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값싼 수입 유제품 공세 맞설 혁신제품 개발 및 사업다각화 추진
서울우유, 값싼 수입 유제품 공세 맞설 혁신제품 개발 및 사업다각화 추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07.09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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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 중심 탈피 치즈 발효유 등 고부가제품 개발 및 관련 식품사업 확대 계획
혼밥족 등 겨냥 식사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우유관련 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 종로점 등 신규 매장 예상밖 호응...연내 2개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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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헌 조합장, 창립 81주년 맞아 기자간담회서 밝혀

국내 최대 유가공회사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조합의 근간이었던 시유중심의 사업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우유 가공품 개발 및 관련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창립 81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말 8박10일 일정으로 임직원들과 함께 유럽의 유가공시장 시찰을 다녀온 송용헌 서울우유조합장은 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유럽지역도 시유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치즈나 발효유 등 유가공품의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낙농산업이 유지되는 것 같다.”며 “서울우유도 증가하는 1인가구와 혼밥족 등을 겨냥해 식사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우유관련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조합의 변화를 암시했다.

이를 위해 서울우유는 중앙연구소의 연구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마케팅 부서와 협력을 통해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혁신제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해 8월 서울 롯데마트 서초점에 숍인숍 형태의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을 오픈한 데 이어 올 들어 분당 서울우유농협 서현점에 역시 숍인숍 형태로, 6월에는 종로에 자체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차례로 문 열고 대대적인 홍보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우유는 올해 안에 ‘밀크홀 1937’ 2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어서 사업다각화 속도가 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송 조합장은 “디저트카페 종로점은 오픈한 지 얼마 안됐지만 예상외로 반응이 좋고, 신용지점 안에 있는 분당점도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은행일도 보면서 휴식할 수 있는 장소로 소문나 매출액 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희망을 전했다.

서울우유는 특히 이번 유럽 출장에서 얻은 유가공 사업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조합의 변화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송 조합장에 따르면 유럽의 원유가격은 우리보다 훨씬 낮은데도 불구하고 생산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안정적인 산업 활동이 가능하며, 유럽의 낙농 여건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송 조합장은 “유럽에서 들른 두 곳의 협동조합 모두 우유를 생산해서 아시아 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 많은 우유가 아시아 시장, 특히 한반도까지 밀려왔을 때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 맞서 경쟁할 힘이 있는가를 생각했을 때 상당히 걱정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국산 원유로만 제품을 만든다면 밀려오는 수입품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부 수입원료 사용이 불가피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품질의 유제품 개발이 필요불가결한 상황이라고 송 조합장은 밝혔다.

[다음은 송용헌 조합장과 일문일답]

Q2. 창림 81주년을 맞는 올해 서울우유의 경영상태는

▶ 환율 및 금리 인상, 유가 상승, 보호무역 확대라는 거시환경 뿐 아니라최저임금인상, 주 52시간 근무 등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로 서울우유도 수입원료 및 포장재 원가 상승, 유류대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제반 비용 증가라는 경영부담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유판매량 증가로 인한 시장점유율 상승과 비용의 효율적 사용 등을 통해 금년도 목표손익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들어 우유의 경우 작년보다 50만개 더 많이 판매한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저가 제품이 많아 제 값을 받지 못함에 따라 판매량 증가에 비해 수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다시 세워 하반기부터 회복세 들어서는 상황이어서 전반기 순익 적자를 상당부분 만회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 국내 유가공시장은 저가 수입유제품 공세와 저출산, 고령화로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돌파구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 낙농강국과의 FTA체결 후 2017년 말 기준으로 국산우유 자급률이 50% 이하로 하락했다. 불과 3년 후부터는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유제품 수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해 국내 낙농산업은 더 많은 경쟁력을 갖춰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는 유가공 산업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본업인 ‘우유 관련 사업’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2016년 출시한 ‘나100%’ 우유를 중심으로 시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까요까요’, ‘치즈큐빅’ 등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와 영업조직 강화를 통해 성장하는 치즈시장에 대응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서울우유의 핵심역량인 고품질 원유를 바탕으로 우유와 연관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7월 첫 출점한 유제품 전문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은 최근 종로에 3호점을 오픈하는 등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고, 2015년 약 1조8,000억 수준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올해는 3조원, 2020년에는 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예상됨에 따라 ‘아이펫 밀크’로 대표되는 반려동물 제품군을 확대함으로써 매출액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 ‘나100%우유’ 제품군이 서울우유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뒤이을 간판제품 육성 계획은

▶ 2016년 3월 출시한 ‘나100%’ 우유는 올해에도 판매량이 전년대비 7% 이상 증가돼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서울우유의 우유시장점유율은 2월 현재 40.2%(닐슨코리아자료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대비 4.8%포인트 오른 것이다.

‘나100%’ 출시 이후 서울우유 판매량이 반등세를 보인 것은 ‘원유 품질 고급화 노력’과 ‘나100%’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서울우유는 우리나라 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고객에게 더욱 신선한 우유를 제공하기 위해 원유를 생산하는 목장의 단계에서부터 차별화되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R&D나 마케팅 면에서 혁신이 요구되는데

▶ 향후 경쟁력의 근간이 될 기술을 도입하고,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켜줄 제품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는 제조기업의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서울우유는 마케팅팀과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통찰력 있는 트렌드 파악과 치밀한 분석을 통한 제품 연구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서울우유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양주 신공장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설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합의 주력 품목인 흰우유의 경우, 우유 본연의 가치를 살려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우유를 개발할 계획이며, 가공우유는 타사제품과 품질면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국산원유 함량을 최대한 높여 우유 본연의 풍미를 유지한 제품을 출시했다.

