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한국 전통발효식품...먹지도 않는 중국이 종주국이라고?"
"김치는 한국 전통발효식품...먹지도 않는 중국이 종주국이라고?"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3.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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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부터 어머니 손맛에 의해 양념문화로 발전
단순 채소절임 '파오차이' '쯔게모노'와 완전히 달라
고추임진왜란 전래설과 ‘韓國泡菜’ 표기가 빌미 제공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권대영 박사는 우리나라 김치의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가치를 올바로 정립해 중국, 일본 등이 김치종주국이라고 우기는 일이 없도록 정부 학계 전문가 그룹이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강조한다. 

“김치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김치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만 먹는 식품이며, 어머니들의 손맛에 의해 양념이 버무려진 전통 발효식품이다. 중국에서는 김치를 먹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자기네 식품이라고 우길 수 있나?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세계로룸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김치종주국 진실 논란’ 한림콜로키엄은 최근 중국의 김치종주국 주장과 자국 내 판매 김치에 ‘파오차이(泡菜)’ 표기를 강제한 것은 힘의 논리일 뿐 종주국의 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강순아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김치가 우리나라 식품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일본이나 중국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도록 빌미를 제공하는 국내 일부 학자들의 고추임진왜란 전래설이 잘못됐음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권대영 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콜로키엄을 주관한 한림원 농수산학부장 권대영 박사(호서대 교수, 전 한국식품연구원장)는 ‘김치 종주국 논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오늘날 김치종주국 논란은 김치를 △절임류로 분류하고 △‘한국파오차이’로 표기하며 △중국의 한자책에서 그 역사를 찾은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권 박사는 우리나라 역사는 중국의 역사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이러한 학설이 잘못됐음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문명의 발상지는 요하유역으로 중국의 황하문화와 그 줄기가 다르고, 모계가 이끌어온 우랄알타이어족이며,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 우리 민족은 글자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의 문헌(한자)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를 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농경학적, 지리적 배경에서도 중국의 김치종주국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원이 풍부한 중국은 음식에 돼지 생선 등의 기름 등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름도 설탕도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소금을 이용해 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다 보니 자연 발생적으로 김치가 탄생됐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일부 학자들은 ‘고대 김치는 절임류인 백김치로서 파오차이(중국)나 사우어크라우트(독일) 등과 비슷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임진왜란 때 고추가 들어온 이후 고춧가루를 사용한 더 맛있는 현대 김치로 발전했다’고 주장하며 중국서 개최된 학회 발표에서 ‘韓國泡菜’로 표기함으로써 종주국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김치는 △양념에서 비롯된 발효식품이므로 ‘절임류’가 아닌 ‘김치류’로 분류해야 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탄생할 수 없기 때문에 외래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김치 역사를 왜곡시킨 고추 임진왜란 전래설과 한자 사대주의를 배척해 우리 음식의 진정한 가치를 하루속히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내외 김치 기원에 대한 연구논문을 고찰한 결과 과학적 근거가 없는 '설'에 불과할 뿐이어고, 고추임진왜란 전래설 등은 사대주의 역사관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김치 기원 연구논문에 대한 고찰’을 발표한 김태영 ㈜한산에프엔지 식품연구소장도 대부분의 음식학이 그렇듯이 김치의 기원에 대한 논문도 사대주의 역사관에서 비롯된 중국전파론, 백제 김치문화와 중국산동지역 저채문화의 뿌리가 같다는 역전파론과 그에 맞서는 자생론 등 과학적 근거 없는 ‘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특히 김치의 기록은 한글 창제 후 김치 저(菹)에 대해 바르게 이해해야 하며, 채소절임과 비교하면 김치 역사가 왜곡될 수 있으므로 우리 민족의 전통 맛이 담긴 발효식품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중국의 파오차이는 쓰촨성 지방이 원조인 채소염장식품으로, 두반장이나 식초 등으로 조미해 맛을 내며 발효를 거치지 않고 2~3일 숙성 후 열처리 살균하는 방식으로 보존한다. 이에 반해 김치는 젓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미생물이 작용하는 적극적인 발효와 향신료의 유해균 억제 특성으로 인해 자연 발효된 젖산발효음식으로 유산균 함량이 g당 1억 CUF에 달하는 건강식품이다. 제조법으로나 영양적 가치면에서나 김치는 파오차이와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 김 소장의 주장이다. 

우리나라 김치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장본인으로서, 토론의 좌장을 맡은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박건영 교수는 “우리나라 김치는 유산균의 함량이 최고 10억마리에 달하는 발효식품인데 반해,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쯔게모노는 단순한 채소절임으로 김치와 완전히 다르다. 건강기능성 면에서도 우리 김치가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며 “김치 종주국 논란은 재고의 가치도 없지만,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 시기를 국내 김치산업의 발전을 도모해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박건영 차의과대학 교수(왼쪽서 두번째)는 우리나라 김치는 양념문화 어머니문화로 전해져 내려온 전통 발효식품으로서,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쯔게모노 등 단순 채소절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이웃나라들의 김치종주국 논란은 재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과 일본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발효식품인 김치의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의도에 맞서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접근을 통해 한국이 김치종주국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쾌하게 제시한 한림콜로키움 연자와 토론자들이 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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