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1주년 맞는 백형희 한국식품연구원장 "소통·신뢰·화합의 조직문화 조성...연구경쟁력 차별화"
[인터뷰] 취임 1주년 맞는 백형희 한국식품연구원장 "소통·신뢰·화합의 조직문화 조성...연구경쟁력 차별화"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2.04.0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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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분야 유일 정부출연 연구기관 '건강한 장수 위한 식품 기능 ·식품산업 원천기술 개발' 솔루션 제공
조직문화 혁신에 나선 백형희 제15대 한국식품연구원장

“건강한국 실현에 기여하는 세계 수준의 식품 연구기관을 만들겠습니다. 소통과 신뢰, 화합의 조직 문화로 역동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차별화된 경쟁력를 갖는 식품연구원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년 4월 26일 제15대 한국식품연구원에 부임한 백형희 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그런 그가 곧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한국식품연구원(이하 한식연)은 식품 분야의 연구 개발과 공익가치 창출, 성과 확산 및 기술 지원을 하는 곳이다. 창의적 식품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사회 문제를 해결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공헌하는 것을 기치로 삼고 있다. 물론 식품산업의 혁신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백 원장은 취임 당시 이러한 연구원 본연의 기능을 한층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러한 구상들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한국식품정보신문_푸드아이콘은 취임 1주년을 앞둔 백 원장을 전주에 있는 한국식품연구원장 접견실에서 만났다. 임기를 시작하고 3분의 1을 지나는 시점에서의 소회와 포부를 듣기 위해서다. 

백 원장은 "건강한 삶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욕구가 높아질수록 식품분야에 거는 새로운 기대도 크다. 한식연은 이러한 요구에 충실히 부응하기 위해 국민의 건강한 장수를 위한 식품의 기능 연구와 품질·안전 연구 뿐 아니라 식품산업 원천기술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Q. 작년 4월 제15대 한국식품연구원장 취임식에서 식품연구원도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변화와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 융합연구 활성화 조직 개편 자기주도적 연구환경 조성 및 2026년 연구사업 목표 체계 설정

백형희 제15대 한국식품연구원장

“식품분야 유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모든 연구는 미래를 최대한 예측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원의 역할과 중장기 전략을 재정립하는데 집중했다. ‘건강한 식품, 안전한 식품, 미래의 식품 및 식품연구 혁신’을 주제로 모든 국민의 일상에 ’나의 건강을 위한 최적의 식품‘,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 ’나에게 필요한 편리한 식품‘이란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했다.

2026년까지 연구사업 목표 체계를 설정했다. △식품기능연구를 통한 건강백세 실현기술 개발 △국민이 신뢰하는 식품유통 구현을 위한 품질‧안전 관리기술 개발 △신시장 창출 위한 식품산업 원천기술 개발 △세계 시장 대응 식품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이 그것이다.

연구원 경영 부문 또한 새로운 목표로 세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R&D 역량 강화 기반 조성을 위해 융합연구사업 활성화 조직을 개편해 자기 주도적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자율과 책임하에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것이 한 예이다. 대내외 소통과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지원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직원-경영진 간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감과 경청의 열린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Q.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공익 실현을 위해 산업계와 협력이 필수요소다. 현재 식품업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사업과 대표적 성공사례는?
☞ 총 연구사업의 30% 식품업계와 공동 추진... 건기식 기술이전 및 제품 상용화 성공 외 대상(주) 등과 5G기반 식품생산·관리 기술 개발 추진

"식품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연구사업비의 약 30%를 식품업계 등과 공동협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1년 총 사업비 413억원 중 정부수탁은 114억원 규모이다. 대표적인 예로서, 과기정통부와 농식품부로부터 수주받은 5G 기반 식품안전생산기술개발사업이 있다. ‘21~‘25년까지 5년동안 총 21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식품 제조·가공에 필요한 품질·안전 강화, 생산·공정 효율화를 위해 5G기반 식품 생산·관리 기술 개발을 목표로 대상(주), 우신산업(주), ㈜김치라인 등과 같은 식품업계와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원은 또 식품기업에 기술이전과 제품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여성 갱년기 건강개선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YT1(Lactobacillus acidophilus YT1, 이하 YT1)’을 개발해 휴온스에 기술 이전했다. 이듬해 출시한 여성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엘루비 메노락토 프로바이오틱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7억원을 기록하며 여성 갱년기 건강기능식품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식품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상시 기술지원과 인프라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인력 지원, 우수식품인증지원, 식품 유래 미생물 분양 및 시제품 제작 지원 등도 이에 포함된다."

