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임실엉겅퀴' 세계화 위해 부심하는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의 러브스토리 ③
[이사람] '임실엉겅퀴' 세계화 위해 부심하는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의 러브스토리 ③
  • 임실 오수=김현옥 기자
  • 승인 2020.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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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고 빈틈 없는 종자ㆍ약효성분 관리로 신뢰도 높여
농축액·환·과립·차 외 식초·시럽·식혜 등 라인업 강화 추진
초록마을과 '백년대계 화' 브랜드 엉겅퀴시럽 론칭 예정
'간기능 회복' 밀크씨슬에 '여성갱년기 개선'으로 맞설 것
전통에 창조 가치 더한 '코리안 씨슬(Korean Thistle)' 만방에
엉겅퀴꽃을 자연발효시켜 초산균이 살아 있는 명품식초

 

2012년 국내 최초로 멸종 위기의 토종 가시엉겅퀴 대량재배법을 개발해 임실을 엉겅퀴 특화단지로 만든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는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임실엉겅퀴 제품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체험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한 국산 엉겅퀴의 우수성을 보다 더 널리 알리고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궁리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머리 속에는 온통 글로벌 시장에서 누빌 임실엉겅퀴의 독보적 행보를 밑그림으로 그리는 일로 가득 차 있다.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가 엉겅퀴꽃으로 담근 식초 체험장에서 식초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가 엉겅퀴꽃으로 자연발효시켜 초산균이 살아 있는 생균식초 체험장에서 식초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잉태·시한부 간손상 환자 회복 등 엉겅퀴즙 체험 사례 많지만 효능 홍보 애로
일반식품 기능성 원료 수요저변 확대후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소재 도전

“3대 독자와 결혼했으나 생리가 없어 이혼할 위기에서 엉겅퀴즙을 매일 한 대접씩 7개월 동안 먹은 후 아이를 잉태한 경우 (전주 성덕), 5년 전 간 기능 손상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엉겅퀴즙을 먹으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분(강원도 강릉), 4번의 암 투병 중 독한 약물로 인해 간이 나빠져 더 이상 항암제를 맞을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엉겅퀴즙을 먹으면서 간 수치가 좋아져 항암치료를 계속하고 있는 분(전북 익산) 등등 우리 임실생약 엉겅퀴와 인연을 맺은 분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임실엉겅퀴의 엄청난 체험사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효능 효과를 제품에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예요. 질병 관련 효능 표시나 광고를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그 길이 너무 멀고도 험하기도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으로 범위를 좁혀 놓을 경우 판매에 한계가 있어 신중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돼요.

엉겅퀴 꽃과 잎을 원료로 한 발효농축액과 이 농축액으로 만든 환, 과립 외에도 맛과 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어린잎 엉겅퀴차 등은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통증 부위에 바르는 가시엉겅퀴 케어톱크림과 환부에 붙이는 가시엉겅퀴 패드 등 비식품분야로의 확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엉겅퀴 시럽과 식초, 식혜 외에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발사믹식초를 만들어 외화 낭비를 줄이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어요. 종국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위상을 높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그 첫 단추는 대상그룹에서 운영하는 친환경식품매장인 초록마을과 끼웁니다. 엉겅퀴꽃을 당(糖) 발효시킨 시럽 제품을 개발하고 ‘백년대계 화’란 브랜드로 7월부터 론칭할 예정입니다. 엉겅퀴의 한약명이 대계(大薊)인 점에 착안해 ‘백년대계’란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이를 신호탄으로 제2, 제3의 엉겅퀴 제품이 선보일 계획입니다”

간기능·혈행·관절염 개선 효과가 있는 임실가시엉겅퀴를 원료로 만든 각종 엉겅퀴 가공제품들
간기능·혈행·관절염 개선 효과가 있는 임실가시엉겅퀴를 원료로 만든 각종 엉겅퀴 가공제품들

 

