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우유 가격 인상 러시... 최근 5년간 원유 수취가 대비 5배 올라
유업계, 우유 가격 인상 러시... 최근 5년간 원유 수취가 대비 5배 올라
  • 강영우 기자
  • 승인 2022.11.11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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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작년 8월 인상 이어 올 연말까지 원유가 5.5% 올리기로 합의
소협, 최종 결정자인 유통업체 우유 가격 인상 자제 강력히 촉구

최근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간 원유가격 협상에서 5.5% 올리기로 타결됨에따라 유업체들의 우유제품 가격 인상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여 소비자단체들이 유통 및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고통분담 차원에서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낙농-유업계는 올 10월 16일 생산분부터 연말까지 원유가를 리터당 999원, 2023년부터는 리터당 996원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전년 대비 5.5%로 2013년 원유가연동제 시행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다.

이는 2020년 원유가 인상을 합의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를 유보하고 작년 8월 인상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원유가를 또 인상하게 된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우유 가격 변동을 살피기 위해 최근 5년간 원유수취가와 소비자가를 보면 2017년 대비 2021년 인상률은 원유수취가는 1.8%, 소비자가는 8.9%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원유가 인상과 더불어 인상되는 우유 소비자가는 원유수취가 대비 약 5배 인상됐다.

올해 유가공업체는 이미 우유 및 유제품의 가격을 품종별 혹은 제품별로 가격 인상을 최소 2번 이상 시행했다.

서울우유는 9월‘비요뜨 초코링’제품의 발효유 용량을 5g 줄이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10월 치즈류 등을 포함한 40여종 제품의 출고가를 약 20%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올 상반기에도 컵커피 출고가 7.5%, 치즈와 발효유는 각각 10%, 3.5% 인상했으나 11월부터 다시 출고가 기준으로 발효유 평균 10%, 치즈 제품 평균 15%, 컵커피 제품 7~12% 인상했다.

매일유업 역시 11월부터 요거트류 가격을 15~25% 올렸고 지난 6월엔 가공우유인 ‘우유속에’ 시리즈 3종의 출고가를 10% 인상 그 외의 제품들도 평균 5%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공업체들은 원유가 인상 발표가 식기도 전에 흰 우유 출고가 인상을 조정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제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흰 우유의 소비자가 결정은 유통업체에 달려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지난해 흰 우유 가격 분석 결과 우유 소비자가격을 형성하는 요소 중 유통업체의 판매가 인상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높은 수준의 우유 소비자가 형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유통업체 측이었다.

그러나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체 측은 평균 유통 마진율조차 공개하고 있지 않다.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소비자의 고통을 고려해 우유 유통업체 측은 높은 수준의 우유 가격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며 우유 가격 인상을 자제해야 된다.

현재 국내 낙농가 및 우유 시장은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다. 사료를 포함한 원부자재 가격 인상은 물론, 저렴한 수입산 우유(멸균우유)의 등장에 더해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2026년 이후엔 미국산, 유럽산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이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에 민감하고 큰 영향을 미치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원유가 결정 제도를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개편하는 등 여러 제도적 측면의 변화를 주고 있으나 당장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없는 현실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잠깐의 이익과 어려움을 면하기 위한 가격 인상보다는 어려운 시기를 같이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기업의 경영 의지를 소비자에게 보여 국내 우유 시장의 장기적 확장과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하길 바란다"라며, "유통업체가 밀크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우유 가격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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