은 곰탕류가 가장 크다. 곰탕이 가장 빠르게 크고 있고, 시장 사이즈도 가장 큼. 그 다음에 찌개류가 빠르게 성장 중이고, 국 그리고 기타류가 다음을 잇고 있음. 하나 재밌는 건 국탕찌개류 같은 경우는 간편식이더라도 주로 구매하는 사람이 주부라고 우리는 생각, 실제로 그렇기도. 그래서 이것이 판매되는 장소는 대형마트라고 생각해봤음, 실제로 데이터가 슈퍼마켓으로 보여주기도. 근데 거의 불가능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편의점인데 이게 편의점에서 팔리더라. 편의점에서 사서 편의점에서 바로 먹는 것. 이것의 핵심은 포장기술이 핵심. 뜯어서 바로 넣어서 바로 데워서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국탕류. 이게 지금 편의점에서 유통되는 비율이 무려 10%까지 올라왔으니 이 시장을 무시할 수 없음. 그만큼 지금 유통의 핵심에 편의점이 들어와 있다는 표현도 맞고, 식품기술과 포장기술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사서 바로 데워서 먹는 패키지들이 나오고 있음. 전자레인지로 한 번에 끝내버리는. 제품들을 보게 되면 국탕류 중에서는 육개장이 가장 잘 나감. 비비고 육개장이 맛은 정말 좋더라. 다음은 된장, 미역국 그리고 찌개류 같은 경우는 부대찌개, 청국장임.

나는 비비고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마트 가서 보면 우리나라의 피코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피코크는 기본적으로 냉장이거나 냉동으로 간다. 아까 말했던 빙그레는 전부 다 냉동으로 가고 있다, 주로 메인이. 풀무원도 전부 냉장 또는 냉동이다. 근데 유독 비비고만 상온 매대로 가고 있다. 내가 주부들이랑 얘기해보면 “저 국탕류를 상온 매대에 둬도 6개월 동안 유통기한이 유지된다는 건 얼마나 많은 첨가물을 넣었기에 그래?”라고 생각. 실제론 문제 없음. 염도만 조절하면 문제 전혀 없음. 나중엔 물을 붓고 끓이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농축돼있어서 염도가 높아서 실은 상하지 않음.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선 불안한 것. 그래서 CJ를 찾아가서 물어봤다. “내가 봤을 땐 주부들이 이러한 국탕류가 맛있는 건 알지만 상온 매대에 놓인 걸 불안해한다”라고. 돌아오는 답변은 “우리도 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이유가 실은 비비고의 타깃이 한국 국내 시장이 아니라 수출이라 그렇다. 콜드 체인 안 타고 멀리 멀리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냉장이라는 조건이 안 되도. 특히 동남아 같은 곳에선 소매 매장에 냉장고 자체가 부족한 경우도 있기에 이걸 상온에서 판매했으면 한다. 그래서 이 시장(상온 시장)으로 가져가고 있다.” 여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데가 풀무원. 풀무원은 자기들도 수출도 하고 싶고 잘 하고 싶은데 그리고 이 트렌드를 만들어놓은 CJ가 상온으로 가고 있는데 고민이 되는 것. 상온으로 갔다가 자기 브랜드 이미지 깨질까봐. 풀무원은 이미지 자체가 첨가물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지 않느냐. 내가 이름 붙인 건 ‘풀무원의 저주’. 풀무원은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없음. 풀무원이 편의점에(? 46:16)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운 것. 풀무원이 좋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고민하고 있는 상황.

◇즉석소스류(밥에다 얹어 먹는 소스류)

카레가 여전히 제일 강세이지만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은 아니고, 짜장 있고 그 다음이 기타류. 연성장률은 7.5%, 4.5% 되며 꾸준히 이 정도로 갈 것으로 보이고, 3분 쇠고기카레는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잘 팔리고 있음. 그런데 재밌는 건 이것도 역시 소스만 얹어있는 애들은 성장이 느린데 여기에 밥을 붙여버리면 확 올라간다. 이제는 무조건 한 방에 끝내야 한다. 한 그릇으로 끝내는 게 요즘 빅트렌드. 밥이 붙어있는 애와 붙어있지 않는 애의 차이.

◇즉석면류

면은 딱 보면 겉에서 성장하는 것 딱 하나, 기타면류. 기타면류란 베트남 쌀국수, 짜장면, 메밀소바 등 흔히 집에서 먹지 않았던 것들이 성장하고 있고, 특히 초면짬뽕이라거나 강릉 교동짬뽕 등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것들을 내 냉동실 또는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내가 원할 때 꺼내먹을 수 있는 것들이 히트가 되고 있음. 내가 가려면 차를 타고 가서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데 내 냉장고에 넣으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이나 유럽 쪽에 보면 콜라보를 하는 상품은 많이 있고, 대부분 셰프와 콜라보를 함. 우리나라의 독특한 HMR의 트렌드는 셰프가 아닌 외식업체랑 결합을 함. 이게 중요 트렌드 중 하나.

