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당 없는 '락토오스-프리' 인증제 도입으로 우유소비 촉진을
[단독] 유당 없는 '락토오스-프리' 인증제 도입으로 우유소비 촉진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9.05.27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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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아몬드 캐슈넛 등 식물성 음용유는 인증 배제해야... '소이밀크' 보다 '데어리프리'가 적합
미국은 기업 자율에 맡겨 표시 허용하되 정보 제공과 무한 책임 지도록 관리
유럽 일본 등은 정의 및 기준치 규정..고령친화식품·특수용도식품 범주로 확장
오세종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 '유가공품 소비증대 방안' 심포지엄서 주장
국내에서 시판중인 유당이 없는 '락토오스-프리' 우유제품들

출생률 저하와 다양한 맛의 음료제품에 밀려 점차 줄어들고 있는 우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유당을 제거한 ‘락토오스 프리(Lactose Free)’ 인증을 통한 새로운 소비층 창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울러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몬드밀크 소이밀크 캐슈넛밀크 등 식물성 원료를 이용해 만든 음료제품에 ‘밀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우유와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세종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

전남대 오세종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유가공학회가 서울우유중앙연구소에서 개최한 ‘유가공품 소비증대를 위한 품질 및 안전기술 증진’ 심포지엄에서 ‘락토오스-프리 유제품의 국내외 제품 동향 및 향후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락토오스프리 우유는 우유를 마시만 속이 더부룩한 유당불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우유를 부담없이 편하기 마실 수 있도록 유당(Lactose)를 제거한 제품을 말한다.

우리나라엔 서울우유의 ‘속편한우유 저지방’, 매일유업의 ‘소화가 잘되는 우유’,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 GT 고소한 락토프리’, 비락 ‘소화가 잘되고 잠이 잘오는 우유’, 파스퇴르 ‘소화가 잘되는 유산균 우유’ 등이 있다.

오 교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유제품 시장 규모 4544억 달러에서 락토오스-프리 제품은 69억8500만 달러로 전체의 1.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미미하다.

또 이들 락토오스-프리 유제품 중 락토오스-프리 우유는 48억6100만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5조 5천억 원 규모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락토오스-프리 제품은 약 213억 원(2018년 기준) 정도이며, 그마저 음용유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 교수는 이러한 ‘락토오스-프리’ 유제품을 공식 인증한다면 우유의 정체성을 분명히하면서 유사제품인 이른바 ‘식물성우유’의 우유 시장 침범을 막아 일탈된 소비자들을 되찾아오는 한편,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기피해오던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 등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식물성우유’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흰색의 음료는 모두 우유인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크고 과학적으로 맞지 않으므로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오 교수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 오 교수는 ‘식품에 사용가능한 효소첨가 혹은 물리적 방법으로 유당을 분해 또는 제거한 원유를 사용해 제조한 우유 및 유제품에 ‘락토오스-프리’ 인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 유당이 원래 함유돼 있지 않거나, 유당이 함유돼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식품 및 식물유래 식품에는 유당이 없어도 락토오스-프리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배제시켜야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락토오스-프리’ 인증을 실시할 경우 유업체보다 두유를 비롯한 과채음료 생산업체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두유 시장은 약 3000억 규모인데 반해 유당분해우유 시장은 200억~300억 정도로 10분의1 수준에 불과해 제도를 자칫 잘못 운영할 경우 유가공업계의 피해를 자초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 교수는 두유(豆乳)의 경우 소이밀크(Soymilk)보다 데어이프리(Dairy free)나 밀크프리(Milk free)가 더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락토오스-프리’나 ‘락토오스-리듀스(Latose reduced)’ 용어에 대한 FDA 정의는 없지만, 자율성을 부여하는 대신 제조업체는 이들 식품표시에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할 경우 리콜뿐 아니라 손해배상 등 징벌적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락토오스-프리’ 제품의 경우 유당이 전혀 없어야하는데 비해, ‘락토오스-리듀스’ 제품은 유의미한 유당 감소 제품으로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유당이 포함돼 있다는 의미로 규정돼 두 제품간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자사에서 생산하는 유당분해효소(Lactase)를 사용해 우유 가공유 치즈 아이스크림 외에도 건강기능식품까지 적용한 ‘락토에이드’ 브랜드와 효소분해와 울트라필터(UF)를 함께 사용해 우유와 밀크쉐이크, 유청단백식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코카콜라컴퍼니가 출자한 ‘페어라이프(fairlife)’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유럽은 EFSA(유럽식품안전위원회)와 EC(유럽연합공동체)에서 락토오스-프리는 유당을 제거한 식품으로 정의하고, 유아용 조제유(Infant formula)에 한해서 락토오스-프리 함량을 '10mg/100kcal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락토오스-프리’ 문구는 콩단백질 이외의 단백질 원료로 제조된 유아용 조제유에 사용되는 경우 “갈락토오스혈증이 있는 유아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구가 첨부돼야한다. ‘low lactose content' 함량은 100g 혹은 100ml당 0.5g이하로 규정돼 있다.

일부 EU회원국들은 유아용 식료품 이외의 식료품에 대해 ‘락토오스-프리’ ‘로우 락토오스’ 용어 사용에 대해 국가 기준치를 설정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유럽 EFSA나 EC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유럽국가 중에서는 핀란드가 가장 앞서있고. 벤처기업에서부터 시작되어 커피, 크림, 밀크파우더, 수프까지 다양한 락토오스프리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인 덴마크 알라푸즈의 경우 우유, 음용유, 가공유, 요거트, 치즈, 아이스크림 등을 효소분해 또는 효소와 UF를 병용하는 방식으로 락토오즈프리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포슈(FOSDU, Food for Specila Dietary Uses)에서 락토오스프리 제품이 특별한 식이요법 용도에 적합하다고 표시 승인된 식품을 나타낸다. 특히 유아나 어린이 임산부 수유부 및 환자들이 건강을 유지하거나 질병릉 회복하는데에 적절한 식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포슈는 5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 락토오스-프리 식품은 질병에 대한 의료식품(특수용도식품)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일본에서는 가장 큰 유업체인 메이지유업과 메구밀크(과거 설인유업) 등은 조제유를 중심으로 락토오스-프리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CAA(Consumer Affairs Agency) 규격 표시 사항에 알맞게 무유당(無乳糖)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 락토오스-프리 시장은 서울우유가 처음에 공을 들였으나 소비자 반응이 미미해 사업을 장은 접었다가 매일우유의 소화가 잘되는 우유 출시를 계기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로 최근 2년간 무려 184%의 성정세를 보였다.

오 교수는 “국내 2조5000억 규모의 유제품 시장에서 락토오스-프리 제품의 비중은 매우 작지만 불씨를 잘 살리면 고령자식품의 범주까지 가능해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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