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스토리] '메종드꼬레' 한국식품 불모지 프랑스 리테일 진출 전략 ②
[성공스토리] '메종드꼬레' 한국식품 불모지 프랑스 리테일 진출 전략 ②
  • 김현옥/김민 기자
  • 승인 2019.12.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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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GMF 냉동만두로 수퍼마켓 시장 사상 최초로 개척
현지화만이 살길...맛·포장디자인 등 혁신으로 소비자 마음 문 두드려야
만두의 한계 극복하려고 라면 시장 과감히 도전...커뮤니케이션 방법 터득
라면·김 제품 시장 안착 이어 마스크팩도 선풍...매일매일 도전하는 삶

“유럽인들이 아시아 식품을 찾는 이유는 다양성과 건강성, 편의성, 조리성 때문입니다. 매운 음식을 못먹는 프랑스 사람들이 불닭볶음면에 열광하고, 전에는 이름조차 없었던 한국의 교자만두가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을 입증합니다.” 

지난 9일 ‘미주․유럽시장 수출확대 전략회의’에서 국내 식품회사로는 유일하게 프랑스 리테일 공략에 성공한 ‘메종드꼬레(Maison de Coree: 한국의집)’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 김직 이사의 말이다.

메종드꼬레는 그동안 프랑스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교자만두’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이의 성공을 발판으로 매운맛에 질색인 현지인들에게 컵용기의 라면과 우동을 선보였는가 하면 스낵칩과 알로에베라 음료에 이어 각종 특용작물성분을 이용한 마스크팩 제품 등 이제는 식품에서 화장품 영역으로까지 제품 라인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서울에서 파리로’라는 컨셉의 메종드꼬레는 만두전문업체인 GMF가 운영하는 프랑스 브랜드다. 메종드꼬레가 우리나라 식품의 불모지 프랑스 유통매장에서 날개를 펼치기까지 시장 개척 및 성장 스토리를 김직 이사를 통해 들어본다.

■ 어떻게 접근했나

메종드꼬레 모기업인 GMF는 냉동만두와 냉동밥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래서 만두 제품으로 프랑스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유명 레스토랑에서 만두를 즐겨 먹었지만, 정작 수퍼마켓 등 리테일 시장에는 만두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 

피자, 파스타 등과 달리 만두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무모하다고 우려했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도전했다. 포장, 컨셉, 맛, 가격 모든 요인을 현지화하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한국산 제품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교자만두‘라는 점을 강조했고, 한 봉지에 10알(200g)과 소스를 담아 소비자가격 5천원을 책정했다. 이 가격은 한국에서 유명 브랜드 제품 약 600~800g 정도와 맞먹는 것으로, 결국 5배나 비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프랑스 소비자들은 저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인그리디언트(원재료)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패키징 부문에서 성공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만두는 보편화된 일상소비재로서 친근한 제품이기 때문에 특별한 포장이 필요 없지만, 프랑스에서의 만두는 특별한 날에 먹는 특수재로서의 성격이 강해 종이 포장 안에 트레이와 소스를 넣는 2중 3중 포장으로 고급스럽게 차별화한 컨셉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한국에서 만두는 보편화된 일상소비재로서 매우 친근한 제품이기 때문에 포장디자인에 크게 심혈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의 만두는 특별한 날에 먹는 특수재로서의 성격이 강해 패키징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메종드꼬레는 만두를 트레이에 담고 소스를 첨부해서 종이 재질로 포장하는 2중 3중 방식으로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제품 표기도 프랑스어로만 사용해 철저히 현지화한 결과 그대로 적중했다.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 이야기, 쿠킹 레시피, 원료 성분까지 모든 것을 최대한 투명하게 했고, 동시에 한국의 정체성과 뿌리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 마크와 한글 서체. 그리고 농식품부로부터 선정된 우수문화상품이라는 내용까지 담았다.

프랑스에서 냉동제품으로 시장에 접근한다는 것이 간단치 않았다. 냉동창고는 필수구비 요소지만 아직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으며 직원도 다섯 명뿐이어서 매일매일 도전하는 삶이다. 냉동제품만으로는 우리가 No1.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 규모가 큰 라면 시장이다.

한국산 라면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럽지역에서는 생소한 품목인데다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다소 무모했지만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한국의 라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4~5개 대기업들은 메종드꼬레가 내민 손을 외면했고 오랫동안 연락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다가 삼양식품과 연이 닿아 3회 정도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한 후에야 자신 있게 영업할 수 있는, 조금은 재미있고 파격적인 제품이 개발됐다.

메종드꼬레 라면 역시 프랑스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이한 패키징으로 도전했다. 반짝거리는 은박 포장에 마스코트와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설명을 자세히 읽지 않고는 무슨 맛인지 직관할 수 없는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이러한 결과물은 aT와 공동으로 실시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측에서는 포장이 너무 특이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프랑스 바이어들은 폭발적인 호응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메종드꼬레 라면을 앞세운 3년간의 영업 실적은 나쁘지 않았고, ‘모노프리’라는 대규모 유통채널의 전국 매장에 메종드꼬레가 입점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라면은 메종드꼬레 입장에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고 라면은 메종드꼬레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이 됐다.

이보다 앞서 출시한 우동 제품이 실패한 이유는 전형적인 디자인을 사용하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제품이 출시되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게는 익숙했지만, 프랑스 소비자들은 라면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제품이 왜 라면보다 비싸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해 2년여 동안 소비자를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제품을 거둬야만 했다.

이후 진행된 라면사업을 통해 프랑스에서는 어떤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혁신을 꾀해야하는 지 시장을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우동 제품에 이를 적용할 패키징 업체를 찾지 못했다. 

메종드꼬레가 한국식품을 프랑스에 수출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까르푸 등 유통업체를 설득하는 것보다도 한국의 제조업체를 설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품의 디자인이나 유통관행, 생산방식 등 식품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우리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미김 제품은 현지 시장에 맞게 OEM 생산한 것이 성공해 현재 까르푸 전 매장에 들어가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모노프리’ 전국 매장에 런칭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메종드꼬레 제품은 라면과 김제품만 살아남은 셈이다.

이 외에도 알로에베라 함량 40%짜리 알로에음료 제품으로 건강식품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시장에는 많은 한국산 알로에음료가 있으나 대부분 당 함량이 높고 원재료는 아주 소량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어서 이미 형성된 소비자들의 높은 부정적 인식을 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처음에는 까르푸가 메종드꼬레 알로에음료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 7개매장까지 확대했으나 소비자 반응이 시원치 않자 현재 4개 매장만 남아 있는 상태이며, 모노프리는 매몰차게 거절해 아예 발을 들여놓지도 못했다. 모노프리의 경우 자체 브랜드(PB)로 알로에베라 음료를 개발했을 만큼 이 시장에 적극성을 보였던 제품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메종드꼬레는 언젠가는 우리 제품이 전국구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지금도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화장품 사업에서도 비롯됐다. 메종드꼬레는 화장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리테일 관계자들이 한국산 화장품도 공급해줄 것을 간절히 요구하는 바람에 사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현재 까르푸나 모노프리 모두 PB 마스크팩 제품이 있음에도 메종드꼬레의 제품을 선택해 이유가 바로 디자인 때문이다.

메종드꼬레 마스크팩 제품은 한국에서 이미 5~10년 전에 유행했던 원재료(ingredient)를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현지 유통업체의 반응이 매우 좋아 현재 까르푸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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