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1주년에 대통령 표창 받은 임광세 풀무원다논 대표 "가치소비 트렌드 부응한 신제품 개발로 성장 이끌어"
[인터뷰] 취임 1주년에 대통령 표창 받은 임광세 풀무원다논 대표 "가치소비 트렌드 부응한 신제품 개발로 성장 이끌어"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3.04.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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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증가 불구 원료가격 급등으로 손익 악화 "긴 터널 빠져나온 기분"
'식물성 요거트'는 아직 소비자에게 낯선 제품... 대중화엔 시간 필요
'코코넛'제품 등 원료 특장점 살린 신개념 식물성 요거트로 방향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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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드링크 발효유 재호황 맞을 듯...알약 캡슐 담은 이중제형 활기
'풀무원다논' 신제품 컨셉·아이디어, 프랑스 다논 본사서 타국에 차용
240억 투자 무주 요거트 전용 공장 연간 생산능력 7만톤... 기존의 2배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터는 오는 ‘26년 국내 발효유 시장이 2조 2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1년의 1조 9400억원 규모에 비하면 5년새 16%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면역 증진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일반식품기능성표시제 시행이 유산균으로 대표되는 발효유 시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에 기인한다.

이러한 발효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단연 그릭요거트. 일반 요거트에 비해 수분이 적어 질감이 단단하고 맛이 진하며 단백질과 유산균 함량이 높은 영양적 특성으로 인해 그 소비가 날로 늘어나는 그릭요거트는 발효유시장의 대세다. 아울러 드링크 요구르트도 건강기능식품을 더한 이중 제형의 융복합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위·장 기능 향상 외에도 간이나 시력, 피부 등 인체 기관별 건강기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세분되고 있다. 

이 즈음 국내 발효유 시장에서 8년 연속 그릭요거트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풀무원다논’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4년동안 발효유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임광세 박사가 이 회사의 대표를 맡은 지 1년이 지난데다 최근 국내 최고의 R&D 전문가로서 발효유 시장 선도와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발전을 이끈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개발한 발효유 제품만 100여개가 넘고, 기초연구 활동을 통해 45편의 국내외 학술논문 발표는 물론 국제특허 등 4건을 포함한 26건의 특허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발효유 전문가 임광세 대표를 만나 국내 발효유 시장의 현황과 전망,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풀무원다논 사진 제공
임광세 풀무원다논 대표
(풀무원다논 사진 제공)

 Q 풀무원다논 대표로 취임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다. 당초 계획했던 일들의 성과와 소회가 궁금하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신제품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취임 첫해가 코로나의 재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과 물류대란 및 이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쉽지 않은 한해였다. 매출은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했지만, 원료 수입가격이 2배가까이 오르는 바람에 손익 악화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졌고, 특히 미래 소비 주역인 MZ세대들은 건강 뿐 아니라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치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취임 후 이러한 소비자 행동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정제나 알약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이중제형 신제품과 식물성 요거트를 리뉴얼해 선보였고, 동물의 5대 자유를 보장하는 동물복지 인증목장의 원유로 발효한 동물복지요거트도 출시하는 등 지속가능성과 소비자의 건강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비건 등을 겨냥한 식물성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취임 당시 식물성 요거트 제품 매출 200% 신장을 목표로 국내 요거트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여전히 유효한 전략인가?

“글로벌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에서 식물성 대체유제품은 두유나 아몬드밀크 등 음료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체우유’를 중심으로 시장이 먼저 형성됐고, 오랜기간 두유를 음용한 경험으로 인해 익숙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식물성 요거트의 경우 아직은 낯설어하는 소비자가 많아 시장 확장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대중화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대체유제품을 무조건 수용하기 보다는 영양이나, 맛, 가격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기존 유제품보다 나은 제품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풀무원다논은 다양한 시도와 시행 착오를 거쳐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에 비건 인증을 받은 코코넛베이스의 식물성요거트 3종을 처음 출시했다. 지금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면서 2차에 걸친 제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우유로 만든 발효유와 유사한 특징을 갖도록 노력한 개발 초기의 한계를 벗어나 식물성 원료 자체의 특징과 장점을 살린 새로운 개념의 식물성 요거트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진정한 식물성 대체유제품을 기대해도 좋다.“

