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양희의 수다 in Jeju]-“백문불여일견!”
[류양희의 수다 in Jeju]-“백문불여일견!”
  • 제주=류양희 통신원
  • 승인 2021.12.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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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살아서 참 좋겠네요?” “부럽습니다!”

필자가 제주에 산다고 하면 꼭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다. 제주에 살아서 참 좋다. 그런데 여기도 사람사는 것은 마찬가지다. 제주에서 살다보니 제주에서의 삶도 일상이 됐다. 그래서 가끔씩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든다.

비행기를 타고 육지에 잠시 올라가 바람쐬고 오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아무리 비행기값이 싸더라도 육지에 한번 올라갔다오는 것이란게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럴땐 우도나 가파도 같은 제주도 부속 섬을 찾아 콧바람을 쐰다. 그럼 꼭 제주에 여행 온 관광객 느낌이다.

흔히 산호사해변이라 불리우는 우도 서빈백사에서 그림같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멍 때리며’ 한참 바라보고 있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다. 또 우도 등대공원에서 우도봉으로 올라가는 푸른 초원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제주에서 사는 뿌듯함이 밀려든다.

산호사해변이라 불리우는 우도 서빈백사에서 그림같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멍 때리며’ 한참 바라보고 있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다.
우도 등대공원에서 우도봉으로 올라가는 푸른 초원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제주에서 사는 뿌듯함이 밀려든다.
우도 등대공원에서 우도봉으로 올라가는 푸른 초원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제주에서 사는 뿌듯함이 밀려든다.

검멀레해변에서 남들은 잘 모르는 어두운 해안동굴 안 쪽에서 바깥 바다를 바라다보며 그 풍경에 넋을 잃다가고, 또 동굴을 빠져나와 경사 급한 계단을 올라와서는 바로 앞 까페에 앉아 검은빛 거대한 절벽을 바라보며 우도땅콩아이스크림을 한입 떠 먹으면 가슴 속까지 다 시원해짐을 느낀다.

검벌레해안 동굴

아차! 그러고보니 우도 땅콩을 소개한다는걸 깜빡 잊고 있었다. 이제 기나긴 제주도 먹거리 소개의 대단원을 마치려 하는 찰나였는데... 땅콩은 경북 북부지역 외 전북 고창과 경기도 여주에 이어 당당히 제주도 우도가 주산지로 자리매김을 했다.

땅콩은 ‘전국적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되는 추세이고 땅콩 수입이 늘면서 자급률도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제주에서는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다. 보통 땅콩은 기름을 짜내는 ‘유지작물’인데 반해 제주 우도 땅콩은 간식 등 식품가공용으로 수요가 확보되기 때문이었다. 관광객들이 와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고 우도땅콩 막걸리도 마시고 그러는 까닭이다.

제주 우도 땅콩은 간식 등 식품가공용으로 관광객들이 와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고 우도땅콩 막걸리도 마시고 그런다. (사진은 제주 우도 땅콩아이스크림)
우도 검멀레해변 해안동굴 안 쪽에서 바깥 바다 풍경에 넋을 잃다가도, 또 동굴을 빠져나와 바로 앞 까페에 앉아 땅콩아이스크림 한입 떠 먹으면 가슴 속까지 다 시원해진다. (사진은 필자의 어린 자녀들이 우도 검멀레해변 앞 까페에 앉아 해안을 바라보며 땅콩아이스크림으로 정을 나누는 모습)

제주도는 누가 뭐래도 관광산업경제다. 대부분의 산업이 관광산업과 연계해 돌아간다. 땅콩에서 보듯, 또 지난번 소개한 딸기에서 보듯 관광상품과 결합하면 농업도 살릴 수 있고, 지역 특색도 살릴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산업도 더 활발해 질 수 있다.

우리가 후진국이던 시절 적잖은 이들이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제 동남아시아나 중국인들은 거꾸로 코리안드림(Korean dream)을 꿈꾸며 어떻게든 한국으로 오려한다. 그만큼 시대와 상황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에 서울사람들은 또 서울을 탈출해 제주로 이민(?, 이주)을 시도했다. 라임을 맞춰보자면 ‘제주드림’이라 할만하겠다.

‘드림’이라는 운율을 맞추면 같지만 지향하는 지점은 달랐다. 복잡한 도시를 탈출해 제주에서, 보다 여유롭게 일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려는 흐름은 제주도의 많은 환경들에 변화를 가져왔다. 농업현장도 젊은 일꾼이 늘어나면서 보다 전략적이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한 서비스산업도 보다 세련되어졌다. 그러면 그럴수록 제주를 찾는 이들은 더욱 늘어만 갔다. 제주는 그래서 어떻게보면 기회의 땅이라 할만하다. 물론 기회에는 또 그만큼의 리스크(risk)가 뒤따르는 법, 적잖은 이들이 제주에서의 정착에 실패하고 육지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주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도전하는 이들의 에너지는 넘친다.

동문시장과 한라수목원 옆에는 밤마다 야시장이 열린다. 해지고 나면 별로 돌아볼 곳이 없다던 제주 여행은 그래서 이제 밤에도 불야성이다. 여기서 수많은 도전과 실험들이 명멸한다. 성공한 아이템들은 그대로 머물기도 하지만 정식 매장으로 재오픈하기도 하고 체인점으로 확장해가기도 한다. 그래서 제주도는 주변에 늘 새로운 먹을거리들이다.

한라수목원 옆에는 밤마다 야시장이 열린다. 여기서 수많은 도전과 실험들이 명멸한다.

그렇기에 제주는 식품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가능성의 보고(寶庫)다. 육지와는 확연히 다른 제주의 풍경을 두고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없었다는 어쩔번 했냐”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젠 먹을거리에 있어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올 법 하다.

그것이 바로 지금까지의 기나긴 기록의 이유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풍경도 직접 눈에 담는 것 이상으로 표현할 방법은 없다. 아무리 제주도의 먹을거리를 글로 잘 소개한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 그래서 이젠 펜을 내려놓는다. 와서 직접 체험해 보시라.

나는 오늘도 제주에서 산다.
고로 나는 제주에서 먹는다.
제주에서 살아서 참 좋다.

<p.s 그동안 부족한 글을 애독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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