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특별기획-식용곤충산업] ② 곤충식품산업 R&D 방향
[FI특별기획-식용곤충산업] ② 곤충식품산업 R&D 방향
  • 정리= 김현옥 기자
  • 승인 2019.06.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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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왕지네 등 중국고대의학서·한의약계에선 약용곤충 220여종 보고돼
흰점박이꽃무지-혈행개선·왕지네-아토피치유·애기뿔소똥구리 염증성장질환치료 효과 규명
갈색거저리함유 일반식·환자식 메뉴 200여종 개발 ...암·위장관 질환자 등 섭취후 제지방량 증가
곤충에 대한 '소비자 혐오감' 인식 전환 시급 ... 맛있고 기능성 있는 신물질 개발이 관건

2050년 인구가 95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후 변화와 경작지 감소로 식량 위기가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곤충식품이 지속가능한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민 대다수가 곤충식품에 대한 혐오감이 강하고, 먹을 것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곤충까지 먹어야하는가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곤충식품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한다 해도 소비자들이 이를 기피한다면 결국은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공염불 사업이 될 것이다. 이에 한국식품정보신문() 푸드아이콘은 정부 차원의 곤충식품산업 육성 정책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당위성을 살펴보고, 곤충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여 거부감을 해소함으로써 관련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한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주제 2= 곤충식품산업 R&D 방향

방혜선 과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 학 력
경북대학교 학사, 석사
서울대학교 박사
● 주요경력
잠사곤충연구소 산업곤충과, 국립농업과학원 환경생태과/기획조정과 성과팀장,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 파견,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태연구실장,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과 투자기획팀장, 농촌진흥청 대변인

■ 고문서에서 찾는 의약 소재로서의 곤충

2015년 중국의 중의과학원 노학자인 투요우요우(85,Tu youyou 屠呦呦)씨가 개똥쑥으로 말라리아약을 개발해 노벨의학상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투 교수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인 '아르테미시닌'을 뽑아내 1990년대 이후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이 약은 1600년 전에 나온 중국 고대 의학서를 보고 영감을 얻어 개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 동의보감에도 개똥쑥이 학질(말라리아)·허열 등을 치료하는 청열(淸熱)약으로 사용했다는 보고가 있다. 400여년전 허준 선생이 개똥쑥을 연구해 기록한 동의보감을 제대로 읽고 연구했더라면 그 노벨상을 한국인이 받았을 것이다. 한국의 은행나무잎에서 추출해내는 징코민 성분이 다른 나라 은행나무 잎보다 수십배 효능이 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같이 고대의학서를 재조명하는데 있어 곤충을 주목해본다. 한의약에선 오래전부터 의약적 효능을 지닌 약재로 써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약용곤충은 약 22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역사상 곤충을 약용으로 이용한 최초의 기록은 동양의 신농본초경, 서양의 히포크라테스, 우리나라의 동의보감 등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95종의 약용 곤충이 수록돼 있다. 굼벵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는 동의보감에서 간경화 등 간에서 비롯된 질병 및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왕지네의 경우도 중풍, 관절염 등 민간 약제로 이용되어 왔으며, 현재도 한약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전갈, 수질(거머리), 선퇴(매미 허물), 오공(지네), 자충 (왕바퀴과) 동물생약 5종과 인삼, 작약, 용뇌 식물생약 3종으로 구성된 혈관질환 예방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한방 생약제제를 개발했다. 이 생약제제는 중국 의학계에서 중대한 학술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대의학 차원에서 실시된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뇌혈전증 환자 및 흉부압박감, 심근경색증, 고지혈증 등 심장질환 치료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의 사이먼 리(Simon Lee) 연구원은 바퀴벌레의 뇌조직과 신경계에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강력한 항생물질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이 강력 항생물질은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의 하나인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 (MRSA)을 90%까지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시험관 실험 결과 확인했다고 보고한바 있다.

■ 고대 의학서 기반 현대과학 및 물질분석기술 접목 연구를 통한 성과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는 고대 의학서의 내용을 참고로 현대과학 및 물질 분석 기술을 접목한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성과를 얻었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서 추출한 물질(인돌알칼로이드)이 혈관 속에 피가 굳어 생긴 덩어리인 ‘혈전’을 치유하고 혈액 순환(혈행)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인돌 알카로이드’ 물질은 시험관(in vitro)에서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의 활성을 억제시켜 혈전 생성량을 60~70% 가량 줄이는 것은 물론, 경동맥혈전증이 있는 동물(쥐) 실험에서는 혈전의 크기와 생성을 50% 억제시켰다.