◇즉석죽 및 수프류

이름을 좀 어렵게 했으나 아래에 있는 아이들은 쌀형이라 이름 붙였지만 건더기가 있는 애들, 그냥 꿀떡꿀떡 마시는 애들을 의미함. 즉, 우리가 즉석죽이나 수프를 먹지만 저작 욕구라고 씹는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올라간다는 것. 그냥 삼키는 것들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데 입에서 한 번 씹을 수 있는 것들은 만족을 줌. (사진 보며) 이런 친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감 없이 그냥 마시는 죽은 성장이 더디다.

◇즉석육류가공식품

육류 같은 경우엔 서서히 즉석가공식품이 올라가고 있다. 닭, 돼지&소, 안주류로 나눴는데 닭을 보면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기름을 사용한 닭 튀김류 대신 간단하게 굽거나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아이들이 그나마 좋게 나오는 성향이 있지만 크게 변하는 건 없다. 돼지나 소를 활용할 경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이즈가 큰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너비아니나 함박스테이크 눌러놓은 것처럼 덩어리 고기에 대한 선호가 보이가 있다. 안주는 “밤에 술 한 잔 땡기니깐 안주 만들어볼까?”라는 일은 생기지 않음. 바로 가까운 마트에 가서 이미 만들어진 안주를 갖고 와서 데워서 먹는 것. 이것의 출발은 편의점도시락이 처음 나왔을 때 판매되는 시점을 보면 제일 많이 찍히는 게 점심 때 코스피를 보면, 그 다음이 저녁 때. 이상하게 9시반이나 10시쯤 찍히는 게 나온다. 이걸 분석 들어봤는데 어떤 교수님은 다음 날 아침에 먹으려고 산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아니다. 2,000원짜리 과자 부스러기랑 술 마실 바에야 3,500원짜리 도시락이 밤 돼서 가격이 떨어지면 2,700원 정도 받는데 그걸 안주로 먹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이다. 그 시장을 보라고 말을 했는데 물론 내 말을 듣고 GS가 개발한 건 아니겠지만 안주 전용 도시락들이 나오는 이유이다.

정리를 해보자면 조리시간이 긴 레시피를 기피하고 있다. 몇 분대 들어가는 아이들이 쭉 올라가는 게 보이는데. 재밌는 건 삼계탕은 올라가는데 생닭은 떨어지고 있는 것. 이거 안 하고 이거 떠와서 먹겠다는 것. 출퇴근 시간 길어지는데 언제 2시간 동안 끓이고 있겠는가. 또 하나 확연히 보이는 트렌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사골뼈를 사지 않음. 사골은 제품으로 먹는 것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림. 부산물을 생산하는 육가공 업체 경우 이걸 끊어서 정육점에 판매하는 건 가능성이 없으니 식품가공업체에 넘겨서 제품화해서 내놓아야만 한다는 걸 알 수 있음. 요즘 뜨고 있는 ‘만개의 레시피’ 사이트에 보면 추천 상위 메뉴들을 보면 소요시간이 짧고 한 접시로 끝나는 것. 반찬 메뉴는 없음. 한 접시로 끝, 이게 핵심. 30분 이내, 15분 이내로 끝내야 하는 것. 이런 방향으로 요리 트렌드가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반찬도 사람들이 안 사먹는다. 내가 이런 칼럼을 써본 적이 있다. 구글 이미지 검색 들어가서 따옴표 해서 “Chinese food" 치면 딤섬, ”Japanese food"는 스시, “Spanish food"는 파에야, ”French food"는 패스츄리류가 나옴. “Korean food"는 뭐가 나올까? 비빔밥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김치 아니다. 반상이 나온다. 외국인들이 볼 때 상 위에 반찬이 올라간 게 가장 한국적인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 외국인들이 한국 와서 이게 바로 Korean food라고 사진 찍어 올린 것들. 근데 이 문화가 우리나라에서 없어지는 것. 그래서 슬프다는 칼럼을 써서 올렸고, 인터넷에 올랐는데 댓글이 달린 걸 보니 - 내가 볼 땐 주부분인 것 같은데 - ”네가 상 차렸냐?“라고. 반발할 수가 없더라, 내가 반찬 안 하니깐. 어쩔 수 없구나, 이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라는 걸 느낌. 반찬을 하지도 않고, 사먹지도 않는다. 다만 하나 내가 잘 모르겠는 건 끊임없이 내려가다가 끝이 살짝 올라가는 트렌드가 보인다. 이게 일시적인 현상인지 U곡선을 끌며 올라갈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추측건대 다시 내려갈 거라고 보고 있다. 완성반찬이다.

◇시사점

그래서 긴 조리시간을 거부하고 있고, 간편식을 우선 선택하고 있다. 그 다음에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 내가 요리를 하기 위해서 재료를 사, 근데 번거롭게 여러 개를 사, 손질을 해야 돼, 그리고 요리를 했는데 남은 게 냉장고에 들어가는 게 제일 싫은 것. 당근 꼬다리가 남고, 양파 반 개가 남는 게 싫음. 이걸 남기느니 나는 HMR을 사겠다는 것. 이걸 HMR이 아닌 식재료 형식으로 한다고 해도 냉장고에 남는 재료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 왜냐면 1인 가구에서는 결국 남겨서 썩어서 버리는 게 문제. 이게 정말 싫은 것이니 이걸 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형적인 밥반찬보다는 한 그릇으로 끝내는 문화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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