국내 기능성 요거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풀무원다논이 올들어 속속 선보인 신기능성 제품들. ‘그릭 시그니처’는 그리스 크레타섬 유래 ‘정통 그릭 유산균(YoFlex® SoGreek F1)’으로 발효한 그릭요거트의 노하우를 담아낸 것으로, 진한 질감을 살리면서도 부드러운 텍스처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설탕무첨가 플레인’은 설탕 없이 오직 우유 유래 당만을 함유해 당 함량이 3.8g(100g 기준)에 불과하며, 달걀 1개 분량보다 많은 단백질 함량(7.5g, 계란 중란, 100g 기준)으로 든든한 포만감을 줘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Q 발효유 시장이 음료처럼 가볍게 마시는 형태에서 좀더 묵직한 드링크 타입으로, 다시 떠먹는 죽 형태 제품에서 최근엔 이중 제형 등 고기능성 제품으로 진화됐다. 국내 발효시장의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과 전망은?

“1970년대에 액상타입의 발효유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후 1980년대에는 떠먹는 호상타입의 발효유, 1990년대에는 장건강에 기반한 마시는 기능성 드링크 요거트제품이 시장에 선보이면서 국내 발효유 시장은 큰 호황을 맞이했다. 특히 다양한 기능성을 강화한 드링크 요거트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 2000년대 초반까지 시장 성장을 견인하면서 소비를 활성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지나친 경쟁과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과장 광고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서 2002년 하반기에 급기야 일반식품인 요거트에서 약으로 오인할 수 있는 기능성 표현이 전면 금지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로인해 기능성 발효유 중심의 신제품 개발은 성장 동력을 잃게돼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상대적으로 기능성 이미지가 약했던 떠먹는 요거트가 간식이나 스낵 등의 용도로 소비가 늘면서 전체 발효유 시장을 성장을 주도하게 된다.

또한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던 그릭요거트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다시 한번 요거트의 부흥기를 맞게된다. 이때 ‘그릭요거트’의 진실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정체기에 접어든 국내 발효유 시장에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식감과 품질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기존 요거트보다 2배 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첨가물 사용이 적은 것을 특징으로 하는 건강이미지와 부합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여전히 직접적인 클레임을 할 수는 없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기능성이 강조된 드링크 발효유의 비중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 관련 법규의 개정으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기능성 강조를 허용하거나, 요거트 제형의 건강기능식품(프로바이오틱스)으로의 개발이 가능해져 알약이나 캡슐을 담고 있는 이중제형 형태를 포함한 좀 더 다양한 포맷의 제품이 개발되고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풀무원의 기업 철학과 세계적인 요거트 브랜드 프랑스 다논의 글로벌 기술력 및 제품력이 합쳐진 풀무원다논은 국내 요거트 시장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다논이 바라보는 글로벌 발효유 시장 트렌드와 풀무원다논의 국제 무대로의 진출 계획이 궁금하다.

"최근 장내 미생물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이 면역 체계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소비자에게 지속가능한 건강 편익을 제공하고, 특화되고 다양한 기능성을 가진 요거트가 계속 출시돼 시장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해 과거 간식 위주로 소비되던 발효유가 이제는 식사대용식을 넘볼 정도로 소비자 니즈가 다양화 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기능성이나 프로바이오틱스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요거트의 컨셉 등이 해외제품보다 상당히 앞서있다. 아마도 도입 초기 유업체들이 유산균은 무엇이고, 왜 유산균 발효유를 섭취해야 하며, 어떤 건강 효과가 있는 지 등 각별하게 공들인 교육 효과가 이제 빛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풀무원다논의 경우 국내 사업만 운영하도록 본사와 계약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해외 진출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풀무원다논이 개발한 다양한 신제품들의 컨셉과 아이디어를 다논 본사에서 채택해 다른 국가에서 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식물성 요거트에 코코넛원료를 적용한다든지 액티비아의 2배 유산균 컨셉 등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서 다논 본사에서 채택한 경우이다."

