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 베트남 가공식품 시장 다크호스 ‘Lavifood’ ①-‘The Best, The First, The Only’ 기업 철학 '농민이 잘사는 나라' 미션 수행
[해외르포] 베트남 가공식품 시장 다크호스 ‘Lavifood’ ①-‘The Best, The First, The Only’ 기업 철학 '농민이 잘사는 나라' 미션 수행
  • [베트남 호치민=김현옥기자]
  • 승인 2019.03.05 2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롱안 냉동과일 가공공장 이어 떠이닌에 세계 최대규모 음료공장 Tanifood 준공
각종 국제 품질 및 안전성 표준과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친환경 생산시스템 구축
2026년 매출 1조6천억 목표...10년후 과일 채소 가공산업 분야서 세계 20위 노려

국토의 80%가 농업부지로서 잠재력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베트남. 일각에서는 10년 이내에 한국경제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할 만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나라, 베트남의 가공식품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일대 변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종 농산자원이 풍부한 베트남은 지금까지도 가공식품보다는 원물 그대로, 또는 간단히 손질한 1차 가공 상태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2014년 ‘베트남에서 가장 우수한 친환경 식품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라비푸드(Lavifood Joint Stock Company)가 롱안(Long An)성에 냉동과일가공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올해 초 떠이닌(Tay Ninh) 성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음료공장(Tanifood)을 건설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떠니푸드에서 3월 1일부터 본격 생산되는 ‘We Love' 'We Real' 'We Joy' 브랜드의 음료제품은 지난달 26~27일 전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공식 지정 음료로 데뷰해 톡톡한 글로벌 광고 홍보 효과와 더불어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었다.

기자는 그에 앞서 지난달 14~16일 베트남 남부 호치민에 위치한 라비푸드 본사와 떠이닌 성의 타니푸드(Tanifood) 공장을 방문해 이 회사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듣고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5시간 20분여 날아가 도착한 호치민 떤선넛 국제공항. 베트남 제1의 경제도시 호치민은 착한 물가와 다양한 맛집, 개성 있는 카페 등으로 여행객들이 북적북적하다. 해마다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것이 현지인의 말이다.

도착시간 11시 현재 기온은 영상 30도를 훌쩍 넘긴 한여름 날씨로, 출발시점 영하 10도의 서울 날씨와 무려 40도의 온도차를 보였지만 습도가 높지 않은 관계로 큰 불편함은 못느꼈다. 극심한 온도 격차는 양 지역간 3600여km의 거리 차이를 실감케 하는 또 다른 요소일 뿐이다.

떤선넛 공항에 마중 나온 라비푸드 이용균 대표의 안내로 30분여 시내를 드라이브해 도착한 라비푸드 본사는 베트남 특유의 건물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라비푸드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전광판 앞에 선 이용균 대표
'라비푸드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전광판 앞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이용균 대표

호치민 정권 시절, 비좁은 땅에 보다 많은 주택과 건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로변 폭을 5~6m로 제한하는 대신 안쪽으로 깊숙이 짓도록 한, 마치 직사각형 성냥갑을 옆으로 세워 다닥다닥 붙여놓은 듯한 모양이다.

빌딩 안 사무 공간은 다소 비좁은 듯했지만,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가족적 분위기로 친근하게 다가와 오히려 여유로움마저 느껴졌다. 라비푸드는 이 빌딩의 3~8층을 사용하고 있다.

라비푸드 해외마케팅 영업부 업무 광경
라비푸드 해외마케팅 영업부 업무 광경. 책상 위에 붙박이용 데스크톱 컴퓨터 대신 노트북으로 공간을 줄이고 담을 허문 것이 인상적이다. 이동의 편리성과 사고의 유연성 및 창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라비푸드 행정지원부서 광경. 개인 좌석이 지정돼 있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이동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회의실이자 접견실로 안내된 기자에게 이용균 대표는 “라비푸드는 ‘더 베스트, 더 퍼스트, 더 온리(The Best, The First, The Only)’ 기업 철학과 ‘고객이 진정한 주인이고, 공급자는 동반자’라는 약속을 바탕으로 4가지 핵심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기업 철학과 핵심 가치는 농장의 씨앗에서부터 식탁까지 이르는 팜투테이블(Farm to Table) 수직계열화로 성취된다.

