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칼럼] ④ 세계최대 슬로푸드행사 ‘테라마드레 2022’ 주제는 ’재생‘
[김종덕칼럼] ④ 세계최대 슬로푸드행사 ‘테라마드레 2022’ 주제는 ’재생‘
  •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
  • 승인 2022.07.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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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26일 이탈리아 토리노 도라 공원서 온라인 동시 개최
소비자가 유기농·자연농 등 재생 농업의 공동생산자가 되어야
파괴된 자연을 재생하기 위한 행동 의지 'Regeneraction' 강조

전세계에서 전개되고 있는 슬로푸드 운동 중 가장 큰 국제행사는 ‘테라 마드레(TERRA MADRE)’이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어머니의 땅’이란 뜻이다. 그동안 짝수년도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렸던 테라마드레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을 건너 뛰고 4년만에 오는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토리노 도라공원 현장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된다. 

슬로푸드국제협회, 이탈리아 피에몬트주정부, 토리노시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2022 테라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의 주제는 ’재생(REGENRATION)‘이다. 재생의 표본은 나무다. 나무는 가지가 부러져도 다시 자랄 수 있고, 잘 심어진 가지는 새 뿌리를 내려 그 스스로 나무가 되기도 한다. 자연에는 나무와 같은 재생의 예가 무수히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꿔 놓았고, 사람은 물론 지역 사회의 모든 종류의 관계를 손상시켰다. 이전에 우리가 직면했던 경제·사회적 불평등은 악화됐으며, 국제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져 재생을 필요로 한다. 슬로푸드 국제협회가 ‘2022 테라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의 주제를 ‘재생’으로 선정한 배경이다.

농업의 재생...새로운 경작법·목초지농사·공생농업으로 가능

올해 행사는 특히 '농업의 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업이 인류 문명의 발전에 기여한 바 크지만, 오늘날의 농업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에 기반을 두기보다는 효율성과 이윤을 중시하는 농산업이 되면서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해 경작지가 산성화, 사막화 되고 있다. 살충제, 제초제 등 농약사용은 땅과 물을 크게 오염시켰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단일작물 재배는 토종 종자 등 종자의 다양성을 해쳤고, 기계화는 가족농이 줄어들게 했다. 영농에 화석에너지 사용을 늘리면서 에너지 파동을 야기했고, 지배적인 관행 농업은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농업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 어렵고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재생해야 한다. 우리는 땅을 가꾸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단일작물 재배와 합성 화학물질에 의해 피폐해진 토양을 재생할 수 있다. 목초지 농사는 산지들을 재생함으로써 황폐함을 되돌릴 수 있다. 단일작물 재배 대신 다양한 종자를 심으면 농민들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제 농업은 관행 농업(conventional agriculture)에서 벗어나 공생 농업(symbiotic agriculture)으로 바뀌어야 한다. 유기농과 자연농이 늘어나야 한다. 농업의 재생은 다른 어느 부문의 재생보다 시급하다. 농업이 우리의 삶과 직결돼 있으며, 그것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농업의 재생에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고, 생산자인 농민들도 힘써야 하지만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농민들이 지속가능한 영농으로 재생하는데 소비자들이 함께 하고, 무엇보다 그들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해야 한다. 농업의 재생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재생 농업의 공동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토양-도시-푸드시스템의 재생 방안 모색... 농생태적 전환 계기될 것

‘2022 테라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에서는 세계가 직면한 기후, 건강 및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한 몰입형 전시를 비롯해 우리가 어떻게 음식을 통해 지구를 재생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련의 맛 워크숍과 테라마드레 키친, 컨퍼런스 및 교육 프로그램으로 푸드시스템의 재생을 모색한다.

올해 행사에서 다루는 주제는 토양 및 도시의 재생, 식량 정책의 역할, 사회적 농업, 지역사회 경제, 성평등, 합법성, 노동의 존엄성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해 급진적인 재생과 진정한 농생태적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계 도처에서 농업 관행, 생산과 유통, 식생활과 소비, 습관의 개선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 19 팬더믹이 아직도 진행중인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지구온난화 흉작으로 인한 식량가격 인상,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 여러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재생을 위한 대안과 실천 방향을 제시하는 ‘2022 테라마드레’에 각국 정부와 기업은 물론 시민단체, 개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

'2022 테라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는 전 세계 슬로 푸드 액션의 세 가지 중심 기둥을 떠바치는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슬로푸드 운동(Slow Food)의 생물 다양성에 대한 접근을 보여준다. 이것은 음식으로 시작되며 문화적 다양성, 전통적인 지식, 그리고 농촌 지역 공동체의 일을 포함한다.

만다라 모양의 정원이 특징인 두 번째 공간은 교육 전용 공간으로,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활동과 워크숍이 마련된다. 세 번째 공간은 행동주의와 지지를 위한 곳이다. 방문객들은 슬로푸드 캠페인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공공 정책의 의미 있는 변화를 장려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배울 수 있다.