Q. 한때 정부는 할랄식품을 블루오션으로 간주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무슬림국가들과 인증동등성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지금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연구원의 할랄식품산업 생태계 조성 노력은?
☞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서 업무 수행... KOLAS·KMF 할랄인증 취득 국내 유일 국제공인 할랄연구실 보유, 작년 할랄식품 수출 2년새 2.7배 증가

백형희 제15대 한국식품연구원장

"2016년 할랄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개소한 식품수출지원센터를 2017년에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로 변경 운영하고 있다.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는 할랄식품 분야는 물론 비건, 코셔 등 해외식품 인증은 물론 관련 식품산업 발전과 기반 조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한다. 할랄연구실 운영, 수출기업 기술지원, 수출정보제공, 전문인력 양성 등 종합적인 지원 외에도 기업별 맞춤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할랄연구실은 pork ID 분야와 에탄올 분석 분야에 대해 국제표준인 시험기관의 적격성에 관한 요구사항(ISO/IEC 17025)에 따른 KOLAS 인정을 획득했고, 지난해 한국이슬람교(KMF)의 할랄인증을 취득함으로써 국내 유일의 국제공인 할랄연구실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국내 농식품 수출기업은 주요 하람성분(pork, 에탄올)에 대한 분석을 한국식품연구원 할랄연구실에 의뢰하고 있으며, 할랄인증기관은 식품연구원 시험성적서를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해당 시험성적서 발급량은 ‘19년 497건에서 ’21년 1,373건으로 무려 2.7배나 급증했다.

할랄인증에 대한 기업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내 수출기업이 동남아 등 할랄식품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전체 농식품 수출에서 이슬람권 식품시장 비중이 ‘19년 9.7%에서 ’21년 10.7%로 증가한 것 역시 국내 수출기업의 할랄식품시장 진출이 활발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Q. 식품연구원은 '백세 장수시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사명감을 가지고 위상을 높이는 노력을 경주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한 계획과 포부는?
☞ 개인맞춤형 기능식품-식품전주기 안전·품질관리기술-신시장창출 원천기술-글로벌 대응 산업생태계 혁신 연구 등 추진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식품은 의·식·주를 구성하는 필수소비재인 동시에 우리 국민의 건강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에 식품연구원은 ‘건강한국 실현에 기여하는 세계 수준의 식품 연구기관’을 목표로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개개인의 다양한 건강 고민을 해결해주는 맞춤형 식품 건강식품 연구, 식품 전주기 안전·품질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한 안전한 식품 연구, 인구구조 변동, 지속가능성 등 기술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식품 또는 미래식품 연구, 그리고 건강·안전·신식품이 가능하게 하는 식품R&D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식품기능연구를 통한 건강백세 실현기술 개발 △국민이 신뢰하는 식품유통 구현을 위한 품질·안전 관리기술 개발 △신시장 창출을 위한 식품산업 원천기술 개발 △글로벌 시장 대응 식품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나아가 식품 분야의 연구개발, 공익가치 창출, 성과확산 및 기술 지원 등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Q. 성장가능성이 큰 중소·중견기업 중 기술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를 패밀리기업으로 지정 지원하고 있다. 현황과 향후 계획은?
☞ 작년 기준 110개소 지정 애로기술 지도·자문·컨설팅 시행... 상품화 가능성 진단 위한 소비자조사와 판로개척 지원도 신규 도입

