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② '바이오차'로 순환 농업 이끄는 네덜란드의 경쟁력
[신년기획] ② '바이오차'로 순환 농업 이끄는 네덜란드의 경쟁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3.01.25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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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와게닝겐 대학서 개발 상업화...효과 입증된 기술
지난해 '자연및질소정책 장관' 임명...질소·인산 규제 강화
우리나라도 순환농업·생물다양성 등 요구 높아...대응책 시급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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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친 면적에서 세계 2위의 농식품 수출을 자랑하는 나라, 네덜란드. 영토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고 인구도 우리의 1/3 수준(1700만 명)인데도 불구하고 1인당 국민소득은 5만6000달러로, 우리(3만2000달러)의 1.6배에 달한다. 이같은 네덜란드의 경쟁력은 단연코 농업에 기인하다. 국토 면적의 절반가까이(43.9%) 차지하는 182만ha의 농지와 우리나라의 무려 21배에 달하는 농가당 경지 면적(33ha)이 이를 대변한다. 우리나라도 농가당 경지면적을 넓혀야만 도시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네덜란드 농업인 평균 연령은 54세 정도이고,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농식품 수출국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호진 농무관
정호진 주한네덜란드대사관 농무관
(네덜란드 농업자연식품품질부 소속 공무원으로, 14년째 일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바이오차는 20년 전 농식품 분야 세계 1위 대학인 와게닝겐 대학에서 개발해 상업화된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된 기술로서, 현재 순환 농업에 기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약 150만 낙농가들이 우유와 고기를 같이 생산한다. 1950년대, 2차 세계대전 당시 식량 부족 현상을 보이자 유럽은 1965년 공통 정책을 만들어 대규모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에 네덜란드 농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소 키우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1960~70년대 과잉 생산 현상을 보이면서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후 2015년 이 제도가 폐지되고, 소를 마음껏 키울 수 있는 여건으로 인해 환경 문제가 야기됐다.

이로인해 네덜란드는 2016년에 질소 규제, 2018년 인산 규제 정책을 도입했고, 2019년에 순환농업으로 전환한데 이어 2022년에는 자연 및 질소관리 장관을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는 현재 탄소보다 질소문제를 더 중요시 하고 있다. 소 분변의 암모니아가 공기 중으로 배출돼 오염시키는 정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질소 환경 문제의 70%가 소에서 비롯되고, 돼지는 훨씬 적다. 인산 문제도 마찬가지로, 반추동물이 영양분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스를 분비해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네덜란드는 이러한 질소와 인산 문제의 해결책으로 '바이오차'를 사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19년 탄소 중립을 위해 비료 사용을 줄이면 농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므로, 그 대신 생산된 작물의 폐기물(잔류물질)을 다시 투입하는 방식의 순환 농업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의 탄소 중립 정책과 같다. 이러한 순환 경제의 방법 중 유력한 것이 '바이오차'다.

네덜란드는 또 2022년에 새 내각이 들어서면서 자연 및 질소정책 장관을 임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소 분변의 암모니아 배출로 공기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관리하기 위한 장관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공기중에 질소가 배출되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전에는 돼지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지금은 소가 네덜란드의 모든 환경 문제의 타깃이다. 네덜란드는 지금 축산농가뿐 아니라 모든 농민들이 정부의 과도한 환경 규제에 항의하는 표시로 국기를 거꾸로 매다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14년 전, 네덜란드가 동물복지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등을 이슈화했을 때 우리나라는 단순한 ‘유럽식 사고 방식’이고 문화의 차이로 치부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농업의 효율성, 즉 생산성을 높여 수출하는데 주력해오다 2018년부터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됐다. 2019년에 동물복지와 기후변화와 ESG를 주장하기 시작한 한국의 탈아시아급 시민사회 의식변화는 아시아 최초다.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3만불을 넘어서면서 의식도 세계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로써 사회는 동물복지와 ESG, 환경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한우 농가들도 양돈이나 가금 농가들처럼 미리미리 대응해서 소득수준을 올려야 한다. 향후에는 순환농업, 생물다양성 등에 대한 요구가 더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바이오차를 이용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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