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구칼럼]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는 목적지향형 브랜드 Top10 ②
[전민구칼럼]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는 목적지향형 브랜드 Top10 ②
  • 전민구 이사
  • 승인 2021.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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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설립이후 배출탄소 상쇄 ‘순 탄소발자국 제로 달성' 선언
제너럴밀스·네슬레·월마트 등 음식쓰레기 해결 노력 협약 서명
마이크로소프트, 10년간 10억달러 투자 '탄소네거티브' 달성키로
디아지오·앱솔루트 등 고도주업체는 종이병 용기제품 선보여
타코벨-100% 재활용 포장재 사용, 버거킹-재사용 용기분야 투자

글로벌 PR그룹인 포터노벨리는 2020년을 복기하며 미국 기업과 브랜드들의 ESG 목적지향형 리더십과 관련한 뉴스, 활동, 캠페인, 발표들이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10가지 주제와 사례로 정리했다.

1. 기후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브랜드 (Completing climate commitments)

글로벌 감염병 상황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연구조사 대상의 2/3인 63%에 달하는 응답자들은 기업이 사회 및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표명하는데 있어서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2021년에 들어서며 더 많은 기업이 보다 큰 규모로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일부 기업들은 그 성과를 목표보다 앞당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년 9월 구글은 1998년 설립 이후 배출한 탄소를 모두 상쇄하며 ‘순 탄소 발자국 제로(a lifetime net-carbon footprint of zero) 달성'을 선언했고, 같은 달 스포츠용품 협동조합인 레이(REI)도 탄소중립 달성을 발표했다. 올해 초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탄소중립 목표를 1년 더 앞당겨 달성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사례에서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브랜드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인종차별 책임성 인정·다양성·균형 및 포용성 개선에 참여 (Justice joins the DE&I movement)

2020년은 미국에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해야 했던 한 해였다. 실제로 기업 경영진의 76%가 조직내 인종차별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인정했으며, 73%의 미국인들도 더 많은 기업들이 인종문제를 논할 때 과거 실수나 편견이 있었음을 인정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오랜 기간 운영된 불평등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블랙록(BlackRock)은 2024년까지 흑인 직원 30%를 추가 고용한다고 선언했으며, 웨스트 엘름(West Elm)은 매장 물품의 15%를 흑인 소유 사업체에 배정하는 ‘15% 서약 (15% Pledge)’에 세 번째 회사로 참여했다. 세포라(Sephora)는 7월 7일(#BlackoutDay)에 직원을 대상으로 인종 편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이 분야에서는 최초의 기업 보고서인 ‘세포라 매장 편견 연구 보고서 (Sephora Retail Bias Study)’를 발간하기도 했다.

3. 지속가능성 이슈 해결 위한 경쟁업체간 협업 (Competitors choose collaboration)

2020년은 인종문제나 기후변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시급히 대응해야 하는 지속가능성 이슈들이 기업 단독으로 해결하기엔 규모가 너무 큰 문제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 한해였다. 선도 기업들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기존의 경쟁구도를 넘어서는 폭 넓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시작되었을 때 애플과 구글은 앱 기반의 동선 추적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협력했고,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네슬레 및 월마트의 최고경영자들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CEO 차원의 노력을 다한다는 협약에 서명했다. 아디다스와 올버즈(Allbirds)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신발 생산을 위해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상호협력의 문'을 열었는데, 이는 아디다스가 다른 신발 브랜드와 협력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4. 탄소 제로에서 탄소 마이너스로 가속 (Companies accelerate past carbon neutrality)

미국 소비자의 62%는 감염병 상황이 기업으로 하여금 향후 비즈니스 모델에 지속가능성을 통합하는 방법을 더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2020년에도 많은 기업들이 기후변화 관련 목표를 달성했지만, 2021년 기업들은 위기를 탄소 관련 목표를 훨씬 더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탄소중립을 넘어 많은 기업들이 ‘탄소 네거티브(Carbon-Negative: 순 탄소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개념)’라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한 의지를 선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10년간 ‘탄소 네거티브’ 목표 달성을 위해 10억 달러의 신규 투자기금 마련을 추진했으며, 영국 양조업체인 브루독(BrewDog)는 각 직원 별 연간 탄소 배출량의 두 배에 달하는 탄소를 제거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5. 다양한 소비자를 포용하는 제품 (Products move toward representation)

포터노벨리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56%)이 (소비자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상황을 포용하지 못하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는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제품과 서비스에 소비자의 다양한 정체성과 특성을 반영하는 것은 지속가능하고 포용성이 높은 브랜드가 되기 위한 필수 고려사항이 되고 있다.

올해 초 테스코(Tesco)는 다양한 피부색을 반영한 상처 밴드를 출시했는데, 한 고객은 "내 피부색과 같은 색깔의 반창고를 붙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난생처음 알게 되었다."라고 트윗을 올려 화답했고, 밴드에이드(Band-Aid)도 작년 6월 이와 유사한 제품 출시로 이어갔다. 한편, 마텔은 "미와 패션에 대한 다차원적 관점"을 포용하는 차원에서 머리카락이 없는 인형, 장애가 있는 인형, 백반증이 있는 인형을 포함한 새로운 바비인형의 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6. 임직원 건강, 안전, 복지의 강화 (Companies prioritize employees)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시작되었을 때 미국의 대다수(78%) 기업들은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기업의 주요 역할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직원의 건강, 안전 및 복지 차원의 보호를 위해 하나씩 실천해 보였다.

