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4년만에 친정 돌아온 김명철 신임 한국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신년인터뷰] 4년만에 친정 돌아온 김명철 신임 한국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1.05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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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정책기조와 시장경제 주체에 예측가능한 환경 제공 위해 최선 다할 것"
정부 학계 등 이해관계자와 폭넓은 소통·효율적 조직 운영으로 업계 의견 정책 반영
협회 주인인 회원사 권익보호 위해 실질적 도움되는 업무 추진...실적 위주 행사·교류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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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적 업무구조 탈피 자율성 높여야 대외 변화에 능동 대처로 '새로움 추구'해야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 급증...관련법 대응 온라인플랫폼 불공정행위 연구용역 의뢰
중국 동남아 지역 위조 모조품 문제 해결 위해 '해외지식재산보호' 사업 추진

김명철 한국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달 1일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았다. 신임 김 부회장은 2013~2017년 5년 동안 협회 부설 한국식품과학연구원장 역임한 바 있다. 그러니까 4년 만에 친정에 돌아온 셈이다. 협회 사정에 낯설지 않은 그는 취임사에서 "건강한 식품산업 생태계를 위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자"며 기본으로 돌아가 협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김 부회장의 취임사는 유독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드러나 향후 어떤 형태로든 조직과 업무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작금의 상황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온 지구가 혼돈 속에 빠져든 어려운 국면이어서 새로 부임한 김 부회장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술은 새부대에 부어야 제 맛을 살리듯, 신임 김 부회장 체제의 협회 역할 재정립과 조직문화 혁신이 국내 식품산업계에 어떤 새바람으로 다가올 지 그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협회 집무실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푸드아이콘과 인터뷰 중인 김명철 식품산업협회 부회장
푸드아이콘과 인터뷰 중인 김명철 식품산업협회 부회장

Q. 식품산업협회 부회장 취임 한 달을 맞았습니다. 연구원장으로 퇴임한 후 다시 친정에 돌아온 소감은 어떠신지요?

“4년 만에 돌아왔네요. 그동안 협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일원으로 복귀해보니 상당한 변화가 있었음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신임 부회장 내정 소식을 접했을 때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연구원장 재직 시 계획한 일을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떠날 수밖에 없어 아쉬웠던 것이며,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이후 과정에서도 오늘 같은 일이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요. 제 자신도 퇴임하면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는데 막상 협회로 복귀하니 감회가 남다르고 책임감 또한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Q. 그만큼 업무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새로울텐데요

"협회가 추진하는 업무의 방향성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기업을 비롯한 시장 경제 주체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그래야만 협회가 회원사를 비롯한 업계의 신뢰를 받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협회 부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회원사와 소통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업계 현실을 반영한 유연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행보입니다. 아울러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업무 지원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정부·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협회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업계 의견이 정부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취임사에서 회원사가 주인인 협회의 역할과 본연의 업무를 강조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읽히는데, 굳이 위상 재정립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협회는 창립 이래 지난 50년 동안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임직원들의 각고의 노력에 힘입어 기적과도 같은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한 분야에서 갈고 닦은 전문성의 두터움은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고귀한 자산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성과일 것입니다.

다소 진부하지만,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 협회의 설립 목적을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어요. 협회 설립목적은 '회원사의 권익보호'입니다. 회원사의 경영 환경과 관련된 법령과 제도를 회원사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협회는 사업 추진의 우선 순위를 정할 때 먼저 그 일이 회원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된다면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회원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회원사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일, 몇몇 회원사들 또는 그 일에 관여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일, 또한 회원들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실적 위주의 행사나 교류 등은 마땅히 지양해야 합니다. 바로 이러한 노력들을 다해 나갈 때 협회가 우리 회원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건강한 식품산업 생태계를 위한 조직의 효율성 제고를 강조하셨습니다. 어떠한 변화를 추구하시는지요?

"현재 식품관련 규제는 매우 빠르고 엄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고, 지금도 규제 개혁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지만 결국은 큰 규제들이 바뀌어야 분위기가 쇄신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규제 업무는 국가기관,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업무 상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 업계의 의도와 주장대로 허락되지는 않습니다. 협회의 의견이 반영되려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책 현안에 회원사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도록 협회의 역량을 집중하고 관계 정부기관과 적극 소통할 것입니다. 

