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 러시아 식물성 식품시장 지속 성장세... 10년 내 세계 식물성 육류의 15% 차지
[마켓트렌드] 러시아 식물성 식품시장 지속 성장세... 10년 내 세계 식물성 육류의 15% 차지
  • 김민 기자
  • 승인 2023.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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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5억 루블 시장 규모… 식물성 우유 육류 순 비중 높아
매년 20% 성장, 경기 침체 및 서방 제재 등은 성장 걸림돌
'29년 세계 식물성 육류 시장 1400억 달러 규모 전망
KOTRA 러시아연방 블라디보스톡무역관 분석 보고서

2023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식물성식품 소비가 주춤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의 관련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 등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식물성식품 시장이 러시아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신규 업체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치열한 수요선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KOTRA 모스크바무역관은 최근 러시아식물성제품생산자연합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건강한 식습관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 증대, 새로운 맛에 대한 선호 증가 등으로 러시아 식물성식품 시장은 계속 확대돼 향후 10년내 전세계 식물성육류 생산의 15%를 점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식물성 제품 제조업체들이 수입 대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생산을 최적화하며 아태지역 등 유망 시장으로의 해외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1년 식물성식품 시장 1800억원 규모... 우유 52%ㆍ육류 38% 차지

러시아 식물성제품 생산자연합에 따르면 2021년 말 관련 시장 규모는 105억 루블(약 1885억 원)을 상회했다. 이 중 식물성 우유 시장은 약 55억 루블, 식물성 육류 매출은 약 40억 루블 규모이다. 

러시아에서 식물성 식품에 대한 수요는연평균 약 20%씩 증가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세를 그동안 낮은 수요 포화도와 이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한다. 

러시아 전체 낙농업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루블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으므로 식물성 식품 시장은 아직 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이지만, 상대적으로 향후 성장 잠재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식물성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지 생산 및 수출입 모두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2019년 8500톤에 불과했던 식물성 우유 생산량은 2020년 2만4000톤, 2021년 14만6000톤을 기록하며 최근 2년간 17배 급증했다. 2021년 식물성 육류 생산량 역시 12만6000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식물성 우유 수입은 2021년 전년 대비 27% 증가한 1만9000톤(1600만 달러)을 기록했는데, 주요 수입대상국은 전체 수입의 76%를 차지한 벨기에였다. 식물성 우유 수출도 전년 대비 70% 증가한 1700톤(16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식물성 육류 수출은 24% 증가한 5만1000톤으로 집계됐다.

Roskachesto 소비자 행동 연구센터가 실시한 러시아 소비자의 식물성 우유 구매 요인 조사 결과 '맛'을 주요 구매 요인이라는 응답자가 56%를 차지해 '유행'(18%)이나 '유당 불내성'(14%) 등 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는 식물성 우유가 유행이나 기존 우유의 대체재로서 인식되기보다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보다 인정받고 있음을 나타내며, 그런만큼 향후에도 소비 증가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됐다. 

현재 러시아에는 콩, 아몬드, 코코넛, 귀리 등을 원료로 한 다양한 식물성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일부 카페에서도 유제품 소비량의 10~20%를 식물성 제품으로 대체하는 등 식물성 식품의 소비 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자료: Roskachesto 소비자행동연구센터]

이렇듯 식물성 식품에 대한 인기와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자 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져 제품 가격 하락은 물론 제품 경쟁력은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체 식품 개발을 통한 신시장 개척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부 러시아 회사는 오믈렛 등을 만들기 위한 액체형 계란과 껍질이 있는 계란 형태의 식물성 대체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생선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생선을 개발하는 회사도 있다.

