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구칼럼] 글로벌 선도 브랜드가 공동 개발 활용하는 ESG 평가체계
[전민구칼럼] 글로벌 선도 브랜드가 공동 개발 활용하는 ESG 평가체계
  • 전민구 이사
  • 승인 2021.08.02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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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ESG 표준과 가이드 혼재는 최고경영진과 실무진 고민 가중
ESG 출발점, 성과의 ‘검토와 보고’ 아닌 새로운 ‘계획’에 초점 맞춰야
SB의 Brand Transformation RoadmapSM: ESG 경영계획 위한 효과적 평가체계

지난 칼럼에서는 ‘ESG가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 담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CSR)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경영체계와 전략, 성과와 커뮤니케이션 그 모두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개념을 본 칼럼에서는 ‘ESG 경영’이라 통칭한다. (단, ESG 경영이란 용어는 아직 국제사회에서 정의되거나 이해관계자에 의해 합의된 용어는 아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마도 ‘ESG 경영 도입과 추진을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또는 ‘현재 지속가능경영체계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고 새로운 ESG 경영이란 흐름에 맞도록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일 것이다.

먼저 ESG 경영 도입과 기존 경영접근의 개선을 고민하는 이사회와 최고경영진이 갖고 있는 근원적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갖고 있거나 실무자에게 유사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 기준점(Baseline) 글로벌 브랜드가 함께 활용하는 공통적 ESG 기준에서 평가하면 우리 회사와 브랜드의 절대적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벤치마크 국내외 ESG 경영 선도기업들의 수준과 비교한 우리의 수준은?

목표/지향점 지속가능성 보고와 ESG 평가 대응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진정한 ESG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추가 개선이 필요한 영역, 우선 순위와 최종 지향점은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 전사적 ESG 추진을 위한 CSR/지속가능경영, 환경안전, 브랜드, 마케팅, 제품서비스 개발, HR, 컴플라이언스, 재무 등 관련 부서의 상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는가?

내재화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는 우리 회사의 목적이 브랜드 가치, 제품·서비스 혁신과 새로운 시장창출의 동력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목적은 모든 관련 부서의 일상업무 의사결정에 활용되고 있는가?

베스트프랙티스 글로벌 브랜드들은 저마다 다양한 사례와 이니셔티브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고 또 우리에게 맞게 도입해야 하나? 글로벌 브랜드의 우수사례를 우리 회사에 도입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역량이 필요한가?

최신 정보 브랜드 목적(Purpose), 넷제로(Net Zero), 넷포지티브(Net Positive), 되살림(Regenerative) 등의 낯선 용어와 컨텍스트 민감성(Context-Sensitive), 과학 기반(Science Based) 목표 및 전과정 사고(Lifecycle Thinking) 접근 등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 관련 새로운 논의들이 너무 많다. 이런 최신 논의를 우리 회사는 제대로 이해하고 또 적용하고 있는가, 혹 이런 논의가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진 않은가?

공통 관리지표 지속적 시스템의 개선, 성과 측정을 위해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공유하고 일관되게 사용할 수 있는 관리지표는 없나?

이렇듯 수많은 ESG 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의문과 질의에 답을 찾는데 있어서 아마도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 접근 방법은 ESG 경영 추진에 참조할 수 있는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표준, 지침과 권고사항들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ESG 경영에 대해서는 합의된 접근방법은 고사하고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관련 전문용어들을 정리해 주는 공통의 용어정의조차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래 Center for Sustainable Organizations에서 최근 정리한 ESG 경영체계와 보고 표준 및 가이드의 리스트만 보더라도 그 수가 20개를 훌쩍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도표에 관련 표준과 가이드를 전부라고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지침을 제공하는 ISO 26000이나 지속가능성/ESG 보고서 검증 원칙과 가이드를 제공하는 AA1000 AS와 APS 등 검증 표준과 원칙들도 여기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이렇게 나열된 표준들이 ESG를 도입하고 추진하는 어떤 단계, 어떤 주제에 대해서 적용되는지는 각 표준과 가이드의 세부적 내용을 하나씩 들여다보기 전에는 파악조차 쉽지 않다.

