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사람들] '오뚜기냉동피자'로 세계 석권 노리는 (주)조흥 김성태 대표
[앞서가는 사람들] '오뚜기냉동피자'로 세계 석권 노리는 (주)조흥 김성태 대표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2.06.13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면처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필수식품'과 'K-푸드' 반열에 올려 놓을 것"
이태리 화덕피자 특유의 도우맛 구현 위해 차별화된 배합비가 핵심 요인
치즈볼·치즈스틱으로 아시아 입맛 사로잡은 저력 발판 냉동피자로 해외시장 개척
김성태 (주)조흥 대표가 최근 3세대 냉동피자로 선보인 역작 '오뚜기화덕스타일' 피자의 특징과 경쟁력을 설명하고 있다.

"냉동피자요? 제대로만 만든다면 어마어마한 세계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합니다. 냉동피자의 품질이 고급 수제 전문점 수준까지 개선된다면 현재 세계인들이 그 맛에 깜짝 놀라는 '코리안 프라이드치킨' 못지 않은 블루오션 시장이 될 것입니다. 조흥은 '오뚜기냉동피자'를 라면처럼 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필수식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밤낮 없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오뚜기화덕스타일피자'를 개발 출시한 (주)오뚜기의 모기업인 (주)조흥 김성태 대표는 대량생산 체제의 냉동피자를 세계인이 찾는 'K-푸드' 반열에 올려 놓겠다는 꿈과 비전을 이렇게 설파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주)조흥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김성태 대표는 "우리 식생활에서 밥(쌀)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빵, 라면, 만두 등 밀가루 식품을 꼽을 수 있는데, 냉동피자 역시 밀가루를 원료로 한 대용식 카테고리에 충분히 적합한 품목이다."고 강조한다. 흔히 배달 외식의 대표 메뉴로 짜장면, 치킨, 피자 등이 선호되고 있는데다 아직까지 빵은 간식 개념으로,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는 그 하위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냉동피자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다만, 냉동피자의 품질을 셰프의 손맛으로 직접 만들어 화덕에 구워내는 전문점 수준만큼 높아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할 때라는 단서를 빼놓지 않는다.

 

김 대표가 국산 냉동피자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보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만의 각종 소스를 곁들인 융복합을 통해 예술에 가까운 독창성을 자랑하는 프라이드치킨에 동남아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 현지인들이 열광하는 것과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등에 개설된 우리 브랜드의 피자 매장이 연일 북적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힌트가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식품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K-푸드 열풍은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자체를 BTS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대표는 "동남아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를 동경하며 떡볶이, 치킨 등의 매력에 푹빠져 있는 것이나, 조흥의 치즈볼, 치즈스틱에 외국인들이 홀딱 반한 것은 물론 가게 이름을 우리말 그대로 ‘분식’이라고 사용한 뉴욕의 핫도그 가게가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이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캐나다에 유학생이 한국 치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보고 공부를 포기한 채 외식사업에 뛰어들 정도면 말 다하지 않았느냐"며 한국산 냉동피자의 글로벌 시장 석권이 단지 이루고 싶은 상상 속 미래가 아니라 머지 않아 눈앞에 펼쳐질 현실이라고 역설하는 김성태 대표의 냉동피자 시장 전망을 자세히 들어봤다.

(주)조흥 김성태 대표(왼쪽)는 매출비중이 15%에 달하는 피자사업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김재유 연구소장과 수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있다.

다음은 김성태 대표와 일문일답 

Q 2018년 오뚜기가 국내 시장에 냉동피자 처음으로 선보일 때 이미 화덕에서 구운 피자라며 차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금와서 화덕스타일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산 냉동피자의 효시 제품은 오뚜기피자다. 이 제품을 개발할 당시 이태리 돌판오븐을 사용했기 당시 일부 매장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수입 냉동피자와 차별성하기 위한 강조점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반적인 냉동피자가 1세대라면, 지난해 피자 엣지(끝)부분에 치즈와 콘크림이 들어간 크러스트 피자를 선보이며 2세대 타입 피자시장을 열었다. 따라서 이번에 선보인 화덕스타일 피자는 3세대 타입이라 할 수 있다. 

전문점 수준의 피자를 냉동피자로 구현하자라는 컨셉으로 2년간 직화오븐을 갖춘 피자 생산라인 증설하고 제품을 개발해 내놓은 것이 화덕 스타일 피자다.

그동안 피자 시장의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피자의 본고장인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출장을 통해 현지 맛을 탐구했으며, 국내 시장에서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수렴해 개발한 결과물이다.

Q 일반 피자와 화덕 스타일 피자의 차이점은?

