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창간특집] ④ 4차 산업혁명과 식품산업의 미래
[FI 창간특집] ④ 4차 산업혁명과 식품산업의 미래
  • 이광호 한국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 승인 2017.11.11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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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사에 새로운 산업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제안했던 내용으로 인공지능과 유전학, 나노 기술, 3D 프린팅 등 새로운 기술이 서로 증폭시키면서 만들어 내는 생산체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구글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알파고가 놀라운 바둑 실력으로 이세돌 9단에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4차 산업혁명이 개념이 화두가 되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근간인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개발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 구글은 2001년 이후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딥러닝, 음성인식 기술, 자연어처리 기술에 약 33조원의 인수합병 자금을 투입했다. 또한 바이오, 자율주행차, 로봇 등 다양한 영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올해 1분기 기준 39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또 다른 글로벌 기업 페이스북 역시 2015년 이후 매 분기 약 10억 달러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챗봇 시스템 강화로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화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이광호
한국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우리나라의 경우도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여 사용자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 및 반응형 시스템을 갖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여 자산 관리부터 금융서비스 판매, 소비자 응대 등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렇듯 아직은 제조업에 기반을 둔 기업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둔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식품분야에도 제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접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상현실에서 식기류로 저칼로리 음식의 향을 느끼고 섭취하는 ‘프로젝트 너리시드(project nourished)'가 시연됐고, 영국에서는 약 2,000여 가지의 요리가 가능한 셰프 로봇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렇듯 공상과학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들을 실생활에서 경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식품산업이 가장 많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와 관련된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이 생애 주기별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모니터링과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식품위해에 관한 사람의 실수를 보완하고 인력의 관리가 부족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대한 관리지원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도 있다. 일례로 얼마전 우리나라의 식품안전에 논란을 야기했던 살충제 계란을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이용하여 관리한다면, 우선 생산단계인 양계장에서 살충제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를 하고, 유통물류단계(저장,운송,도소매)에서 센서 기반의 전주기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 그리고 최종 소비자 판매 바로 직전에 계란에 대한 살충제 잔류 자동검사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식품시장도 약 164조원을 돌파하고, 연평균 약 4.4%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0년에는 매출액 260조원, 고용 212만 명을 담당할 정도로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식품산업은 반도체 같은 제조업과 달리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산업은 아니지만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기본 요소인 의식주 중에 하나이고,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는 미래 산업이다. 국내 식품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1.69%에 달하지만, 식품업체의 경우는 0.23%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국가 연구개발 예산에서도 식품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비하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에 많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식품산업이 지금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식품산업에 존재하는 주체들이 융합하거나 상생협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관련 부처의 수많은 규제 및 법 제도들도 하루빨리 ‘4차 산업혁명’에 맞춰서 개편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규제틀이 새로운 산업의 성장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 식품산업도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융합된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패러다임으로 성장 동력을 구축해 나갈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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