유럽산 밀크씨슬 대응한 임실엉겅퀴 차별점은 여성호르몬 촉진 '서시마르틴 성분'
혈행ㆍ관절염 개선 효능 연구 지속... 세계적 바이오 소재 업체로 거듭나는게 꿈

예부터 간기능이 떨어지거나 무릎이 아프거나 혈액 관련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엉겅퀴를 짓찧어 생즙으로 마시거나 달여서 발효시킨 식혜나 술을 담가 먹었다. 이처럼 민간약으로 쓰여온 우리나라 토종 엉겅퀴를 현대 과학으로 풀어낸 기능성 연구로 제품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임실생약의 미래 청사진이 궁금했다.   

 

“임실생약의 미래 모습, 그 대목에서 생각의 다이어트가 필요해졌습니다. 가시엉겅퀴의 기능성이 무궁무진해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생각하려니 너무 복잡하더라고요. 여성 갱년기 관련 기능성식품 연구를 추진하다가 임상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연구방향을 재정립하는 일이 최우선입니다.

 

특히 유럽산 엉겅퀴인 밀크씨슬이 간보호 기능으로 세계 건강기능식품시장을 쥐고 있는 마당에서 임실 가시엉겅퀴는 유럽산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서시마르틴' 성분으로 승부를 걸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원광대 한의대와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서시마르틴 성분을 이용한 갱년기 여성용 소재 개발 연구를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요. 이와 함께 혈행 개선이나 관절염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세계적인 기능성 바이오 소재를 창출하는 것이 꿈입니다.”

'엉겅퀴에 미친 사나이'로 불리는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 사무실에는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표창장과 인증서가 수두룩하다.

지역내 17농가와 계약재배... 제3자 공급ㆍ불법 채종 적발시 형사고발
'내 종자 내가 지킨다'는 신념... 수확철엔 약효 없는 부위 과감히 폐기

여성갱년기 질환 개선 효과로 한때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주름잡았던 백수오가 가짜원료(이엽우피소) 문제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것은 임실엉겅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도 품질관리, 둘째도 품질관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 대표 생각을 들어봤다. 

“임실엉겅퀴는 현재 지역 내 17 농가와 계약재배하고 있어요. 우선, 멀칭 및 부직포 피복방법을 통해 고독성 농약인 제초제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엉겅퀴를 이른 초봄에 포트에 파종해 4월중 본포에 이식하거나 유공 멀칭 비닐에 씨앗을 직접 파종하는 방식으로 재배합니다. 봄에 파종한 엉겅퀴는 11월 초순에 잎과 뿌리를 모두 수확하고, 겨울을 지낸 2차 엉겅퀴는 5월 10일 이전에 꽃봉오리가 맺혀진 상태에서 잎과 꽃이 있는 전초를 채취합니다. 엉겅퀴 꽃 수확은 5월 말일경에, 종자 채취는 6월 10일경부터 시작합니다.

이때 농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함으로써 행여 실수로라도 다른 원료가 혼입되는 것을 철저히 방지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보급한 종자를 제3 자에게 공급하거나 몰래 채종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형사 고발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임실생약은 30만 평 재배 물량의 엉겅퀴 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추후 예상치 못한 수요가 폭발하더라도 종자가 모자라 다른 저급한 종자가 사용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예비 물량이 포함된 것입니다. '내 종자는 내가 지킨다'는 신념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예요. 

