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2020가정내식품소비행태] ② 외식 줄고 가정내 식사 증가...신선·가공식품, 배달·테이크아웃 음식 늘어
[분석-2020가정내식품소비행태] ② 외식 줄고 가정내 식사 증가...신선·가공식품, 배달·테이크아웃 음식 늘어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0.12.2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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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식품, 가계소비 여력 악화로 구입 빈도 줄어...채소류 감소 뚜렷
프로바이오틱스·인삼·비타민류 등 건기식과 가정간편식·밀키트 이용 증가
식량안보 관심 높지만 수입식품 거부감 없어...국산 애용 홍보·교육 필요
음식쓰레기·포장재 배출 늘어...쌀·양념육 등 육류 소포장 트렌드 지속
코로나19 종식돼도 온라인 식품 구입 변화 없을 듯

소비자의 식품소비 행태가 경제 사회 인구 요인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가 2월 이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잦은 태풍 등 이상기후로 식품 소비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이 '2020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발표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은 지난 18일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발표대회를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발표 대회에서 김홍상 농촌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0년은 코로나19가 우리 식생활을 위협해 식료품 구입과 식사 행동을 바꾸고 식량안보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시켰던 한 해였다. 향후 식품의 원활한 수급과 식품산업의 발전, 더 나아가 우리 국민의 건강 식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올해 소비자의 식품소비행태 변화를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표적이고 신뢰할만한 식품소비행태 통계를 구축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식품소비행태 조사를 실시했고 올해 8년차가 된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발표대회가 우리나라 소비자의 식품소비 행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계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선임연구위원)

2013년부터 식품소비행태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농경연 이계임 박사에 따르면 '2020 식품소비행태 조사'는 식품 주구입자와 가구 구성원을 대상으로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얼굴을 마주하고 가구의 전반적인 식품구입과 외식소비를 조사했다. 가구원 조사는 성인조사표와 청소년조사표로 구분되며 개인별 식생활과 식품정책관련 인식, 소비자 영양평가 등이 진행됐다. 조사표본은 통계청 집계구를 기반으로 추출되고 표본 중 상당비중은 동일가구를 대상으로 반복해서 조사하는 준패널 형식으로 했다. 2020년 표본은 3335가구를 대상으로 이중 81.9%에 달하는 2730가구는 전년도와 동일한 가구이다. 식품 소비 환경의 빠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식품을 구입하고, 어떤 식생활을 하고 있는지. 2020년 식품 소비 트렌드는 어떠했는지 섹션별 주요 발표 내용을 연재한다.<편집자 주>

■ 가정내 식품소비행태 분석= 김상효 부연구위원

우리나라 가구의 식품소비가 2020년 한 해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본다.

6. 코로나19로 인해 친환경식품·HMR·밀키트·건강기능식품 구입이나 새벽배송 이용이 늘어났나?

▶ 코로나로 인해 친환경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수도 있지만 가계소비 여력이 악화되면서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친환경식품을 한달에 한번정도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친환경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만 볼 때 지난해보다 구입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다. 자주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은 감소했지만 전체 친환경식품 구입량은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주로 구입하는 친환경식품은 채소류였고, 다음으로 우유 및 유제품이었다. 육류와 우유 및 유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선식품은 평소 구입한다는 응답의 비중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다는 가구 비중은 0.4%p 증가했다. 신규로 선택한 가구의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섭취했던 가구에서 섭취량을 늘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건기식 섭취한다는 가구의 비중이 작년보다 감소한 집단은 50대이하, 1인가구, 30대이하 젊은 계층, 저소득 가구인 반면, 건기식 섭취 비중이 증가한 가구는 고령자 고소득가구 5인이상가구 등으로 나타나 소득 가구원수 연령 등이 골고루 건기식 섭취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하고 있다고 응답한 건기식 중에서 전년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품목은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발효미생물류였고, 다음으로 인삼 비타민류로 조사됐다.

