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칼럼] ⑥ 곡물가격 급등... 식량주권 확보 노력 게을리 말아야
[김종덕칼럼] ⑥ 곡물가격 급등... 식량주권 확보 노력 게을리 말아야
  •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
  • 승인 2022.08.24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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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의 위기, 장기간의 코로나19 팬더믹,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일부 식량국가의 수출 중단 등으로 인해 세계적인 식량 생산 감소 및 곡물가격 급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도 문제다. 식량자급률이 19.3%에 불과해 해외에서 상당부분 식량을 조달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앞으로 매우 어려운 국면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식량조달이 원만하지 않아 부족 사태라도 일어나면 사재기 등 식량 폭동이 야기될 수 있다.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농업강국, 식량강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대다수 선진국처럼 우리도 식량주권을 가져야 한다. 식량주권은 국가와 농민, 소비자들의 농업, 식량정책, 영농, 소비 등을 결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 한 나라의 국민, 국가, 연합체가 그들의 농업과 식량 정책을 관장할 수 있는 권리
- 식량주권에서는 지역의 농업생산을 우선으로 여긴다
- 농민들이 땅과 물, 종자, 신용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다
- 농민들이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권리와 소비자들이 소비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
- 농민들이 생산 방법의 결정권을 가진다
- 자신의 나라를 값싼 농산물이나 식품으로부터 보호할 권리
- 농산물 가격을 생산 비용과 연계해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와 공정한 무역을 포함한다

식량주권은 다른 어느 주권보다도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식량주권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의 농업과 어업, 식량정책 등과 관련해 획기적 방안과 조치가 필요하다.

농업ㆍ식량 강국이 선진국… 철저한 대비 필요

미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튼튼한 농업에 기반한 농업강국이고 식량강국이다.

그러나 국제 무대에서 점차 선진국 대우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농업약국이고 식량약국이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역시 농업약국인 일본보다 낮다.

그럼에도 농민과 농경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식량자급률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우리의 밥상이 우리 농부가 농사지은 농산물이 아니라 외국에서 수입한 먹을거리로 차려지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에서 수입하는 식량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우리나라에서도 식량 부족, 식량 사재기 그리고 이로 인해 식량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 식량 폭동은 못사는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식량ㆍ에너지 취약해도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

모든 사물에 명암이 있듯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국민1인당 소득, 수출규모 등 경제측면에서는 단기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등의 밝은 면과는 대조적으로 부의 양극화, 엄청난 가계부채, 낮은 식량 및 에너지 자급률, 사회적 안전망 부재, 세대간 갈등, 여성차별, 노인빈곤, 산업재해, 세계 1~2위 자살률, 아동 자살, 세계 최저 저출생률 등은 어두운 면이다.

우리나라의 상태를 보면 사상누각이란 말이 떠오른다. 모래 위에다 집을 지은 것처럼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5,160만명이 살아가는데 핵심 중의 핵심은 식량과 에너지인데, 식량 자급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에너지 자급 상황은 식량보다 더 취약하다.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다른 나라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간의 양적 완화, 세계적인 물류 대란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황이고, 그 영향으로 식량 및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우리는 점점 더 큰 위기와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처해 있는 위험과 위기를 잘 모르고 있고,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안일하게 처신하고 있다. 우리 농업과 먹을거리 사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음식물 낭비도 아주 심하다.

에너지 사정도 만만치 않은데 무한한 것처럼 마구 써댄다. 이렇게 지내다가 긴급한 비상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유비무환으로 대비해야 하는데, 대비를 안하고 있어 걱정이다.

김종덕 회장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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