아울러 ‘나100%’ 우유도 지속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갈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부담되지 않고 고품질 우유를 즐길 수 있는 ‘나100%’ 우유를 통해 흰 우유 소비가 더욱 촉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우유 및 유제품도 고령화에 따른 맞춤형 신제품 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 유제품의 주소비층인 유아가 급격히 줄었지만 그만큼 노년층이 늘어났다. 낙농업계는 증가하는 노령인구에 대비하는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 노년층은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데 소화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유만큼 좋은 영양 공급원이 없다.

서울우유는 실버 세대에게 꼭 필요한 칼슘을 첨가한 고칼슘우유, 단백질을 첨가하고 지방을 줄인 기능성우유(고단백저지방우유), 유당을 분해한 락토프리우유(속 편한 저지방우유) 등을 시판하고 있으며 5대 영양소가 모두 함유된 완전식품인 우유 특성을 살려 식사대용식 우유, 커피처럼 타 먹는 핫밀크 등 다양한 세대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2020년에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반려동물 시장에도 ‘아이펫 밀크’로 대표되는 반려동물용 제품의 판매를 확대함으로써 매출액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 ‘밀크홀 1937’ 브랜드의 디저트카페 사업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 이유와 향후 계획은

▶ ‘밀크홀 1937’은 낙농선진국과 FTA 체결에 따른 유제품 수입개방과 출산율 감소로 인한 소비계층 감소 등 국내 유가공업계의 위기 속에서 서울우유의 품질 좋은 원유를 이용한 유제품을 소비자에게 보다 많이 알리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다.

작년 7월 유제품전문 디저트 카페라는 컨셉으로 첫선을 보인 롯데마트 서초점내 ‘밀크홀 1937’ 매장의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본 결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6월 독자매장인 종로점을 문열었다.

시유시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만 매달려서는 안될 것이다. 디저트카페뿐 아니라 서울우유가 할 수 있는 치즈나 발효유 더 나아가 식품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 양주 통합 신공장 건설 진행 상황은

▶ 양주 통합 신공장은 19만4770㎡ 규모 대지에 사무동, 공장동, 유틸리티동 등 연면적 6만2747㎡의 건축물이 들어서는 친환경 고효율 스마트 공장으로 6월 현재 부지 조성을 완료했다. 7월 중 입찰을 통해 건설사를 선정하고 시공에 착수할 예정이다. 2020년 5월말 통합공장 준공을 목표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공정률은 사업금액기준 약 20% 수준이다.

양주 신공장이 준공되면 하루 최대 1,690톤의 원유 처리, 200ml 기준 일 500만 개의 우유 생산이 가능하고 발효유, 가공품 등 70개 이상 품목의 생산이 가능한 종합 유가공공장으로 탄생된다. 고객들에게 최신 기술이 적용된 최고급 품질의 다양한 우유와 유가공품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국내 낙농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중국 우유시장 진출을 위해 안산공장 시설을 보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출시장 전망은

▶ 2014년 중국이 한국 유업체에 대해 살균유 수입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서울우유는 수출 및 프리미엄우유 출시를 위해 안산공장에 생산 설비를 보강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생산공장 등록 지연 등 각종 추가적인 규제에 따라 수출이 지연되면서 흰 우유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능성 우유를 신규 출시하고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등 수출 증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던 중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후 반한 감정 고조에 따라 2016~2017년 또다시 수출물량이 급감했다.

다행히 최근에 사드의 영향에서 벗어나 점차 수출이 활기를 되찾고 있어 영업활동 강화 및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중국 수출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드 사태 이전 수준 이상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 소비자단체 일각에서 우유제품가격의 하향 요인이 있다고 하는데, 서울우유 가격 인하 방침은

▶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의 국내가격은 해외 각국과 비교했을 때 가까운 일본보다 높고, 미국이나 EU, 뉴질랜드 등에 비해 2~3배 정도 높은 수준인데다 최저임금인상,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건비와 유통비 등 기타 제반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유업계 흰우유 부문의 적자도 문제다. 유업계는 최근 몇 년간 우유 과잉공급과 주요 타깃인 어린이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흰우유 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게다가 이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상시 할인을 진행하고 있어 우유 가격 인하를 논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 육우 소비촉진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열려라 참깨'가 문을 닫은 이유는

▶ 육우시장 활성화가 지체돼 육우 송아지 가격이 폭락했을 당시 육우의 가격, 품질, 경쟁력을 알려 축산농가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2013년 10월에 오픈한 정육식당 ‘열려라 참깨’가 4년 7개월만인 5월 말에 문을 닫았다. 정육식당의 경영상 문제가 아닌 건물주의 요청으로 폐점하게 돼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그동안 ‘열려라 참깨’는 수입 축산물에 밀려 위축돼 있는 국내 축산 농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주고, 고객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국내산 소고기를 만나볼 수 있는 창구가 됐다. 뿐만 아니라 질 좋은 육우를 판매함으로써 ‘육우=질 낮은 고기’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하는 성과가 있었다. 서울우유도 이번 ‘열려라 참깨’ 매장에서 쌓은 외식업의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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