협회 업무에 대한 회원사 만족도 향상을 위해 사업 연계성과 협업 시너지가 필요한 기능은 조정하고 핵심사업 분야는 확대하는 등 업계의 흐름을 지원할 수 있도록 체계의 내실화를 추구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사내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협회의 이해 관계자간 갈등 조정 역할을 위해 관행적 업무의 틀을 깨는 ‘주비야조(晝備夜操)’정신을 요구했습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밤낮없이 업무에 충실하라는 말로 들릴 수 있는데, 워라벨 시대에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정확하게 어떠한 업무 자세를 말씀하시는지요?

"워라벨 문화라는게 단순히 일보다 개인의 삶을 추구하는 문화라고 잘못 생각할 수 있는데 워라벨 실천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한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에서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과 삶의 양적인 균형을 맞추고, 개인 삶의 질적인 수준을 향상시키고, 마지막으로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변하고 세대가 변하는 세상에서 더 이상 수직적 업무구조에서 일하는 방식을 벗어나 자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비야조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과거에 성공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과거 성공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된 대내·외 주변 상황에 맞춰 협회의 업무 방식도 신속하게 변화해야 합니다. 협회의 장점은 계승해야 하나 과거에 안주한다면 실패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직원들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협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모두 경영성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은 협회 구성원으로서의 소명의식과 함께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세’를 갖고 식품산업의 여러 현안에 있어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대안을 고민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산업 환경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비대면 비즈니스 활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데, 협회 차원의 대응 노력이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언택트 문화'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비대면(Untact) 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온라인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가 강화되고 입점 식품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등 피해 발생 우려가 증가됨에 따라 협회는 지난 3월부터 소셜커머스 온라인 유통분야 광고비 부당전가 행위 등 불공정거래 행위 사례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며, ’22년 상반기 시행 예정인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식품기업 정책지원 활동 강화할 계획을 갖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한 중국·동남아 등지에서 우리 식품기업의 지식재산 침해 사례 지속 발생하고 있어 협회에서는 식품기업의 해외진출 시 위조·모조품 등으로 인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해외지식재산보호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에 진출하고자하는 회원사들에게 상대국 정보를 제공한다든지, 벤더 등록과 인증 취득 등의 교역절차와 원활치 못한 유통문제 등 회원사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협회에서 수출지원사업(베트남, 인도네시아) 참여기업에 대한 맞춤형 밀착지원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명철 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김명철 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Q. 직원들에게 공정한 경쟁과 성과에 따른 보상을 약속했습니다. Before & After의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지요.

"회원사는 물론 국가기관도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의 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협회 사업추진 선정의 객관성 확보 등에 회원사들의 협회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것은 앞으로 협회가 책임지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협회 조직의 설립기반인 회원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장해 오는 동안 협회는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현재 협회 일부 장기 근무자들 중 업무를 독점하려고 하는 관행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업무를 잘 할수 있는 직원들에 대한 기회부여와 육성시스템이 미진해 저는 이를 과감하게 개혁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 중요한 업무내용에 대해서는 협회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정보공개가 이뤄져야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수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협회 직원들 모두가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과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업무는 무엇인가요?

"조직의 존폐는 조직 문화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조직도 조직 문화가 안일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망하고, 조직 문화가 제대로 정착된 조직은 위기를 맞더라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구성원의 실적과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실적에 대한 보상과 역량에 대한 승진을 보장할 계획입니다. 공정한 평가가 따르지 않는 조직은 일에 대한 완벽성 추구보다는 내부 관계의 완벽성에 더 집중합니다.

협회의 재정 건전성과 성장확보를 위한 임금 체계 개선 및 평가 제도의 공정성 강화 등 인사제도 개편을 위해 외부 전문가 그룹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를 갖고 인사 평가시스템 개선 중에 있으며, 직원들과 제도 개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Q. 협회의 업무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일도 매우 중요한데, 홍보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저희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큰 업무입니다. 우선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홍보 업무의 특성이 성과가 매우 더디게 나타나고 비용 대비 성과가 미미한 경우도 많아 사업 효과와 비용을 면밀하게 비교․검토할 수 밖에 없는 협회에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효과가 더디더라도 협회가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활동이 미비했었던 회원사 홍보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협회 홍보업무의 역할와 네트워크를 차츰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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