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서울장수, 주세 상승 빌미 과도한 제품가격 인상
오비맥주·서울장수, 주세 상승 빌미 과도한 제품가격 인상
  • 강영우 기자
  • 승인 2021.04.17 0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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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주세 리터당 4.1원 증가에 카스출고가 8배
‘장수 생막걸리’ 한 병당 1100원→1500원으로 올라

오비맥주, 서울장수 등 주류분야 1위 업체들이 최근 주류세 상승을 빌미로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서민경제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부터 맥주와 탁주의 과세표준을 종량세로 전환하고 세율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변경하도록 주세법을 개정함에 따라 올해 맥주의 주류세가 4.1원, 탁주는 0.2원 인상됐다. 이는 직전 소비자물가상승률 0.5%를 반영한 결과이다.

이처럼 주류세 인상이 결정되자 오비맥주는 4월 1일부터 업소용 330ml 병제품과 생맥주(케그, 20리터), 가정용 페트병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비맥주 카스 페트병 1L는 2,377.25원에서 2,409.67원으로 32.42원, 카스 페트병 1.6L는 3,794.71원에서 3,846.46원으로 51.75원이 각각 올랐다. 오비맥주는 2019년 4월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 데 이어 2년 만에 다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서울장수(주) 역시 주류세 및 원재료 인상 등의 이유로 ‘장수 생막걸리’(외국산 쌀 기준) 출고가를 120원 올렸다. 이에 따라 소매점의 공급가(매입가)는 기존 980원에서 1,200원으로 220원이, 최종 소비자가는 1,100원에서 1,500원으로 400원이 각각 인상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이 약 30% 이상 오른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협의회가 이들 업체의 제무제표를 살펴본 결과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세금 인상을 이유로 더 높은 폭의 과도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의 경우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26.7%로, 알코올음료 제조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11.8%보다 2배 이상 높아, 소비자협의회는 이번 가격 인상의 유인이 필요한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2019년 대비 2020년의 영업이익률이 4.75%p 하락했지만, 이는 과도한 광고선전비의 지출에 따른 결과로 보이고, 같은 기간 4000억 원 이상의 중간배당을 한 것도 가격 인상의 당위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장수 역시 최근 5개년 매출액은 연평균 10%가량 지속 성장하고 영업이익률이 연평균 11.3%에 달했을 뿐 아니라 매출원가율이 2016년 65.6%에서 2020년 58.6%로 7.0%p나 감소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은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소비자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서울장수는 2020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7.4%나 급증해 올 초 가격 인상을 단행해야 할 이유가 더더욱 없다고 소비자협의회는 밝혔다.

소비자협의회는 주세 인상폭에 비해 과도하게 오르는 주류 가격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주류업계 1위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후발업체들의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위험한 행동이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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