'2022 테라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는 슬로푸드 회원들만 참여하고 즐기는 행사가 아니다. 행사의 결과가 정책이 되고 행동 지침이 되어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회원들도 현장 또는 온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

2022 테라마드레의 재생은 행사장에서부터 시작된다. 테라마드레가 열리는 파르코 도라는 토리노 교외의 오래된 제철소가 있었던 큰 공원이다. 그것은 도시와 테라마드레에 대한 강력한 상징으로, 산업화된 지역이 사람들과 지구를 위해 어떻게 녹지로 변할 수 있는지, 즉 재생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테라 마드레에서는 많은 컨퍼런스가 열리는데, 이번에 열리는 다섯 차례의 주요 컨퍼런스에서 국제 패널들은 농업에서부터 사회 영역, 도시-농촌 관계, 그리고 우리의 개인적, 일상적인 선택까지 모든 형태의 재생에 대해 토론한다. 농업과 식량시스템에서 재생이 왜 필요한지, 재생과 관련된 방법론, 재생 전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재생의 영어단어는 Regeneration이다. 이번 테라마드레에서는 재생과 관련된 행동(action)을 강조하기 위해 ‘Regeneraction’이라고 디자인했다. 2022 테라마드레 재생 논의와 실천의 제시가 슬로푸드 운동을 넘어 전세계 지구생태, 환경, 사회제도, 공동체, 개인의 생활 영역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를 가져오는데 계기가 되길 바란다.

테라 마드레는 차별 없이 존중하는 '환대'에 기초한 행사

테라 마드레는 환대에 기초한 행사다. 환대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래서 환대는 민주 사회, 정의 사회의 토대가 된다. 슬로푸드운동은 종교, 인종, 연령, 성별, 정치적 지향 때문에 차별하지 않는다. 개성과 다양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특히 생물다양성, 문화다양성을 중시한다. 다양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로푸드운동에서는 공동체, 사회, 국가의 언어, 전통, 관습, 음식과 음식문화를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한다.

슬로푸드 국제협회는 대표단에 대한 환대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나라의 경우 항공권을 포함한 5박 6일의 숙소, 식사 및 교통 일체를 제공하고, 경제 형편이 나은 나라에는 5박 6일의 숙소, 식사 및 교통편을 제공한다. 올해는 규모를 예전의 절반으로 줄여 150개국에서 3,000명의 델리케이트가 참가할 예정이다.

슬로푸드 운동의 환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다수 사람들은 실제 생활에서 알게모르게 타인을 차별적으로 대하며, 특히 자신보다 열등한 위치나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슬로푸드운동을 통해 환대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사람들을 동등하고 따듯하게 대하는 환대 문화와 실천이 우리나라에도 확산되기를 바란다.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도 '테라 마드레 2022' 행사에 26명이 대표단(delegate)으로 참석해 많은 것으로 보고 배우며 확산시키는 일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에드워드 무키비 신임 회장의 ‘생물다양성 기반 푸드시스템’ 활약 기대

슬로푸드국제협회는 지난 7월 16일 이탈리아 폴렌쪼에서 제8차 국제이사회 총회를 열고 카를로 페트리니 회장의 후임으로 에드워드 무키비(Edward Mukiibi)를 선출했다.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의 36세 청년인 무키비는 가족농 농민의 아들로 우간다 캄팔라 소재 마케레르(Makerre)대학교에서 농업 및 토지이용관리학을 전공한 열대농학자이자 이탈리아 폴렌쪼에 있는 미식과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먹을거리 및 농업인교육자로서, 사회적 기업가이기도 하다.

무키비는 2012년부터 슬로푸드국제협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해오다 2014년 2월, 그의 나이 28세때 부회장직을 맡았다. 우간다에서 일하며 열정적인 청소년 그룹을 만들고 농업 공동체와 협력해 온 무키비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75개의 아프리카 텃밭과 2개의 프레시디아(Presidia)를 만든 것이다. 프레시디아는 맛의 방주 생산자 지원 프로젝트다.

2006년부터 농촌 지역 어린이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무키비는 기부와 돈이 아니라 협력과 서비스 교환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옹호한다.

무키비 회장은 "2022년 테라 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는 지정학적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 기후, 공중보건 위기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과 제시된 다양한 대응들을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우리를 먹여 살리는 지역사회와 그들과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자연 세계 사이의 더 넓은 연결고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치적 경계를 넘어서는 음식의 미래에 대한 집단적 비전을 구축하는 것이다."라고 이번 대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은 1986년 태동한 후 창시자인 카를로 페트르니의 리더십에 의해 발전, 진화됐다. 이전 보다 더 어려운 시기에 슬로푸드 운동을 이끌 무키비의 활약과 역할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그는 아프리카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젊은이답게 보다 진취적으로 슬로푸드운동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가 언급한대로 산업식품 시스템에서 벗어나 식량주권에 기초한, 생물다양성이 기반을 둔 푸드 시스템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덕 회장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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