“기본적으로 도우 배합비가 다르다. 고급 피자전문점에서 만드는 오리지날 화덕피자의 배합에 최대한 가깝도록 개발했다. 따라서 일반 피자와 성분 조성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에서의 발효 공법이나 시간, 오븐의 온도도 모두 다르다.

한마디로, 화덕에서 피자를 굽는 방식 그대로 재현했다고 보면된다. 불을 쬐면 피자의 도우가 부풀어 올라 겉만 살짝 타거나 가장자리 엣지 부분이 피자 안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구원져 바삭하고 고소한 맛 등을 구현하는 방식이므로 일반 피자 제조공법과 다를 수밖에 없다.

Q 그러한 공법은 경쟁사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뚜기 화덕스타일피자’는 이미 성업 중인 O피자나 B피자 등 소규모 피자집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화덕피자를 급속 냉동시켜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에 유사제품이 안나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오뚜기 화덕스타일피자는 이들 수제 피자집의 공급 물량이 한정돼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문제를 자동화 라인으로 해결한 것으로서 유사한 형태의 냉동피자는 나올 수 있겠지만, 경쟁사들이 기존 자동화 양산 체제로 쫓아오려면 기술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설비라인 공정에서 화덕 스타일의 피자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지금부터 연구한다 해도 최소 1년 반 정도는 걸릴 것이다.“

Q CJ제일제당이 미국 슈완스 기술로, 풀무원은 엣지부분을 없앤 기술로 외식 전문점 수준의 피자임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화덕스타일 피자로 맞붙은 형국인데, 오뚜기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오뚜기 화덕스타일 피자의 차별점은 도우 부분에서 확실하다. 현재 경쟁사의 냉동피자 제품 도우는 오뚜기 일반 불고기나 콤비네이션 피자와 같은 수준이다. 일반 피자의 경우 토핑으로 무엇을 올릴 것인가, 얼마나 감칠맛 나는 소스를 사용할 것인가 등이 차별화의 관건이다.

그러다가 조흥(오뚜기피자)이 먼저 도우와 엣지 부분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이후 프리미엄급 전문점 수준의 피자를 지향하면서 화덕피자를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오뚜기의 일반피자가 저가 시장에서 방어적인 역할을 한다면, 화덕스타일 피자는 전문점 수준의 맛으로 독자적인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오뚜기 화덕스타일 피자는 미국스타일 피자가 아닌 이태리 화덕피자의 쫄깃하면서 고소한 도우 맛을 최대한 가깝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고급 화덕피자 전문점에서는 일반 밀가루보다 2~3배 비싼 이태리 럼밀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중화하기 어렵다. 오뚜기 화덕스타일 피자는 차별화된 반죽 레시피를 개발해 화덕피자 고유의 맛과 질감을 살리는 배합비를 찾아낸 것이 우리만의 노하우다. 화덕스타일피자를 개발한 연구원은 수년간 피자업계에서 종사한 인물로, 직접 피자전문점을 운영하기도 해 최고의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노력으로 일군 도우 차별화가 첫 번째 핵심요인이다.

그 다음은 설비의 차별화다. 설령 최적의 도우 배합비를 알아낸다 하더라도 생산설비의 어느 부분에서 변화를 주기 때문에 현장을 직접 보지 않는 한 유사제품을 만들기 힘들 것이다.“

화덕피자 전문점의 고급진 맛을 구현한 3세대 '오뚜기화덕스타일' 피자
냉동피자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오뚜기화덕스타일' 피자를 개발한 피자 전문가 (주)조흥 중앙연구소 정상윤 연구팀장(오른쪽)과 연구원

Q 화덕스타일 피자를 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피자는 일단 식으면 맛이 없어진다. 피자를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처음엔 부드러워도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이 날아가 질겨지고, 특히 광파 오븐에 조리할 경우 도우가 딱딱해지는 단점이 있다. 대부분 집에서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데, 얼마나 따뜻한 상태에서 먹느냐가 관건이다. 작은 사이즈의 1인용 우노피자가 출시된 이유이기도 하다.

화덕스타일 피자를 개발할 때 에어프라이어, 오븐, 전자레인지, 프라이팬 등 네가지를 조리조구를 사용해본 결과 상온해동 후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했을 때 가장 맛이 있었다. 그래서 조리법에 30분이상 자연 해동하고 에어프라이어로 구울 것을 추천하고 있다. 이때 냉동상태로 조리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분이 날라가 뻣뻣해진다.

