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문진섭 서울우유조합장 "'26년 낙농·유가공 시장 완전 개방돼도 두렵지 않아~"
[파워인터뷰] 문진섭 서울우유조합장 "'26년 낙농·유가공 시장 완전 개방돼도 두렵지 않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2.06.16 0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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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100%' 명성 이을 후속 타 'A2우유'와 '밀크쌀' 대항마로 준비
일찍이 FTA 체제 하 국내 산업 위기 극복할 묘수 프로젝트 추진
사료안정기금 조성과 유통비용 조정되면 원유가격 인상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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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4년 조합 역사상 최고 매출 기록...유업계 1위 저력 과시
아시아 최대 유가공 공장 ‘양주 신공장’ 경기 지역 관광 브랜드화
유업계 최초 ESG위원회 신설…‘친환경’ 에너지 절감 설비투자 강화
지속가능한 목장 운영 위한 예산 편성과 환경 조성 등 혼신 노력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

“서울우유조합은 2026년 완전 개방되는 국내 낙농·유가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두가지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우유 역사에서 '나100%우유'에 이어 또 하나의 새로운 획을 그을 ‘A2우유’와 ‘밀크쌀’이 바로 그것입니다. 

 

‘A2우유’는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진 우유로, 소화흡수가 잘되고 우유에 민감한 유아와 어린이 외에도 성인의 면역기능 강화는 물론 뇌발달 요소이자 항산화성분인 글루타치온을 생성해 심혈관질환, 알레르기, 자폐증과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등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는 A2우유를 프리미엄 명품 우유로 인정하고 있지요.

 

서울우유는 이러한 A2우유의 국내 생산을 위해 2020년부터 조합원 목장에 A2 정액을 공급해 왔는데, 향후 3~4년 이내에 A2 유전자를 보유한 젖소 두수가 70% 이상에 달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100% 우유’의 명성을 잇는 ‘A2 우유’ 대량 생산되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지요. 

 

현재 일부 유업체의 경우 A2 성분 함량이 70% 이상인 저지 젖소를 수입해 A2 우유를 소량 생산하고 있지만, 우리 조합은 홀스타인에 정액을 주입하는 방식의 품종개량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제품가격도 유기농우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유기농우유의 경우 젖소 사육 및 환경, 생산조건 등이 매우 까다로워 우리 조합의 1550 농가가 모두 참여할 수 없지만 A2 우유는 소의 정액만 바꿔주면 되고, ‘기능성우유’와 ‘영양식품’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 멸균유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내년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가면 시장 개방 시기에 본격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밀크쌀로, 우유시장이 완전 개방되는 2026년 비수기에 출시한다는 목표로 1년 전부터 준비해 왔는데,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쌀을 밀가루처럼 갈아서 우유를 혼합해 다시 쌀 모양으로 성형하는 제조방식이며, 샘플에 대한 품질 검사를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국산쌀과 국산분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가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분유를 원가에 공급함으로써 비수기 재고분유 누적으로 인한 손실 방지와 쌀소비 촉진의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입니다."

 

취임하면서 보관기관이 1년인 악성 분유재고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 조합장 선거 당시 내세운 27개 공약사항 중 24개를 이미 완수했다는 문진섭 서울우유조합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 낙농업계는 사료가격 인상에 정부 낙농정책들이 현실에 맞지 않다 보니 조합 창립 85년 동안 이렇게 어려운 상황은 처음 겪어 본다. 코로나 시기 학교 급식 중단으로 남아도는 우유 물량을 커피숍 등 신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삼아 수익을 냈다."며 "최근 용도별 우유가격 차별화 때문에 낙농제도 개편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언제까지 유업체를 보호할 것인가, 사료안정 기금을 만들고, 유통 비용을 조정해주면 낙농가들이 굳이 유대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음은 문진섭 서울우유조합장과 일문일답

Q 서울우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우유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와 마케팅 전략의 방향은?

“조합은 지난해 매출액 1조 8,434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해 2020년 대비 매출액 기준 약 5% 신장했다. 더불어 우유시장 점유율은 2019년 39.0%, 2020년 43.6%, 2021년 9월 누계기준 44.5%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조합은 학교 우유급식 중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온라인 맞춤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커피전문점 영업 확대 등을 통해 역대 최대 우유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 조합 매출액 목표는 1조 9,829억원으로, 2조원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100% 우유’ 출시 후 지난 6년간 우유 제품의 기본이 되는 원유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 2022년은 우유 시장을 세분화해 기능성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체 흰우유 시장의 2.5%에 불과하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락토프리 우유와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영양보충 단백질 음료 등 기능성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다.”

Q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업체별 이커머스 전략이 한창이다. 서울우유의 온라인 채널 운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맞다.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우리 조합은 유제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며 지난해 1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선제적이고 혁신적인 소비자 트렌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3L 대용량 ‘나100%’ 우유를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출시하는 한편 온라인 전용 브랜드 ‘클릭유(Click U)’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8년 자사몰 ‘나100샵’을 오픈한 이후 우유, 치즈, 발효유, 가공품 등 유제품 외에도 다양한 식품을 판매 중이다. 조합은 농가의 판로 확보 및 소득 증대를 위해 ‘나100샵 우리 농산물 코너’를 통해 100% 국내산 농수축산물을 판매,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입점 업체와 제품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Q 수입산 멸균유 소비 증가와 국내 원유가격 인상 등으로 국산 우유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서울우유의 대응 방안은?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은 전년대비 103% 증가했다. 수입 멸균유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 내외로 미미한 수준이나 FTA로 인해 매년 관세율이 낮아지고 있으며 2034년이 되면 모든 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수입 멸균유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산 우유 제품과의 가격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우유를 구매하는 데 있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조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처럼 건강한 우유를 마시기 위해서는 원유의 품질과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나100%’ 제품을 통해 세계최고 수준으로 원유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한 우유를 공급하기 위해 국내 유업계 최초 콜드체인시스템 적용했고, 제조일자 표기 등 우유 품질 향상을 위한 혁신과 노력을 지속해 왔다.