왕지네에서는 차세대 유전체 해독기술을 이용해서 아토피 치유에 효능이 좋은 새로운 항생물질을 찾아냈다. 스콜로펜드라신(scolopendrasin)Ⅰ’이라 명명한 이 물질은 곤충들이 균에 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항생물질로 동물실험 결과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홍반, 가려움, 부종, 짓무름 등)들을 종합한 관능평가에서 ‘스콜로펜드라신Ⅰ’을 투여한 생쥐가 투여하지 않은 생쥐보다 피부염이 현저하게 감소했고, 기존 치료제를 투여한 생쥐보다도 약 15~42% 정도 더 강력한 감소 효능을 보여 주었다. 이 물질을 이용하여 아토피 증상에 효능이 우수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또 애기뿔소똥구리로부터 분리한 코프리신 항생물질(CopA3)이 염증성 장질환 치유 효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성장염이 있는 생쥐에 코프리신을 투여한 결과 만성장염 증상 시 나타나는 장출혈, 설사, 체중 감소, 과잉면역반응 등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고, 만성염증 시 나타나는 부종, 점막구조 파괴 등도 70% 이상 회복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 식용곤충의 영양학적 우수성

고소애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영양 가치가 높다. 특히, 지방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7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무기질 중 인과 철이 풍부하고, 비타민 B3와 B5를 많이 함유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새우맛 과자와 비슷한 맛이 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쌍별이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감칠맛의 대표 성분인 글루탐산 함량도 13.8%로 높다.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분지아미노산(Branched chain amino acid)이 17.3% 들어 있다. 비타민 D, B1, B2도 풍부하다.

(왼쪽부터)고소애(갈색거저리),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장수애(장수풍뎅이), 벼메뚜기
(왼쪽부터)고소애(갈색거저리),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장수애(장수풍뎅이), 벼메뚜기

꽃벵이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고루 함유하며, 인과 칼륨 등의 무기질, 비타민 B3, B9 등이 풍부하다. 인돌알칼로이드 성분은 혈전 치유와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밝혀진 바 있다.

장수애는 마그네슘과 칼륨 등 무기질과 비타민 B5, E를 함유한다.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 ‘올레산’도 100g당 13g~18g 들어 있다.

벼메뚜기는 예로부터 영양 간식으로 즐겨 먹던 식용곤충으로, 동의보감에서는 감기, 소아 경기, 허약 체질, 파상풍, 백일해등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5종의 식용곤충 중 단백질 함량이 가  장 높다(67.8g/100g당).

■ R&D 성과... 갈색거저리 함유 일반식 및 환자식 메뉴 개발 

농진청은 이 같은 식용곤충의 영양기능성 연구성과를 토대로 한식 양식 소스 음료 등 일반식 메뉴와 환자식 메뉴를 개발 보급에 나섰다.

우선, 갈색거저리를 함유한 일반식 메뉴가 113종 개발됐다. 소스 부문에서는 한식양념장 3종, 양식소스 8종, 시즈닝 3종이 개발됐고, 한식 및 음료 40종, 양식 21종 등 총 84종의 메뉴가 개발됐다. 이와함께 '고소애로 만든 한식', '어린이 곤충조리교실' 등 5종의 요리책자를 발간 배포했다.

고소애(갈색거저리) 캐릭터 및 인장이 찍힌 만주 전병(사진 위) 제품과 고소애를 원료로한 한식 양식 등 다양한 메뉴가 개발됐다.
고소애(갈색거저리) 캐릭터 및 인장이 찍힌 만주 전병(사진 위) 제품과 고소애를 원료로한 한식 양식 등 다양한 메뉴가 개발됐다.

환자식 부문에서는 고소애(갈색거저리)를 함유한 메뉴를 개발 임상영양 실험을 거쳤다. 고소애 고기와 어묵 면을 개발한 후 이를 각종 메뉴에 활용해 총 52종의 암환자용 고단백식 메뉴를 개발했다. 또한 '고소애 쌀미음' 등 위장관질환식 메뉴와 비프스튜 컨셉의 무스식 등 목넘김이 곤란한 환자들을 위한 연하곤란식 메뉴 8종을 선보였다. 이들 환자식은 임상영양 실험 결과 근육과 골격을 형성하는 제지방량이 증가하는 효능을 보였다.

(왼쪽부터) 고소애 환자식 섭취후 제지방량 증가 그래프, 암환자 고단백 간식 단호박 및 고구마 양갱, 특수의료용도식품 고소애푸딩
(왼쪽부터) 고소애 환자식 섭취후 제지방량 증가 그래프, 암환자 고단백 간식 단호박 및 고구마 양갱, 특수의료용도식품 고소애푸딩

농진청은 세브란스병원과 공동으로 췌담도 및 간암 수술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2개월 동안 곤충소재 환자식을 장기 복용 후 임상 검사한 결과 영양상태 및 면역지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 곤충식품의 연구개발 방향과 풀어야할 숙제

최근 곤충식품 발전 가능성을 놓고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식용곤충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가축 사육보다 친환경적인 장점이 있지만,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전환과 판로 문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다.

곤충식품산업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곤충 혐오감’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다. 따라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곤충 모양이 남아 있지 않으면서도 기능성 성분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곤충의 소재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식용곤충의 소재화를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으로 분리하고 정제공정 중 곤충의 느낌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는 곤충이 식품과 화장품을 넘어 의약품 시장에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제 개발의 선두 주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으로 확신한다.

곤충사육농가는 기대했던 것 보다 빨리 늘어나고 있다. 농식품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곤충사육 농가는 2018년 2318호에 이른다. 2016년 기준으로 농가수가 2배 늘어났고, 지난해 귀농귀촌 가축사육농가 중 22%가 곤충사육 농가일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5년 후 세계 식용 곤충 시장 규모가 7억 1000만 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용곤충의 판로 확대를 위해서 소비자들이‘건강에 좋고 맛이 있어서 먹어요’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맛있고 기능성이 좋은 신물질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곤충단백질 소재 개발과 특수환자식 등 다양한 용도를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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