이 대표가 들려준 라비푸드의 히스토리는 이렇다.

이 회사를 설립한 Thang 회장은 30대 후반(1981년생)의 젊은 IT 전문가로, 지금도 IT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Thang 회장의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IT 사업으로 경영에 참여한 뒤 유통업을 거쳐 무역회사를 운영하기도 했으나, 늘 농부의 자식이란 정체성을 잊지 않고 "농민들이 잘먹고 잘사는 나라"를 꿈꿔왔다. 그러던 중 국가의 농업진흥 정책에 힘입어 2014년 농산물 가공회사인 라비푸드를 설립하고 이듬해 롱안성에 1공장을 건설하며 본격적으로 식품사업을 전개한다.

13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라비푸드는 '고품질의 착한 가격' '농가-가공공장-수출회사의 공평한 수익구조' '사회적 책임' '주주의 소득 극대화'를 기업 미션으로 내걸고 있지만, 막상 운영하다보니 농민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 부호에 긍정적인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이에 따라 Thang 회장은 농업의 고부가가치화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정부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선다.

베트남 전쟁 때 아버지를 일찍 여읜 Thang 회장은 모태(母胎)신앙과 천주교 신부의 도움으로 성장해온 덕분에 자신의 집무실에 예수상을 걸어놓을 정도로 신앙심이 매우 깊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이같은 Thang 회장의 신실함이 통했던지 정부는 은행을 통해 지분의 60%를 지원해준다. 이런 점에서 라비푸드는 공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이후 라비푸드는 4가지 핵심 가치, 즉 △고객의 요구조건 충족 △까다로운 생산기준 △최신 설비 투자 △엄격한 관리 시스템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 7개국에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회사 라비푸드는 미국 일본 한국 중국 유럽 등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품질 만족을 위해 다양한 원료의 주산지 개발과 지역특산물 가공이 가능한 공장에 기술 중심으로 투자했다.

라비푸드의 롱안공장과 떠이닌 공장은 ISO22000, ISO2005, 해썹, BRC, 코셔, 할랄, 스메타, 세덱스 등 위생안전성과 고품질 확보를 위한 각종 국제 표준으로 운영되는 베트남 최초의 업체이기도하다.

라비푸드는 또 채소 및 과일 가공 극대화를 위해 세계에서 품질이 가장 우수한 일본과 유럽의 다양한 생산라인을 도입했다. VHT를 비롯해 IQF, 드라이, 농축액, 캔라인, HPP, 냉동기술 등이 그것이다.

관리시스템 면에서는 경영 및 생산체계에 좋은 ERP, SAP, DMS eFarm, eCommerce, eLogistics, CRN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식품기업으로서 세계화의 세 가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으로 책임지고 행동하는 것을 표방한다.

용과를 비롯해 망고, 파인애플, 람푸탄, 파파야, 패션프루트, 바나나, 잭프룻, 자몽, 수박, 망고스틴, 구아바, 깔라만시, 라임, 당근, 문자열콩, 시금치, 고구마 등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농산물 소비를 50%에서 80%로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라비푸드는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소홀함이 없다.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해수의 50%를 재활용하며, 이산화탄소(CO₂)를 줄이기 위해 미국그린빌딩협의회 리드(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실버인증 적용한 최초의 공장이다.

이와 함께 생산 및 유통 분야에 투자하고 전문화함으로써 농부들의 농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동행하고, 장려하고, 지원한다는 것이 라비푸드의 약속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라비푸드는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농장 관리에 IT를 적용했다. 그것이 바로 이팜시스템(eFarm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종자 선택에서 농부를 위한 농업의 관리 및 생산 예측, 재배지역의 환경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정부의 농업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베트남과 세계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미래를 기른다'는 것이 라비푸드의 모토다.

라비푸드는 앞으로 10년 후 과일과 채소가공산업 분야에서 베트남 1위, 동남아시아 5위, 아시아 10위, 세계 20위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동탑, 빈투언, 닥락, 꽝찌에 이어 하이퐁 등 베트남 주요 지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2026년 매출 규모를 1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다음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