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지개 켜는 시리얼 시장... 코로나19 '집콕'으로 아침대용식 인기
[분석] 기지개 켜는 시리얼 시장... 코로나19 '집콕'으로 아침대용식 인기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3.2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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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년비 14.0% 성장한 3300억 원 규모 육박
동서식품·농심켈로그 답보 vs 오리온·롯데제과 약진
'그래놀라' 급성장에 소비자와 코드 맞춰가는 '오트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시리얼 소비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경향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가 작년 12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리얼 시장규모는 3294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9.6%의 성장률보다 4.4%p나 높아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휴교, 재택근무 등 ‘집콕’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아침을 거르던 소비자들과 아이들이 아침 대용식을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초코크리스피나 럭키참 등 어린이용 시리얼의 경우 2017년 이후 소비 감소 현상을 보이다가 지난해 무려 10.2%의 높은 성장률로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플레이크 뮤즐리 그래놀라 등 가족용 시리얼(1735억)과 오트밀 등 핫시리얼(107억) 시장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급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여 전체 시리얼 시장은 작년보다 약간 줄어든 3288억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가족용은 1810억원, 어린이용 1348억원, 핫시리얼 13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리얼 시장은 이후 2025년까지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2020년 대비 16.0% 증가한 3836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족용(2284억)과 핫시리얼(195억)의 증가세와 달리 어린이용(1357억)은 답보상태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국내 시리얼 시장은 동서식품과 농심켈로그가 각각 47.5%, 37.9%의 점유율로 1, 2위를 다투며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으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오리온 롯데제과 이마트 등의 뒤늦게 가세한 업체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2018년 ‘마켓오 네이처’ 브랜드를 론칭하며 아침대용식 시장에 뛰어든 오리온은 농협에서 제공하는 국산 쌀과 호밀, 귀리 등을 그대로 가공해 만든 ‘오!그래놀라’와 ‘오!그래놀라바’ 등 소비자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제품으로 국내 그래놀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그래놀라 매출이 전년비 무려 16.1%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시리얼 시장 점유율도 3.6%를 차지해 3위에 올라섰다.

국내 그래놀라 시장은 소비자들이 양질의 간편 식사를 추구하면서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는 만큼 오리온은 그래놀라를 더욱 대중화하고 간편대용식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신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 판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어 PB 상품을 앞세운 이마트가 오리온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세계 1위의 오트밀 브랜드인 퀘이커의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롯데제과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2018년 4월 중순 편의점을 시작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는 롯데제과의 ‘퀘이커’는 차가운 우유에 타먹는 콜드 시리얼과는 달리 따듯한 우유나 두유, 물에 데워서 먹는 타입의 핫시리얼 제품이고, 달지 않고 담백하며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는 차별점으로 한끼 식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퀘이커 매출이 전년 비 무려 44.4% 급증하며 시리얼 시장 점유율 2.6%를 확보했다.

지난해 시리얼 단일 브랜드별 점유율을 보면, 동서식품의 포스트그래놀라가 13.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켈로그초코첵스(11.0%), 포스트오레오오즈(6.8%), 포스트오곡코코볼(6.6%), 켈로그 그래놀라(5.7%), 퀘이커(2.6%) 순이다.

시리얼 시장의 확대를 꾀하는 내용물의 변화도 흥미롭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가 네이버 데이터랩 소핑인사이트의 시리얼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콘후레이크 형태의 제품이 대세를 이루던 시리얼 시장은 최근 귀리 등의 곡류에 견과류와 과일등을 첨가해 가공한 그래놀라 제품이 장악했다.

이에 힘입어 그래놀라 제품이 첨가물은 줄이고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등 점차 고급화 다양화되고 있으며 코코넛, 고구마 등 곡류 외의 원료를 활용한 시리얼과 간식 대용의 바, 과자 형태 제품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분 함량이 적고 고단백 높은 포만감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의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다소 번거로운 준비 과정과 특유의 식감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가 낮았던 오트밀도 건강 트렌드와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시리얼 시장에 점차 정착하고 있다. 따뜻하게 조리해 죽 형태로 섭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유 두유에 차갑게 불리거나 요거트와 곁들여 즐기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최근에는 조리의 불편함을 해소한 과자나 쿠키, 쉐이크 등 간편섭취 제품의 개발도 활발하며, 맛도 구운 누룽지, 김 등 우리 입맛에 친숙한 맛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트위터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최근 인기 있는 그래놀라 오트밀 등을 우유가 아니라 요거트에 곁들인다는 섭취 형태의 변화를 암시하는 언급이 많고, 고구마를 시리얼처럼 얇게 펼쳐 만든 칩이나 그래놀라 대두단백을 활용한 다이어트시리얼, 휴대와 섭취가 편리한 쿠키형 그래놀라, 첨가물 없이 수제로 만든 프리미엄 그래놀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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