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트렌드] 자택대피령 특수 누리는 미국 냉동식품시장
[포스트 코로나 트렌드] 자택대피령 특수 누리는 미국 냉동식품시장
  • 정리= 이지현 기자
  • 승인 2020.06.1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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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후 3월 중순 매출 90% 이상 증가
냉동·포장기술 발달로 신선식품 못지 않은 품질 호평
아침식사부터 스낵 육류 야채 해산물 디저트까지 다양
무색소 글루텐프리 유기농 제품으로 수출 노려볼만

비대면(untact) 구매가 일반화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 때 소비자들로 북적이던 대형 마트나 백화점, 수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이제 썰렁한 기운마저 돌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급적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아예 집밖에 나오기가 꺼림직할 때면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추세다.

음식료품의 경우 신선식품은 매일 매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늘리고 있고, 매장에서 직접 장을 보더라도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해 냉장고에 오래동안 보관해도 품질이 변하지 않는 유통기한이 긴 냉동식품을 다량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택대피령이 내려진 미국에서 더욱 뚜렷해, 육류와 베이커리는 물론 과일과 채소까지 냉동식품 구입이 급증하며 신선식품 성장률를 앞지를 정도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냉동 및 포장기술 발달로 냉동식품의 품질이 신선식품 못지 않은 것도 관련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이유다. 

코로나19 발생 전 냉동식품 시장

코트라 시카고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냉동식품 산업은 미국인들의 소득증가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FMI(식품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보고서는 미국의 냉동식품 시장 규모가 57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문조사기관 210 Analytics는 미국인 86%가 식품 판매점을 비롯해 기타 소매업체에서 유통되고 있는 냉동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으며 특히,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가 냉동식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냉동식품은 유제품을 제외한 육류, 가금류, 해산물, 과일 및 채소, 베이커리 제품, 피자 및 기타 냉동식사 제품을 말하며, 보관과 섭취, 휴대가 간편하며 많은 준비 시간을 요하지 않는 상품이 일반적이다.

유통 채널의 37.9%는 식품서비스 시장으로 분류돼 학교, 군대, 자영업자에 납품되고 있다. 중소형마트 납품이 24.6%, 대형마트 납품이 23.7%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 기업, 개인고객, 공장납품이 13.8%이다. 상품 유통채널이 다양해 특정 유통채널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유통채널에서 이를 상쇄하는 이익을 내고 있어 매출액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냉동식품 VS 신선식품

 2015년만 하더라도 유통업계는 신선식품(Fresh foods) 시장의 성장을 예상하며 이의 판매를 위해 많은 인력을 고용해 왔으나, 2017년을 기점으로 냉동식품 시장 성장률이 신선식품의 시장 성장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식품 냉동기술의 발전으로 과일 및 채소가 가지고 있는 영양소를 그대로 보존한 채로 냉동할 수 있게 됐고 신선상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가 냉동식품 시장에 미친 영향

미국 냉동식품연구소(AFFI)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선언 후 미국 소비자 10명 중 7명이 평소보다 더 많은 냉동식품을 구매했다. 210 Analytics가 발표한 “Frozen Food Sales Amid Covid-19” 논문에서도 지난 3월 중순 냉동식품 판매량이 무려 94% 증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p가량 증가한 성장률이다.

이미 냉동식품 시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지속성장 가능한 시장으로 평가됐지만 팬데믹 후 기존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매출이 증가했다. 휴지와 같은 생필품 사재기는 팬데믹 발생 후 2주 가량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 후 제자리를 찾은 반면에 냉동식품의 판매급증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면서 식품 판매량이 기존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냉동식품 소비자의 구매양상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미국 냉동식품연구소(AFFI)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8%가 평소보다 냉동식품 지출이 늘어났고 72%가 재고 부족으로 평소에 찾던 브랜드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냉동식품을 구매했다.

그중 가장 많이 구입한 품목은 야채, 육류, 피자였으며 처음 냉동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냉동 육류와 과일, 식전 식품들을 주로 구매했다. 유통기한이 길고 조리준비 및 뒷정리가 쉬우며, 슈퍼마켓 장보기 제약에 따른 식량 비축 등이 냉동식품을 구매하게 된 이유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3%는 냉동식품이 신선식품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내 주요 마트는 팬데믹 발생 후 정부의 방침에 따라 마트 내 고객 동선과 입장 가능 인원수를 제한했다. 이러한 제한이 장보기 소비패턴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가 냉동식품 코너로 이동하려면 코로나19 발생 이전과는 달라진 경로로 이동해 하며, 일반적으로 냉동식품 코너는 이미 장보기를 모두 마친 고객들의 동선 마지막에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동식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식품 수출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임시 폐쇄한 식당, 호텔, 학교, 정부기관이 늘어나면서 식품서비스 시장의 냉동식품 판매는 급감했다. 업계는 개인 소비자들의 냉동식품 구매 증가가 식품서비스 시장에서의 매출 손실을 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냉동식품 산업의 총매출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체 내 냉동식품 매출 증가 뚜렷