보다 신선하고 건강한, 최고 수준의 우유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조합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유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우리나라 대표 유업체인 서울우유가 고객 건강을 위해 묵묵히 지켜야 할 약속이다. 

Q ‘아시아 최대 규모 종합 유가공 공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서울우유 양주 통합 신공장의 생산 규모와 가동률, 홍보 계획이 궁금하다.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은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설립됐다. 2022년 1월 기준 하루평균 819톤의 원유를 수유해 우유, 분유, 연유, 발효유, 버터 등 다양한 유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 일평균 원유생산량의 약 15%를 양주신공장에서 처리하는 셈이다.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견학홍보관을 건립하고 있다. 견학자의 단순한 관람 형태를 벗어나 인터렉티브한 요소를 가미한 최첨단 체험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양주시, 경기관광공사 등과 함께 아시아 최대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 브랜드를 경기북부 관광자원과 연계해 산업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Q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낙농가 및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서울우유 조합원들의 원유 수급 상황과 관련 지원책은? 

“남미지역 가뭄으로 옥수수와 대두의 흉작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최근 국제 곡물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조사료의 경우 매년 작황에 따라 수급 편차가 큰 품목이다. 특히 최근 가뭄과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해외의 조사료 작황이 좋지 않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조사료 가격의 등락이 반복되고 있고 수급도 불안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까지 겹쳐 국내 조사료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고, 현지 재고부족 및 가격 상승으로 인한 낙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는 조합원 목장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5월까지 사료판매사업에서 13억여 원의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사료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향후 조사료 쿼터 자유화에 대비하고 조사료 가격 안정 및 안정적인 물량확보를 위해 현지에서 조사료를 재배하는 방법을 포함해 가공,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조합원의 지속적인 목장 경영과 실익 증진을 위해 올해 교육 및 지원사업 예산을 약 625억원 편성했다. 영농지도 및 지원, 교육, 홍보 선전, 조사 연구, 복지 등 조합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Q 현재 서울우유 조합원수와 낙농 2세 후계 구도는? 

“5월 30일 현재 서울우유 조합원수는 1,512명이며, 후계자 보유 비율은 지난해 기준 47.6%로 조사됐다. 미허가 축사 적법화 추진 과정 중에서 후계자에게 승계가 이뤄지며 최근 3년의 후계자 비율을 보면 2018년 48.6%, 2019년 50.0%, 2020년 49.0%로, 2019년을 정점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낙농기술 아카데미 교육은 14건, 낙농정보 및 기타교육은 37건으로 총 51건의 교육을 실시했다. 조합은 목장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후계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체 낙농정보시스템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교육으로 집합교육을 대체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별 낙농컨설턴트를 통해 후계자가 원하는 교육 주제를 파악 후 전문가를 통한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지면으로 정리해 목장에 전달하고 있다.”

Q 낙농산업의 현안 과제와 해결 방안은? 

“원유 가격의 생산비 연동제 폐지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상호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실정이다.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미래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최선의 합의점에 도달하길 희망하고 있다. 

한국 낙농산업은 FTA로 인해 2026년 완전 개방 시대를 앞두고 있다. 조합은 국산 유제품 시장 육성, 낙농제도 개선 등의 낙농산업의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수급 안정이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국내 낙농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를 포함한 산업 구성원들의 공감대는 물론 낙농기반 보호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Q ESG는 기업 경영의 필수조건이다. 서울우유의 ESG경영 실천을 위한 목표 및 계획은?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를 기치로 내건 조합의 경영이념은 대한민국 낙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고 있다. 조합은 생산하는 유제품을 통해 사람과 사회, 지구를 건강하게 하고, 상생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 하고자 한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2월 유업계 최초 ESG위원회를 발족해 전담부서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ESG위원회를 거쳐 즉시 시행한 안건은 ‘친환경’이다. 멸균팩 재활용을 위해 협회에 가입해 그 의지를 다졌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또한 전사적으로 일회용 종이컵 대신 다회용 개인컵, 친환경 복사용지 사용 등 모든 임직원들이 환경 친화적인 일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합은 유제품 기업답게 재생에너지 사용에 보다 적극적인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소비자가 유제품을 섭취하기 위해 필요한 포장지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자원순환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멸균 제품에 부착되는 빨대를 종이재질로 교체 중이며, 제품 패키지도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바꾸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젖소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와 축분 등 친환경과 밀접한 동물복지 투자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서울우유의 ESG경영 실천이 곧 시행될 ‘탄소중립기본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탄소저감 로드맵’을 설정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Q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와 포부는?

“조합의 연 매출 2조원 달성을 위해 우수한 원유품질 유지와 안정적인 공급은 필수조건이다. 이에 조합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목장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34명의 현장 컨설턴트들이 1,500여 목장을 분기 1회 이상 방문해 젖소의 생산성 향상과 환경 개선을 돕고 있다. 착유시설과 낙농기계 수리뿐 아니라 환경 민원으로 힘들어 하는 목장을 위해 분뇨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가 인상 등의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조, 단미사료 창고를 계획하고 있다. 창고 규모는 2,550평으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파주, 포천, 남양주에 마련될 예정이다. 창고가 완공되면 조합원의 목장 경영이 보다 안정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밖에 화재 위험에서 조합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열화상 카메라 보급 및 점검 서비스 제공,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복지지원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합원이 안정적인 원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합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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