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단백질 영양 문제 심각... 근감소증 막으려면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해야
우리나라 노인 단백질 영양 문제 심각... 근감소증 막으려면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해야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8.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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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섭취량 권장량보다 낮고 근육량 늘리는 동물성은 30% 미만
1일 체중 kg당 1.5g 단백질 섭취 필요...'류신' 많은 유청단백질이 효과적

2025년 노인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단백질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질적으로도 문제가 많아 건강 사회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박용순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박용순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회장 신동화)이 개최한 ‘건강 지향적 근육강화식품의 연구현황 및 산업계 대응방안’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단백질 보강에 따른 근육 강화의 효과’에 대한 연구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교수는 특히 채식 위주의 우리나라 식단은 단백질 급원식품이 곡류인 탓에 체내 근육 합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아미노산인 ‘류신’이 적기 때문에 노인들의 근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결과 80세 이상 여성의 70%, 남성의 66%가 영양권장량(KDRI, 0.91g protein/kg)보다 적은 단백질을 섭취하며, 그나마 동물성 유래 단백질이 30%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65세에서 에너지 섭취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에너지원중 탄수화물의 경우 젊은 사람이나 65세 이상에서 별 차이가 없는 반면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량은 나이가 들수록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곡류에서의 단백질 섭취는 질적으로 노인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헬스 abc’ 코호트 연구에서 70대 노인 2000명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동물성 단백질은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도 입증됐다.

코호트 연구는 노인들을 체중 kg당 단백질 섭취량에 따라 최소 0.8g에서 최대 1.2g까지 5그룹으로 나눠 3년동안 근육량을 체크한 결과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전부 감소했는데, 그 중에서도 1.2g을 섭취한 그룹의 감소율이 가장 적었고,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서도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은 그룹은 근육이 증가한데 반해 식물성(곡류) 단백질 섭취 그룹에서는 근육에 영향이 없었다.

이와 관련, 박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 요양 시설에 거주하는 60~90세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실시한 임상시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 여성 노인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하루에 60g의 고기를 제공한 그룹과 고기 대신 쌀이나 파스타 같은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맞춘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고기를 먹은 군의 근육량이 늘어났으며, 무릎을 들어 올리는 근육의 기능도 좋아져 근감소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뿐만아니라 고기 먹으면 염증이 증가한다는 소문과 달리 오히려 고기를 섭취한 군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의 임상연구를 메타분석해 탄수화물과 콩단백질, 유청단백질, 우유단백질의 근육개선 효과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콩단백질도 탄수화물보다는 좋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류신이 다량 함유된 유청단백질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박 교수는 또 운동 없이 영양만 공급했을 때의 근육 개선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영양불량으로 노쇠 위험이 있는 70~85세 노인 120명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식사에 각각 체중 1kg당 0.8g, 1.2g, 1.5g의 유청단백질을 12주 제공하는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의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1.5g의 단백질을 섭취한 군에서 근육량과 근육의 기능이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고단백질 섭취가 혈액이나 소변 지표에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고 모든 대상자에서 영양공급을 통한 영양상태 개선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체중 1kg 당 1.5g의 유청단백질 섭취는 근감소증 노인의 근육량과 근력을 증가시키고 전반적인 건강 요인을 향상시키는 데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허약하면 사망률 높아져... 근감소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

일반적으로 노인들에게서 영양 불량은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로서, 이로 인한 체중 및 근감소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한다. 우리 몸의 근육 합성 기전을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mTOR라는 유전물질인데, 이 mTOR에 영향을 주는 것이 필수 아미노산 중에서도 류신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감소하는 이유는 첫째, 식사 섭취량 감소로 인한 단백질의 섭취량이 줄고 둘째,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젊은 사람에 비해 단백질의 이용 효율이 낮으며 셋째, 여러 가지 질환 발생으로 인해 단백질의 필요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나이들면 질병과 상관없이 노쇠하고 허약해지기 마련인데, 미국에서 20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허약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국민건강영양조사(‘허약 지수(FI)와 사망률’과의 관계)를 통해 확인됐다.

허약하다는 것은 단지 육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고립도 포함되며, 여기서 육체적 허약은 곧 근육의 양과 기능이 모두 약화되는 ‘근감소증’을 의미한다. 근육의 기능은 손아귀로 물건을 쥐는 힘을 나타내는 ‘악력(握力)’으로 평가되는데, 남녀 모두 30세 이상부터, 또 인종의 차이 없이 누구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PROT-AGE 연구 그룹과 ESPEN 전문가 그룹은 건강한 노인들이 제지방체중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체중 1kg당 최소 1.0~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며, 급성 및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성 질환자의 경우 1.2~1.5g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한국 노인에서 근감소증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단백질 권장 섭취 지침이나 운동과 병행하지않고 단백질 섭취만 시행한 임상연구가 없어 단백질 섭취가 노인의 근감소증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적정 섭취량은 얼마인지를 검증하는 연구를 시행했다"며 "매일 체중 kg당 1.5g의 단백질 섭취는 근육량 증가 및 영양실조에 걸린 노쇠한 노약자의 근육 기능을 개선하는 한편 근감소증과 허약함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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