냉동식품의 영양성분표시에 관한 까다로운 규정과 정부의 트랜스지방(Trans fat)을 포함한 유해물질 사용금지 규제가 냉동식품 품질 향상을 이끌었다. 미국 냉동식품은 USDA, FDA를 비롯해 주별로 규정한 규제를 정확히 준수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주요 냉동식품 제조사들은 재료조달 프로세스에서부터 엄격한 품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엄격한 규제에 따라 높은 품질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냉동식품은 건강하지 않다는 기존의 고정관념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색소 무첨가, 글루텐 프리, 유기농 상품 등의 출시를 늘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미국 식당이 임시 폐쇄되면서 미국인들이 자택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여가시간 동안 요리에 시간 투입하기를 꺼려하는 젊은 세대들의 달라진 생활패턴도 냉동식품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 조리 편의성이 냉동식품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됐으며 재료를 다듬을 필요없이 이미 손질된 냉동채소 판매가 늘어났다.

플라스틱 포장기술의 발전은 소비자들에게 냉동식품을 더욱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었다. 제품을 보다 쉽게 운반, 보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자레인지와 오븐에 바로 넣어 조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포장기술의 발전은 상품의 영양소를 보존하고 유통기한을 늘리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상품 개봉 후 재냉동이 가능할 만큼 보존력이 향상돼 코로나19 이후 냉동식품 구매증가에 기여했다. 대용량으로 판매되는 벌크 상품의 경우에도 종류와 포장 방법에 따라 3~6개월, 심지어 1년 이상 냉동보관이 가능하다. 이처럼 구매 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냉동식품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자택대피령으로 인해 자주 장을 보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 요소로 작용했다.

냉동식품 제조업체들은 생산비용 절감 및 공정 최적화에 많은 투자를 하며 냉동기술과 공장 컨베이어 기술을 발전시켰다.

냉동식품 업계에는 다수의 제조사가 경쟁하고 있다. 여타 산업보다 효율적으로 재료 조달이 가능하며 기업들은 이러한 장점을 살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냉동식품 코너는 가장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는 코너 중의 하나이다. 아침 식사부터 스낵 및 전채, 육류, 야채, 해산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냉동식품은 식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종류의 제품이 냉동식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1인용부터 대가족용까지 다양한 용량, 채식 기반, 유기농, 글루텐 프리 등의 여러 옵션이 있다. 특히, 육류의 대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채식 기반의 제품도 냉동식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요소들이 코로나19 이후 많은 소비자를 냉동식품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시사점

IBISWorld는 향후 5년간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소비자의 가처분소득 증가가 식품시장 성장의 바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냉동식품 시장도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리기술과 전문지식이 제한된 소비자에게도 훌륭한 옵션을 제공하며 재료를 미리 씻고 자르고 할 필요 없이 단순히 해동만 하면 되기 때문에 미국 주요 소비층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아떨어져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냉동 과일 및 채소 구매에 있어서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유기농 냉동 과일 및 채소도 국내 수출기업의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TRA 시카고 무역관이 접촉한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아시안 식품의 경우 중국 냉동식품이 주요 구매 제품이다.”라며 “아시안 식품 납품을 위해서는 각종 미국 내 규제를 통과하고 대중이 선호하는 식품을 고려한다”라고 전했다.

냉동식품 수출을 준비 중인 국내 중소 식품제조사라면 미국 FDA, USDA의 규제 인증은 필수이다. 미국인들의 건강식 선호 증가에 따라 글루텐 프리, 유기농 냉동식품 수출 시도를 추천하며 대도시에 위치한 대형 유통망 위주로 납품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다.

제품 포장 디자인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어 국내 포장용기 제조사들의 미국 냉동식품 제조사와의 협업도 시도해 볼 기회로 보인다. 더 건강하고 안전한 상품을 찾는 미국 냉동식품 소비 트렌드와 기업의 환경 관련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트렌드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포장기술과 냉동공법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선호하는 포장 디자인을 연구, 제조해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자료: IBISWorld, Statista, 210 Analytics, IRI,Krogers, Pictsweet Farms,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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