출처: Mark W. McElroy, PhD, Founding Director, Center for Sustainable Organizations

다양한 ESG 표준을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을 제안해 볼 수 있는데, 직관적이고 또 우리에게 이미 친밀한 경영시스템의 계획(Plan), 실행(Do), 검토/보고(Check/Report) 및 개선(Act)이라는 4단계 구분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보면,

계획(Plan)은 ESG 경영의 추진과 개선에 앞서 우리 회사 목적, 시스템과 성과를 평가하고 관련 방침, 전략과 목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재정립하는 단계이며,

● 실행(Do)은 계획에서 수립된 목적과 전략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와 이니셔티브의 실제 추진하는 단계이다. 사업 운영과 공급망 관리, 마케팅과 연구개발, 혁신 등 전사 활동에서 중요 환경, 사회적 성과와 영향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활동들이 여기에 속한다.

● 검토/보고(Check/Report)는 도출된 리스크와 기회 관리의 성과를 수집, 검토, 평가, 검증, 보고 및 커뮤니케이션하는 단계이다. 보고서 작성과 검증, 마케팅, PR을 통해 투자자를 포함한 관련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회사의 성과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활동 모두가 이 단계에 속한다.

마지막 개선(Act)은 회사가 이룬 성과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영향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수렴하는 단계이다. 이는 다시 차기 계획(Plan) 단계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다음 PDCA 사이클에서 목적, 방침, 전략, 목표와 거버넌스의 지속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보를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PDCA 싸이클에 따라 정리한 ESG 표준과 가이드의 자세한 분류는 향후 칼럼에서 기회를 보아 다시 정리할 예정이다.)

저자가 정의한 상기 분류를 적용하면 최근 ESG에 대해 논의할 때 언급되는 대표적 표준과 프레임워크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CDSB(Climate Disclosure Standards Board), IIRC(국제통합보고위원회),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등은 모두 성과의 ‘검토와 보고 (Check/Act)’ 단계에 적용되는 표준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렇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거의 모든 기업들이 망설임없이 ESG 경영 도입과 개선을 위해 펼쳐 드는 이들 표준과 지침들이 대부분 ESG 경영의 시작과 준비에 필요한 솔루션이 아닌 이미 실행된 성과를 수집, 검토, 보고하는 표준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해당 요구사항을 ESG 계획의 주요 Input으로 활용할 수 있고 또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칫 이들 검토와 보고 지침에 너무 매몰되면 기존 시스템과 성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개선의 노력은 실종된다. 단순히 현재 성과를 모으고 이들 표준과 지침의 요구사항들에 기존 정보를 끼어 맞추는데 급급해 지는 것이다. 계획에 활용하려고 해도 애초에 검토와 보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요구사항들이기에 이는 자명한 결과다.

ESG 관련 표준과 지침들이 끝없이 업데이트되고 쏟아지는 이 혼돈의 상황은 지난 시절과 같은 실수를 무한 반복하게 만든다.

실무진들은 성과 취합에, 보고서 작성에, 형식적 검증과 각종 평가 대응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수개월 동안 노력으로 남은 건 세상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가장 적은 독자가 읽게 되는 보고서 한권. 왠지 핵심을 놓친 듯 못마땅해 하는 경영진의 눈치만 살피다가 누가 상이라도 준다고 하면 그걸 성과라고 경영진에게 어필하려는 애잔한 모습, 왠지 서글픈데 익숙하지 않은가 말이다. 내로라하며 상 받은 기업 그리 많은데도 65%의 한국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단 한곳도 지목하지 못하는, 과거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참 많이도 보아온 우리의 웃픈 현실인 것이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ESG 경영을 새로 도입하는 기업이든 현재의 성과를 조명하고 추가적인 개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든 모두가 필요한 것은 ‘검토/보고’가 아닌 ‘계획(Plan)’ 단계를 지원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우리 회사 시스템과 거버넌스 현 수준, 즉 Baseline을 파악하여 새롭고 개선된 회사의 목적과 방침, 전략과 목표 그리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정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목적과 계획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SBTi(과학기반목표 이니셔티브)도 과학에 기반한 배출 감소 목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앞서 언급한 최고경영진의 질문으로 돌아가보면, 경영진들이 알고 싶어하는 많은 사항들이 우리 회사의 현 ESG 수준과 글로벌 기업들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크해 향후 여정의 기준점을 잡는 ‘계획’ 단계에 집중된 질문들인 것을 알 수 있다. 계획 단계의 유용한 지침으로 예로 UN SDGs와 SBTi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만으로는 경영진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기 어렵다. 그리고 곧바로 ESG 계획과 실무에 적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유사한 경영진의 고민과 실무적 문제는 비단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에게 동일하게 발생했다.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에는 80여 글로벌 멤버 브랜드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 미국, 스페인, 프랑스, 태국, 일본 등 13개 국, 14개 도시에서 ESG의 최신 논의를 알리고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선도 브랜드들도 아래와 같은 고민을 토로했다. 그리고 이는 앞서 언급한 ESG 추진의 계획 단계의 고민들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ESG 관련해 실질적 비즈니스 사례를 기획하거나 최고경영진 의지를 얻기 어렵다.