화덕피자는 섭씨 480~500℃에서 순간적으로 구워내는 방식이어서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이 가장 유사하다. 직화 오븐에 구워 생긴 에어버블의 불향 풍미와 쫄깃한 식감, 바삭함, 손으로 만지면 미세한 가루등을 직접 느끼는 최상의 조리법이다.“

Q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와 조흥의 피자사업 비중은?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올해 1000억~1200억원 규모를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간 시장 경제를 묶어놓았던 코로나19관련 규제도 완화되고 고급 피자제품이 출시돼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오뚜기가 피자를 출시하기 전에는 수입 냉동피자 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국산에 밀려 거의 맥을 못추고 있는 실정이다.

조흥의 피자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조흥은 B2B 회사로서, 주로 업소용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유일하게 피자 제품만 B2C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조흥 사업 중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치즈류이고, 그 다음 냉동피자, 소스류, 냉동감자, 이스트, 빵크림(필링제) 순이다. 전체 매출은 매년 12~13%씩 성장하고 있지만, 피자사업은 시작할 당시 매출 2억원 수준에서 50억까지 피크를 찍은 후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냉동피자 시장은 초창기 오뚜기가 거의 독점을 하다가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대기업을 비롯해 영세 업체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전체 파이가 커지는 동시에 업체별 점유율도 달라졌다. 지금은 전체 시장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B2B 학교급식 등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조흥 김성태 대표(왼쪽)는 매출비중이 15%에 달하는 피자사업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김재유 연구소장과 수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Q 화덕 피자 다음은 무엇을 준비하나

“오뚜기 냉동피자는 현재 동남아 시장에 수출되는데, 지금보다 더 맛있게 한국적인 맛을 구현하면 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냉동피자는 배달피자에서 비해 편의성과 가성비가 높을 뿐 아니라 라면 조리보다 쉬워서 경쟁력이 충분하다.

‘냉동피자를 해동해서 조리했을 때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 피자와 맛 품질 차이가 없다면?’이란 화두로 제품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자동화로 대량생산되는 피자가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피자와 같은 도우 맛을 낸다면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시장에 팔아도 대박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식문화 강국이다.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치킨도 우리 전통음식이 아니지 않은가. KFC, 파파이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치킨 시장을 형성했지만, 지금은 토종 브랜드들이 평정했듯이 피자 역시 우리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다면 해외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연구를 오뚜기와 진행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나라마다 맛이 다른데다 아직은 수요물량이 적어서 비용이 발생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공급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은 우리나라 시장대로 수요를 창출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태리 냉동피자 회사와 한국 냉동피자 회사 중 누가 글로벌 영업을 더 잘할까. 이태리는 본고장 맛을 찾아 오는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수출사업에 힘을 쏟을 필요가 없겠지만, 우리는 이미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이미 떡볶이, 핫도그, 치즈볼, 치즈스틱 등과 같은 제품으로 신시장을 개척한 저력이 있다.“

라면처럼 자꾸만 먹고싶은 주식개념의 고급 냉동피자 개발에 여념이 없는 '오뚜기 화덕스타일 피자' 개발의 산실인 (주)조흥 연구소 내부 모습.

Q 4세대 피자는 어떤 개념인가?

“후발업체들이 냉동피자 사업을 시작할 때 오뚜기 피자를 모방하지 않았겠는가. 일단 기존 제품과 비슷한 맛을 내서 시장을 20~30% 가져갔다고 보면 우리는 그만큼 시장을 잃은 셈이다. 1세대 냉동피자의 한계를 2세대 치즈크러스터로 타개하고, 3세대 화덕피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면, 4세대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 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냉동피자 시장에 대한 전망을 매우 밝게 보고 있다. 국내 만두 시장을 보면, 짧은 기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지만 아직도 주식보다는 간식 개념이 강하다. 그러나 피자는 절대적으로 사이드 메뉴가 아닌 주식 아이템이란 점에서 만두를 능가하는 시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우리가 라면을 끊을 수 없는 이유가 수프 특유의 국물 맛과 면발의 식감 때문이다. 집에 밥이 있어도 라면을 찾게 하는 매력 포인트다. 라면과 같은 '끌리는 맛'을 냉동피자에서 구현한다면 구태여 번거롭게 피자를 배달시켜 먹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가정에서 냉동제품을 구비해놓고 에어프라이어에 수시로 구워먹는 크로와상을 들 수 있다.

4세대 피자는 라면처럼 한끼 식사로 자꾸 먹고 싶은 냉동피자이다. 조흥의 피자사업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에 ‘잘만 만들면’ 비싼 제품을 번거롭게 배달주문하는 것보다 냉동실에 구비해 놓고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주식 아이템이 될 것이다.“

오뚜기피자를 생산하는 (주)조흥 본사 전경. 앞에 서 있는 이는 김재유 연구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