"2014년부터 국내 식품기업 중 성장가능성이 높고 경쟁력 있는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을 선별해 '한국식품연구원 패밀리기업'으로 지정하고, 연구원의 R&D 인프라(인력, 장비·시설 등)를 활용한 기업 수요 맞춤형 기술 지원을 통해 식품 중소·중견 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현재 패밀리기업은 110개소이며, 기업지원 전담인력 및 전문위원을 분야별, 권역별로 배치해 애로기술 지도·자문 및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기술적 애로사항이 난이도가 있거나 현장기술지원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 연구원 내부 전문가와 연계해 단기 연구지원 형태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패밀리기업의 시제품·완제품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있는 맞춤형 소비자 조사(기호도 감각평가, 마케팅 설문조사 등)는 상품화 가능성을 진단·평가해 국내외 시장 안착을 돕는 신규 지원 영역이다. 여기에 패밀리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판로 개척을 위한 주요 식품전시회 참가지원, 유통·판로개척 지원, 식품전문 기술교육 훈련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니즈를 반영한 또 다른 영역의 맞춤형 기술지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원은 패밀리기업의 미래 혁신성장을 위해 식품분야 신진 연구·기술·노하우를 활용해 획일적인 일회성 지원방식을 지양하고, 기업별 이력추적관리시스템 도입 및 모니터링을 통해 기업별 선제적 현장 애로기술 해결, 사업화 및 기술 고도화 등 수혜기업의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북지역 기업 대상 기술개발 수요를 발굴해 지역상생을 도모하고, 대기업과의 상호 협력을 통한 수요 기반 R&D 수행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전문적 역량 개선뿐만 아니라 혁신기업으로의 육성을 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중소식품기업의 국산 농축산물 기능성 연구 및 원료 등록을 위한 식품기능성평가 지원사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은?
☞ 국산 농축산물 유래 우수소재 기능성 연구... 올해부터 준비단계 추가해 전주기 원스톱 맞춤 지원으로 확대

"농식품부에서 주관하고 식품연구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식품기능성평가지원 사업은 2009년부터 식품기업을 대상으로 국산 농축산물 유래 우수소재의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지원(인체적용前시험·인체적용시험·기능성원료 등록 지원)이다.

올해부터는 중소기업들의 수요에 따라 준비단계 지원이 추가돼 전(全)주기 원스톱 기업맞춤지원으로 확대됐으며, 금년에는 돌외, 엉겅퀴, 유자 등 30여개의 우수소재가 선정됐다. 이 지원 사업을 통해 작년에 6개 국내 소재가 식약처 개별인정형원료로 등록돼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매출 증진 및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15편 이상의 SCI논문 게재를 통해 국외에도 우리 국산 소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수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본 사업은 매년 1월경에 공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의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올해 역점사업과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
☞ 
 비대면 맞춤식품 건강관리 AI융합 솔루션-ICT기술 활용 농식품 생산·가공·유통이력·품질특성 등 정량화-식품의 맛정보 디지털화 추진 계획

"한국식품연구원은 한국판 뉴딜 실현과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AI와 ICT 융합기술, 식품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미래사회 대응 식품기술 등을 주요 연구분야로 설정하고 차기 연구 과제를 기획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의 한국판 뉴딜의 실현을 위해 ‘비대면 맞춤식품 건강관리 AI 융합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총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식품통합 정보, 대사성질환 NutriOmics DB 및 AI 기반 활용플랫폼 구축을 통해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맞춤식품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고 식품분야 AI 융합기술 확산을 실현하고자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식품유통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식품의 품질 및 안전에 대한 정량적 정보 제공과 위해요소 예측이 가능한 지능형 품질안전 유통관리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해당 기술 수요 대응을 위해 주요 농축수산식품의 생산·가공·유통이력과 함께 식품의 품질특성과 안전 정보를 ICT 기술을 활용해 정량화하고 디지털화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식품의 제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유통단계에 대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식품 생산유통 통합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보급하고자 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에서 실감 나게 오감 정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실현하는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다. ‘맛’은 식품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초기단계로 아직은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식품분야 유일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선도적으로 ‘맛’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식품의 맛 정보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다학제적 융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맛 DB를 활용한 맞춤식이, 新식품유통, 디지털 교육 컨텐츠 등 식품산업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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