관련 부서와의 소통과 외부 파트너 협업에 필요한 종합적 ESG 평가 지표가 없다.

ESG 도입 위해 임직원에게 제공할 간단하지만 효과적 교육자료와 지침이 필요하다.

현 수준을 추가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우선 추진해야 하는지 확신이 없다.

다른 기업들도 함께 활용하며 시장에서 검증된 평가체계와 툴이 필요하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표준, 지침과 최신 ESG 논의를 포괄하는 동시에즉시 도입할 수 있는 단순하지만 효과적 평가체계의 개발이 시급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Sustainable Brands (이하, SB)는 P&G, SAP, 다논, 아이언마운틴과 World Resources Institute, Forum for the Future, Oxfam, GlobeScan 그리고 UN 글로벌콤팩트의 전문가들을 한데 모았다. . 그 논의와 솔루션 개발의 결과가 기업과 브랜드가 ESG 도입을 위해 자사의 현 수준을 평가하고 미래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솔루션인 Brand Transformation RoadmapSM(이하, BTR)이다.

SB 글로벌 멤버가 활용하고 있는 BTR의 목적은 ESG 경영의 도입과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발전해 가는 여정에 있는 조직들에게 간단하고 실용적인 나침반과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 이름도 ‘지속가능한 브랜드로의 발전을 위한 로드맵’인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s://sustainablebrands.com/insights/brand-transformation-roadmap

BTR은 ESG에 대한 최신 논의와 기업 실무진이 제공한 실질적 정보를 종합한 120개 질의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SB 멤버사가 온라인 BTR 사이트에서 질문에 간단한 객관식 답변을 하면 회사의 현 수준을 제시한다. 답변을 완료하면 즉시 5대 중요 ESG 실천 영역별(위 그림 참조)로, 5단계 수준에서 결과를 스파이더 차트(오른쪽 차트 참조)로 제시한다.

아울러 SB 전문가 분석을 통해 이후 제공되는 보고서에는 평가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와의 수준 비교는 물론, 다음 단계로의 개선을 위해 필요한 권고사항까지 제시한다.

아래 Brand Transformation RoadmapSM의 주요 특징을 열거하며 다음 칼럼부터는 5대 실천 영역의 세부적 설명, 발전의 5단계로 나누어 정의된 브랜드 특성과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글로벌 브랜드가 공동 개발한 사용자와 실제 사례 중심의 ESG Self-assessment (자가진단) 툴

SB 전세계 멤버사가 자체평가에 활용하며, 상호 벤치마킹과 파트너십을 도모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포괄적인 ESG 질의사항을 담고 있음

현 수준을 평가는 물론, 추가적 개선과 차기 목표 설정의 가이드와 방향성 제시

지속적 개선을 위한 실행사항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도구

Regenerative, Net Positive, Context-sensitive, Science-based goal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최신 논의와 실제 브랜드들의 모범사례를 포괄함

브랜드 리더십 스타일, 지속가능성 이슈, 산업 부문 및 지속가능성의 발전 수준 및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브랜드와 기업/조직에 적용 가능함

전민구 이사, SB Korea (sustainablebrands.kr)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의 한국 챕터를 총괄하고 있는 래티튜드의 전민구 이사는 15년 이상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평가와 검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LG그룹 CSR(기업사회책임) 전략과 그룹사 평가지표 개발, 실행의 PM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의 평가와 벤치마킹, Fortune 100대 및 국내 유수 기업 CSR 평가순위 발표, NIKE P2P Audit (HSE 및 노동인권 심사) 및 SA 8000 심사를 수행했다.전민구 이사는 LG, 삼성, 현대, SK텔레콤, KT 및 한국타이어 등 국내 유수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및 분쟁광물 등 비재무 보고서 검증 PM과 AA1000 지속가능성 검증 심사원 국제 강사 자격 등 폭 넓은 지속가능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배리대학에서 레질리언스를 전공하며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조직이 신뢰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경영 시스템적 접근에 대한 마스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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