임광세 풀무원다논 대표가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동물복지요거트'와 '그릭시그니처', '콜라겐솔루션' 제품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그릭 시그니처’는 그리스 크레타섬 유래 ‘정통 그릭 유산균(YoFlex® SoGreek F1)’으로 발효한 그릭요거트의 노하우를 담아낸 것으로, 진한 질감을 살리면서도 부드러운 텍스처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설탕무첨가 플레인’은 오직 유당 함량이 3.8g(100g 기준)에 불과하며, 달걀 1개 분량보다 많은 단백질 함량(7.5g, 계란 중란, 100g 기준)으로 든든한 포만감을 줘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Q 지난 2020년 240억 규모를 투자해 지은 무주공장은 어떻게 운영되나?

"풀무원다논 무주공장은 요거트 전용 생산공장으로, 총 면적 약 12만m2 규모로 2008년 다논이 국내에 진출할 때 착공(공장건축 면적, 1만m2)돼 2009년부터 제품을 생산해오다 지속 성장하면서 2020년 현재의 생산능력으로 증설했다.

무주공장은 컵라인 2, 병라인 1, 대용량 컵용기라인 1기 등 총 4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약 3만톤의 요거트를 생산해오다 2018년 이후 판매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2019년 공장 증축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현재는 병라인 1기, 시간당 4만컵을 생산할 수 있는 고속충진기컵라인 1기 외에도 꺽어먹는 타입의 컵라인 1기 등 총 3개 라인을 증설하는 한편 살균기를 포함한 전처리 라인 및 발효탱크를 구축했다. 따라서 현재는 총 7개의 생산라인에, 공장 연면적은 18,000m2로 기존 공장 대비 184%로 확장됐으며, 연간 생산능력도 7만톤에 달한다.

이를 통해 풀무원다논 무주공장은 해당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풀무원다논의 성장을 위한 생산역량을 강화했다. 증설 이후 고단백요거트 오이코스 3종, 액티비아 식물성요거트 3종, 눈솔루션, 요거톡 4종, 액티비아 스무디 2종, 이중제형 건기식 장솔루션과 간솔루션, 그릭시그니처 2종 등이 생산되고 있다."

Q 연구원 출신이 경영을 맡는 일은 흔하지 않은데, 34년 연구경력의 CEO로서 장점과 애로사항은?

"아무래도 신제품 개발이나 발효유시장에 대한 인사이트가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이나 지식, 경험에 기반하여 최근 발생한 글로벌 원자재 폭등과 같은 상황에서 대체 원자재 선별, 제품 개선, 신제품 개발 등에 발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항상 부족하게 느끼는 점은 마케팅, 영업, 재무 관련 전문성으로, 해당 부서의 임원들의 적절한 지원을 받아 일하고 있다. 인재들과 좋은 팀워크로 일한다는 것이 상당한 행운이라 생각한다. 가장 차별화된 장점은 신제품 관련한 아이데이션과 개발 속도다. 차별화된 장점이라 표현한 것은 해당 장점이 시각에 따라서는 더 이상 장점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Q 최근 상공의날에 국내 최고의 R&D 전문가로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유산균 특화를 통한 발효유 시장 선도,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그 의미와 소감, 앞으로의 다짐을 듣고 싶다.

"풀무원다논은 소비자의 트렌드와 니즈에 맞춘 신제품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회사다. 대통령 표창 당시에도 2019-2021년 3년 동안 30개 이상의 신제품으로 국내 발효유 시장의 선진화를 주도했다는 평을 들었다. 소비자의 요거트에 대한 니즈는 다양해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의 높은 의식 수준에 맞는 제품에 대한 연구와 출시 역시 더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를 풀무원다논이 외형적 성장과 함께 내실(손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풀무원다논 사진제공
풀무원다논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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