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트렌드로 간장시장 활기 속 '혼합간장'은 감소
집밥 트렌드로 간장시장 활기 속 '혼합간장'은 감소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1.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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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반기 소매점 간장매출 1406억원...전년동기 대비 7.2%↑
혼합간장 시장점유율 48.0%로 하락 반면 양조·국간장은 상승
식약처 '주표시면 비율 표시' 예고로 소비자 부정적 인식 확산 기인

코로나19로 집에서 식사하는 분위기가 일반화되면서 간장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으나 혼합간장 판매는 오히려 줄어 당초 우려했던 ‘주표시면 혼합비율 표시’ 행정예고에 따른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T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간장 생산액은 2015년 2437억 원 규모이던 것이 2016년 2432억 원, 2017년 1987억 원까지 뚝 떨어졌다가 2018년 2356억 원으로 회복되는 듯했으나 2019년 2178억원으로 전년비 7.6%가 감소해 좀처럼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간장 소비 부진 현상은 외식 및 간편식(HMR) 시장 확대에 따라 직접 조리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간편한 소스류나 혼합장 제품이 TV, SNS 등을 통해 입소문 나면서 해당 제품군이 꾸준히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전통적 간장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간장 시장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소매점 간장 매출액 140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12억 원보다 무려 7.2%나 증가했다. 외부에서의 모임과 외식 제한에 따라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조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가정 간장 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하지만 간장종류별 시장 상황은 다르다. 작년 상반기 간장종류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혼합간장 48.0%(6755억 원), 양조간장 35.9%(5046억 원), 국간장 10.3%(1453억 원) 순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혼합간장의 점유율이 2017년 49.5%, 2018년 49.3%, 2019년 49.2%로 그동안 49%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48%대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양조간장은 35.1~35.4%에서 지난해 상반기 35.9%로, 국간장 역시 9.4~9.7%에서 10.3%로 각각 늘어나 혼합간장의 수요가 양조 및 국간장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간장 종류별 소매시장 점유율 변화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비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혼합간장의 혼합비율을 주표시면에 표시하도록 개정한 ‘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 개정 고시’를 예고하자 식품전문가들이 부당성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어 소비자로 하여금 혼합간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식약처는 현행 식품표시 기준의 ‘양조간장 원액에 산분해간장 원액, 한식간장 원액 또는 효소분해 간장 등을 혼합한 혼합간장은 그 혼합비율을 표시하여야 하고, 이 경우에는 혼합된 각각의 간장에 대한 총 질소함량을 함께 표시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주표시면에 표시’하도록 개정 고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식품과학회를 비롯한 학계와 녹색소비자연대 등 소비자단체 일각에서 과학적 근거나 위해성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특정 기업에만 유리한 원칙 없는 규제로 소비자불안을 조장하는 억지 정책이라며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 유통채널별 간장 매출 점유율은 독립슈퍼(32.7%), 체인슈퍼(29.8%), 할인점(25.7%) 순으로 나타나, 집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다 떨어졌을 때 접근성이 좋은 인근에서 구입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홈 어라운드(Home-around) 소비가 늘면서 독립슈퍼와 체인슈퍼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제조사 매출액 1위는 65.3%를 차지하고 있는 샘표로, 브랜드 상위 랭킹 10위 안에 6개 브랜드를 올려 놓을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어서 대상(19.9%), 몽고식품(9.4%)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대다수 브랜드 매출액이 집밥 수요 증가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간장의 검색량은 명절이 있는 1월과 10월, 장아찌류를 담는 여름철에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올해 간장의 관심도는 코로나19로 인해 홈쿡이 확산하면서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유투브 채널인 ‘백종원의 요리비책’과 TV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나온 달래간장 레시피가 인기를 끌면서 검색 관심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8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주요 관심 품목을 살펴보면 샘표 양조간장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18년도에 검색 순위 상위를 차지했던 일본 간장류 제품(타마고간장, 일본간장, 테라오카계란 간장)의 관심도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로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국산 간장의 관심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간장의 수출입 실적은 소폭이지만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간장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8%, 수입액은 0.2%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 집밥 트렌드와 한류 열풍으로 인해 K-소스가 주목을 받는 시기에 면역과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간장을 국가별 선호를 반영해 현지화 마케팅을 추진한 점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던 간장 수입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2019년부터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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