스타벅스는 직원들이 생계를 위협받지 않고 격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난 수당을 제공한 최초의 회사였고, 애플도 매장 직원을 포함하는 시간제 근무자들이 코로나19 감염병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 병가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됨에 따라 타겟(Target)은 바쁜 휴가 시즌에 필수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직원 보너스 명목의 예산으로 7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7.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 (Big business helps small business)

글로벌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는 미국의 소규모 기업, 특히 소수자 및 여성소유 기업에 더 큰 타격을 주었다. 전염병 시작 이후 10만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는 사태를 초래했다. 중소기업에 미친 이러한 영향은 현대 비즈니스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재확인시켜 주었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대기업 브랜드들이 지원에 나서도록 했다.

2020년 3월, 유니레버는 금융 유동성을 지원을 위해 가장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금의 선지급 방침을 발표했고, 비자(Visa)는 흑인 여성 기업가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특별 이니셔티브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5000만 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포스트 코로나 중소기업 회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8. 친환경 포장재의 급부상 (Sustainable packaging takes center stage)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ESG 전략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또 자주 접하는 사안인 포장재 문제는 2020년 많은 브랜드의 우선 순위로 급부상했다. 제품을 담는 용기와 포장재가 연간 8,220만 톤의 폐기물로 배출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의 관련 해결 노력은 필수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도수의 술을 판매하는 디아지오(Diageo)와 앱솔루트(Absolut)는 모두 2020년 종이병 용기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으며, 앱솔루트는 지난 11월 일부 제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타코벨(Taco Bell)은 100% 재활용 포장재 사용을 선언했고, 버거킹은 은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협업하며 재사용 용기 분야에 투자했다. 한편, 헨켈은 2021년까지 전체 구강건강 제품라인에서 완전하게 재활용 가능한 치약 튜브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9. 투표 참여 독려 (Companies rock the vote)

2020년 미국은 대통령 선거로 인해 소비자의 투표권 행사를 강조해야 하는 필요성이 부각된 한해였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업의 활동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겠지만, 미국에선 회사의 규모에 관계없이 많은 브랜드들이 투표 참여 독려 활동에 기여하며 더 많은 국민이 투표 등록 사이트와 투표소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했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록적인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드네이비(Old Navy)사는 투표요원으로 자원하는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며 직원들이 투표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장려했다. 풋락커(Foot Locker)사는 매장을 유권자 등록소로 변경하며 더 많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MTV, BET 및 Comedy Central 등의 회사들은 전과자들의 투표를 방해하는 벌금과 수수료를 갚아 주기 위해 25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10. 보다 넓은 사회이슈로의 브랜드 영향력 확대 (From performative to impactful)

조지 플로이드 (George Floyd)의 사망사건 이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잔혹행위에 대항하는 비폭력 인종차별 반대운동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시위는 많은 기업들이 발빠르게 흑인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간 미국 소비자 82%는 기업이 이러한 성명 발표에 그치지 않고 단호한 조치까지 함께 보여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향신료 전문 브랜드인 Penzey's는 인종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시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위스콘신주 Kenosha 매장의 전체 재고품목을 소비자가 제안한 관련 지역사회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벤앤제리(Ben & Jerry's)는 팟캐스트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를 해체하라(Dismantle White Supremacy)"는 성명을 발표한 후 역사적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인종문제를 널리 알리고, 미국에서 노예 제도가 끝난 이후에도 법적으로 시행된 차별과 국가가 묵인한 잔혹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알리기도 했다.

2020년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준 한해였고 앞으로는 이 시대의 교훈을 브랜드가 진정성 있는 ESG 활동을 통해 실천하는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조사에 응답한 71 %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장기적으로 기업이 더 책임감 있게 활동하게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그 10 명 중 6 명(62 %)은 기업이 전염병으로 인해 지속가능성과 ESG를 향후 비즈니스 모델에 통합하는 방법을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해야 한다고 답해, 이미 소비자들은 브랜드에게 진정성 있는 ESG 추진 노력을 명확히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으로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요구에 귀기울이며 임직원을 보듬은 기업과 경쟁사간 틀을 깨는 협업을 추진하는 기업 그리고 중소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대기업 등 사회 공동체 속에서 기업과 브랜드의 목적과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는 많은 선도 기업들을 살펴보았다.

이제 이 지향점은 명실공히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의 기업과 브랜드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도 더 많은 목적 지향적 기업과 브랜드들이 광범위하고 긍정적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혁신 성과를 이뤄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욱 회복탄력성이 강하고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노력의 여정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미국 소비자의 인식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을 만큼 한국 소비자의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을 잘 알기에, 머지않은 미래에 지속가능한 소비자의 삶을 열어준 목적 지향형 한국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ESG 성과와 성공사례를 본 칼럼에서 지면이 부족할 만큼 소개할 수 있길 바란다.

(다음 칼럼부터는 ESG를 ‘브랜드 목적’과 ‘영향력’, ‘사업 운영 및 공급망 관리’, ‘제품 서비스 혁신’과 ‘거버넌스’ 관점에서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 SB에 참여하는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활용하고 있는 Brand Transformation Roadmap에 대해 각 단계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전민구 이사, SB Korea (sustainablebrands.kr)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의 한국 챕터를 총괄하고 있는 래티튜드의 전민구 이사는 15년 이상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평가와 검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LG그룹 CSR(기업사회책임) 전략과 그룹사 평가지표 개발, 실행의 PM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의 평가와 벤치마킹, Fortune 100대 및 국내 유수 기업 CSR 평가순위 발표, NIKE P2P Audit (HSE 및 노동인권 심사) 및 SA 8000 심사를 수행했다.전민구 이사는 LG, 삼성, 현대, SK텔레콤, KT 및 한국타이어 등 국내 유수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및 분쟁광물 등 비재무 보고서 검증 PM과 AA1000 지속가능성 검증 심사원 국제 강사 자격 등 폭 넓은 지속가능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배리대학에서 레질리언스를 전공하며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조직이 신뢰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경영 시스템적 접근에 대한 마스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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