가정간편식의 경우 집밥횟수가 늘어나면서 이용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실제 가정간편식을 한달에 한번 이상 먹는다는 가구의 비중이 2019년도 62%에서 올해 68%로 증가했다. 가정간편식 섭취 이유는 직접 조리할 시간이 없거나 번거롭고 귀찮아서라는 응답의 비율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새벽배송과 결합한 밀키트 시장이 크게 성장한 해로 여겨진다. 실제로 새벽배송을 이용하다는 가구비중이 2019년 26%에서 올해 45%로 크게 증가했다.

7. 코로나로 인해 식량안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크게 높아질 것 같다. 실제로 국산과 수입 식품의 소비행태는 어떻게 변했나?

▶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했다. 최고 필수품인 농식품에 있어서 ‘메이드인코리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하지만 수입쌀 취식의향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수입쌀 구입빈도가 변함 없었고, 수입산 축산물 취식의향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국산을 선호하거나 애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 향후 식량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국산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홍보나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8. 코로나19로 인해 음식물이나 포장쓰레기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행태는 어떤가?

▶ 안타깝게도 올해는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하루 평균 500g 이상 배출한다는 가구 비중이 2019년 35%에서 올해는 45%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추산해보면 2019년에는 하루평균 약 454g씩 배출했으나 올해 512g씩 배출해 하루평균 약 60g의 음식물쓰레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보다 음식물쓰레기가 늘어났다는 가구의 비중도 2019년 11%에서 2020년 17%로 6%p 증가했다.

주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류를 살펴보면, 1인가구는 먹고 남은 음식이나 상한 음식이 많았고, 2인가구 이상에서는 조리전에 손질하면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9. 우리나라 식품소비 트렌드에서 소포장 구입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데, 코로19 이후에도 여전한가?

▶ 우리나라 식품소비 트렌드에서 중요한 변화는 소포장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란의 경우 작년까지는 10개 이하 구입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왔는데 올해는 2017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집밥 횟수가 늘어나면서 계란을 한 번에 좀더 많이 산 것으로 보인다.

우유도 500ml이하를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이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2018년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들이 학교나 유치원을 가지 않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유도 대형이나 초대형을 구입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쌀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10kg 미만으로 구입한다는 비중이 올해도 소폭 증가해 2017년부터 소포장 확대 트렌드가 유지되고 있다. 육류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포장육을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 뿐 아니라 양념육을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도 전년대비 증가했다는 점이다.

조리의 편리성이 더욱 중요했던 코로나19의 2020년이었다. 소포장 트렌드와는 반대로 김치 고추장 된장 같은 전통식품에 대해서는 대용량 구입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식품은 집밥에서 필수적인 식품이고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더욱 그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10. 코로나19로 인해 식생활 구성이 어떻게 변했으며, 코로나 종식이후 국민들의 식생활 행태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전망되나?

▶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전체 가구의 20%정도는 식품 구입주기가 길어졌다고 응답했다. 오프라인으로 주로 식품을 구입하는 경우는 주기가 길어졌지만 온라인으로 주로 구입하는 가구는 짧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외식횟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은 39%였고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3%로 매우 낮았다. 반면에 62%의 가구에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가정내 식사 횟수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가정내 신선식품이었고 다음은 배달음식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가정내 배달음식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이 42%, 줄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이 16%로 증가와 감소 두가지 모두 상당히 높았다는 점이다.

가구별로 코로나에 대한 위기 인식 정도가 달라서 배달음식을 늘린 가구도 있는 반면 줄인 가구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었을 때에는 음식점 소비를 가장 크게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줄어든 음식점 소비를 가정내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배달 및 테이크아웃 음식도 일부 음식점 소비를 대체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종식 시점이 되면 현재 식품 구입 장소를 그대로 이용할 것 같다는 응답자 비중이 8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예전 구입장소로 돌아갈 것 같다는 응답 비중은 9%로 낮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식품구입장소 변동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종식 시점이 되었을 때 온라인 식품구입 또한 변하지 않을 것이란 가구 비중이 82%로 매우 높았다. 식품소비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상당부분 전환된 것 또한 영구적인 변화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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