주요 소비층은 여성, 13~40세... '식물성' 용어 제대로 인식

Roskachesto 소비자행동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 소비자 중 여성의 비중이 남성보다 높았다. 주요 소비 연령대는 13~24세가 32%로 가장 많으며 이들은 건강뿐만 아니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계층이다. 그 다음은 전체 소비자의 30%를 차지한 25~40세이다. 이 범주의 소비자들은 건강한 생활 양식 측면에서 식물성 제품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한편 식물성 식품에 우유, 육류 등의 용어가 사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품에 대한 인식 부족 및 혼란이 발생하고 있으나 러시아 소비자들은 이러한 용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여론 조사 센터(WCIOM)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58%가 식물성 육류는 식물 성분으로만 생산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14%는 식물성 육류가 식물성 성분을 첨가하거나 맛을 냈지만 실제로는 동물성 육류라고 답했다. 식물성 우유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식물성 성분으로만 만들어졌다고 답했으며 식물성 재료를 첨가하거나 맛을 냈지만 실제로는 동물성 우유라고 응답한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유통업계, 새로운 트렌드 대응 전용 판매대 구축·자체상품 개발 움직임

2022년 상반기 Lenta, Metro 등 소매 체인의 식물성 식품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비 흐름에 맞춰 식물성 식품 전용 판매대 구축, 판매 제품 라인 확대, 자체 상품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소매체인 Vkusvill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 ‘비건, 식물성 제품’ 카테고리를 신설해 소비자들의 접근성 및 편의성을 강화했으며 Magnit은 별도 표시기를 사용해 식물성 우유와 육류를 구분한다.

Samberi 등에서는 관련 전용 매대를 설치해 다양한 제품 라인을 한 곳에서 보고 고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Auchan은 동물성, 식물성 제품을 구분 없이 배치하고 있으나 2023년부터는 식물성 제품 매대에 특수 태그를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Magnit은 식물성 육류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자체 시설 내 식물성 육류 생산 및 자체 상표 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료: 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 촬영]

서방 제재로 원재료, 설비 등 수급 애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제재, 물류난 등으로 기존 공급망이 붕괴됨에 따라 일부 원재료, 설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우호국 내 새로운 대체 공급업체를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과일 및 곡물 페이스트와 분말, 시럽, 고구마, 대두 레시틴, 완두콩 분리물, 전분, 아스코르빈산, 코코아 버터, 덱스트로오스, 에리스리톨, 코코아 매스, 말린 딸기 등 재료와 병입, 포장, 멸균·저온 살균 라인 등 설비, 포장재 등의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제조기업들은 제품의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품목으로 재료, 설비를 대체하는 등 생산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식물성 제품 생산자 연합은 조달에 국가 지원을 필요로 하는 품목 목록을 준비해 러시아 농업부 산하 Agroexport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식품 생산에 40여개사 참여...육류-우유-디저트 및 요구르트 순

러시아에는 현재 식물성 우유, 육류, 치즈, 생선 등을 생산하는 40여 개사가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식물성제품 생산자연합에는 2022년 상반기 기준 20여 개사가 가입돼 있으며 이들의 식물성 식품 생산액은 총 2억7660만 루블에 달했다. 제품별로는 식물성 육류가 2억500만 루블, 식물성 우유가 1950만 루블, 식물성 디저트 및 요구르트가 5150만 루블을 기록했다. 

유럽으로부터의 원활한 제품 수입이 어려워지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소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신규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생산업체 증가로 제재에 따른 수입 제품의 빈자리를 국산 제품이 큰 문제없이 메워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료: 각사 홈페이지]
[자료: 각사 홈페이지, Sbermarket 등]

식별 규정ㆍHS코드 없어 산업 성장 걸림돌... 아태 지역 등 해외수출 확대 전망

시장의 성장 속도에 비해 생산자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식물성 제품에 대한 명확한 식별 규정이 없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EAEU 내 별도 HS Code가 없다는 것도 산업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향후 정부 차원에서의 관련 제도 정비는 제조사의 업무를 단순화하고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며, 소비자의 권리 보호 장치로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러시아 식물성제품 생산자연합은 2029년 세계 식물성 육류시장은 1400억 달러, 2026년 식물성 유제품 시장은 332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상하며 러시아가 향후 10년 내 전 세계 식물성 육류 생산의 최대 15%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러시아 식물성 제품 제조업체들이 수입 대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생산을 최적화하며 아태 지역 등 유망 시장으로의 해외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식물성 제품 생산 기업인 E사 관계자는 "중국, 인도, 일본에서는 식물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동물성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러시아 제품은 이들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틈새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제재 등 어려운 여건들을 러시아 기업들이 어떻게 해결하고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나갈지 향후 업계 동향에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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