또 최상 품질의 엉겅퀴 채취를 위해 △마음의 갈등을 이긴다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는 나름의 3대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6월 초 소비자 체험이 끝나면 엉겅퀴 꽃만 따고 밑동을 쳐서 모두 폐기합니다. 유효성분도 없는 것을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원료로 공급하면 소비자를 속이는 것은 물론 자신의 양심을 팔아먹는 파렴치한 행위이기 때문이예요. 이 때 잠시 눈 딱 감고 세상과 타협하면 수억원을 벌 수도 있지만, 스스로 용서가 안되는 것입니다. 일부 농가의 경우 이러한 저급한 원료를 싼 값에 공급하고 있는 탓에 시중에는 효과가 없는 엉겅퀴들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식물들의 얘기에 귀기울이면 농업의 방향이 보인다'는 임실생약 심재석 대표는 백수오 묘포에도 관심을 갖고 시범재배하고 있다.
'식물들의 얘기에 귀기울이면 농업의 방향이 보인다'는 임실생약 심재석 대표는 백수오에도 관심을 갖고 묘포 시범재배하고 있다.

FTA로 농업이 힘들다고요? "식물들 얘기에 귀기울이면 해답이 있어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엉겅퀴 대사 과정 연구에 심취 "매우 흥미로운 일" 

심 대표는 FTA 체결로 선진 농업국의 힘에 밀려 좌절에 빠진 우리 농민들이 맥없이 주저앉아 힘들어 죽겠다고 푸념만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방법과 희망의 빛을 어디서 볼 수 있을지 부단히 찾아 나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식물들이 얘기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어요. 각 식물들의 대사과정에서 변화되는 물질을 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풋사과는 타닌(tannin) 성분이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만, 같은 사과인데도 한달~두달 생육후엔 당이 만들어지면서 살을 찌우는 과일로 변합니다. 이러한 대사과정의 변화는 비록 사과나 엉겅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식물에서 발생합니다. 현상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면 앞으로 우리나라 농산물의 개발가치가 무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임신한 상태에서는 태아 형성에 좋은 영양소가, 출산 후에는 양육에 필요한 영양소가 각기 다르게 합성되듯이 생체내에서 환경에 따라 필요한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소위 ‘생물변환(plant transformation)’이라고 하는데 식물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엉겅퀴의 경우 자체내에서도 대사활성이 일어나지만, 추후 발효를 통해서도 변환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연구하는 일이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백수오' 능가하는 소재적 가치... 16년 동안 불과 5% 규명
퍼즐 30% 맞추면 시장 최소 10배에서 최고 100배 커질 것 

엉겅퀴의 잠재력에 비하면 산업화는 이제 막 걸음마하는 아기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문제와 장애물도 많을 텐데, 과연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심 대표가 보는 엉겅퀴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한때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백수오가 빅히트를 친 적이 있었지요. 여성 갱년기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선풍을 일으키다 가짜백수오(이엽우피소) 파동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농가들이 고사 위기에 몰렸는데 아직도 맥을 못추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한 백수오와 임실엉겅퀴의 소재적 가치를 비교했을 때 단연코 엉겅퀴가 백수오를 몇배 이상 능가한다고 봅니다. 16년동안 연구한 엉겅퀴 개발 수준은 이제 5%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미래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연구의 완성도를 '퍼즐'에 비유하곤 하는데, 그 퍼즐이 30% 맞춰질 때면 시장이 지금보다 최소 10배에서 최고 100배까지 더 커질 것으로 봅니다.

거기서 더 욕심을 내자면, 엉겅퀴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홍삼만큼 커진다면 관련시장은 지금보다 1000배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런 상황은 어느 한 개인이 힘쓴다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뭉쳐 폭발할 수 있도록 융복합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나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안에 이뤄지면 대성공이겠죠?"

임실생약 가시엉겅퀴는 중금속과 세균 등은 물론 228종의 잔류농약성분이 불검출된 위생적이며 창의적인 제품으로 인정돼 대한민국 로하스 인증을 받았다. 이만하면 엉겅퀴에 대한 심 대표의 애정과 경영철학이 얼마나 절실하고 견고한 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직하다. '영험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임실엉겅퀴가 의약적으로 재조명되고 나아가 세계 인류에 공헌할 수 있도록 전통적 가치에 창조적 가치를 더해 '코리안 씨슬(Korean Thistle)'이란 이름으로 날개를 펼치는 그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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