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해충 ‘담배가루이’ 허브식물로 잡는다
토마토 해충 ‘담배가루이’ 허브식물로 잡는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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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밤' 벌레유인 효과 토마토의 4배…친환경 재배 가능
농진청, 레몬밤 유인물질·천적활용 기술 추가 연구 계획
토마토 재배 온실에 레몬밤을 놓아둔 모습

겨울철 시설 재배 토마토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해충 ‘담배가루이’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는 기술이 제시됐다.

담배가루이는 토마토 잎 뒷면에 알을 낳으며, 잎의 즙을 빨고 액즙(감로)을 배설하는 과정에서 열매에 그을음을 일으켜 토마토의 상품성을 떨어지게 한다. 담배가루이를 방치하면 이차적으로 잎과 열매에 피해를 주는 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를 옮길 수 있다.

담배가루이(가운데 성충)는 토마토 잎의 즙을 빨고 액즙(감로)을 배설하는 과정에서 열매에 그을음을 일으키는 등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번식력이 강하고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허브 식물 4종을 활용해 담배가루이 방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레몬 향이 나는 쌍떡잎식물 ‘레몬밤’이 로즈제라늄, 초코민트 등 다른 허브 식물보다 담배가루이 어른벌레(성충) 유인(꾀어냄) 효과가 더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특히 레몬밤에 유인되는 담배가루이 양은 토마토에 유인되는 양보다 4배 더 많았다. 레몬밤을 작물체 위 30cm 높은 위치에 뒀을 때보다 땅 위 50cm 위치에 두었을 때, 즉 식물체 위보다 아래쪽에 두었을 때 유인 효과가 약 8배 정도 높았다.

농가에서는 토마토가 어릴 때는 레몬밤 식물체를 플라스틱 화분에 담아 이랑과 이랑 사이에 10m 간격으로 배치한다. 토마토가 다 자란 뒤에는 과일 수확상자를 이용해 땅 위 50cm 지점에 레몬밤을 놓아둔다.

레몬밤에 담배가루이 밀도가 증가해 더 증식이 힘들다고 판단되거나 레몬밤이 말라 죽으면, 담배가루이 크기보다 눈이 작은 망을 씌워 레몬밤을 제거하고 새로운 레몬밤을 설치한다.

농진청은 담배가루이 유인 효과가 있는 레몬밤 성분을 분석한 뒤 유인 물질과 천적 활용 기술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최준열 원예특작환경과장은 “레몬밤을 온실에 두면 토마토의 담배가루이 피해를 줄여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품질 좋은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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