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한-칠레 FTA 15년차... 현대화로 개방 품목 늘려야"
[특별인터뷰] "한-칠레 FTA 15년차... 현대화로 개방 품목 늘려야"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9.06.12 0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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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생연어 유기농신선과일 마키베리 등 론칭 계획
아보카도 식물검역 단계...와인은 프리미엄급 마케팅 주력
친환경유기농식품 양국간 동등성 인증 위한 법률 검토
신임 호쎄 미겔 쎄뿔베다 또레스 농무·상무관 포부 밝혀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 세계에서 남북으로 가장 긴 나라 칠레. 지리적 다양성과 맑고 깨끗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특히 고품질의 농식품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누비는 나라로 유명하다. 칠레의 농식품 수출은 지난 10년 동안 6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총 수출의 23%를 차지하고, 대형 품목인 구리 리튬 등을 제외하고는 45%에 달할 정도다. 그만큼 칠레는 농식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포도 블루베리 체리 등 신선과일과 연어는 세계 1위 수출 품목이고, 호두는 2위, 와인은 3위, 돼지고기는 5위에 랭크되어 있다. 칠레는 2004년 우리나라의 첫 FTA 체결국가로서, 양국 간 교역에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30여년 전부터 경제문호를 개방하고 세계 각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교역정책을 펼치고 있는 칠레의 대(對)한국 농식품 수출진흥 정책을 지난 3월 새로 부임한 칠레무역진흥청(ProChile) 호쎄 미겔 쎄뿔베다 또레스(Jose Miguel Sepulveda Torres) 농무·상무관을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호쎄 미겔 쎄뿔베다 또레스 칠레무역진흥청(ProChile) 농무ㆍ상무관
호쎄 미겔 쎄뿔베다 또레스 칠레무역진흥청(ProChile) 농무·상무관

1. 칠레 농무·상무관으로서 한국에 부임한 소감은

▶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발전된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다. 기술적 발달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옛 것과 종교적인 것들을 잘 가꾸고 보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인들은 친절하고 대화도 잘 통해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수월하게 출발했다.

호쎄 미겔 쎄뿔베다 또레스 칠레무역진흥청(ProChile) 농무ㆍ상무관

2, 프로칠레(ProChile)는 'Food from Chile'를 슬로건으로 세계 10대 식품 강국으로 서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어떠한 포부를 갖고 있나

▶ 무엇보다 칠레 상품의 수출 진흥이 첫 번째 목표다. 한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칠레산 농식품 품목들이 보다 다각화되길 원한다. 한-칠레 FTA를 맺은 지 15년이 지나 이제는 현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많은 칠레산 농식품들이 개방될 수 있도록 FTA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한다.

3. 상당히 많은 칠레산 농식품들이 이미 한국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새로 추가하고자 하는 수출 품목은 무엇인가

▶ 우선, 아보카도를 들여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물검역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칠레에는 친환경 유기농제품이 많다. 이런 제품들이 한국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칠레 와인의 경우 이미 한국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매우 높아 앞으로는 프리미엄 와인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강화하고 싶다. 돼지고기 등 육류 부문에서는 ‘칠레포크(ChilePork)’를 통해 프로모션을 추진함으로써 수입업체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것이다.

연어도 ‘칠레연어산업협회 (SalmonChile)’와 함께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칠레연어생산자 및 '칠레 연어 산업 협회' 와 공동마케팅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칠레연어는 현재 한국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냉동제품만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서 칠레연어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 프레시(生) 연어의 수출과 마케팅 강화 방안을 수출업체들과 논의 중이다.

칠레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너무 멀기 때문에 생연어를 비롯한 프레시 수산물 수출이 어려운 탓에 항공운송 등 물류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수산물 수출 쪽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4. 노르웨이의 경우 최근 연어를 비롯한 수산물의 친환경 청정해역 양식과 무항생제 안전한 제품임을 강조하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칠레 연어의 강점은 무엇인가

▶ 연어의 무항생제 양식은 전 세계적인 이슈다. 칠레도 같은 선상에서 힘쓰고 있으며 특히 지속가능한 연어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어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칠레의 남쪽지역에서 많이 채취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전문적인 기술을 지닌 숙련된 인력으로 형성된 여러 공동체가 있고, 이를 통해 연어를 양식해 채취하고 있다. 이는 어촌 인구를 존중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동체적 사회적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칠레는 세계 제1의 연어생산국으로서 양식이나 어획 기술도 함께 발달하고 있지만 지역 생산자들의 존엄성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면서 지구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5. 친환경 유기농 식품의 교역을 위해서는 양국간 상호 동등성 인증이 필요한데, 진행 사항이 궁금하다

▶ 한국과 칠레 정부는 유기농 식품의 동등성 인증을 위해 양국간 관련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상호 의견 조율을 위한 법률 수정안을 한달 전 한국기관에 보낸 상태이며, 한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현재 진행 중이다. 칠레 정부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도하다.

서울에 온 지 얼마 안됐지만 주말이면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쇼핑하는 것을 즐기는데 친환경 코너가 잘 마련돼 있는 것을 보고, 시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칠레는 멀고 경제적으로 작은 나라지만, 수출에 대한 사명의식(vocation)이 매우 강하다. 칠레포크의 슬로건인 ‘Born to Export'에서 볼 수 있듯이 수출을 위해서 살아가는 나라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6. 임기 내 한국시장에 반드시 론칭하고 싶은 칠레 농식품은

▶ 임기 내 반드시 론칭하고 싶은 품목은 1, 연어 2, 신선과일 등 유기농 식품 3, 마키베리(리포지셔닝)이다.

마키베리의 경우 건강에 좋은 천연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출드라이브를 다시 걸고 있다. 지금까지는 B2C(Business to Consumer) 형태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앞으로는 가공식품의 기능성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B2B(Business to Business) 영업에 비중을 둘 것이다. 이를 위해 마키베리의 기능성식품 표시를 위한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7. 한-칠레간 농식품 교역에 있어서 애로사항은

▶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식품교역관련 업무를 많이 진행해왔다. 2004년 한-칠레 FTA 체결시 첫 협상팀으로 각종 포럼에 참여했기 때문에 한국이 안전성 등 규제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까다로운지 잘 알고 있다.

한국의 농식품관련 법규를 잘 이해하고 있고, 절차를 존중한다. 그러나 한 품목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분석은 물론 한 번에 한 품목만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품목을 수출하는 경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앞으로는 단계는 같더라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길 원한다.

8. ASF로 인한 칠레 돈육의 국제 수요가 많아지고, 특히 중국시장으로 물량이 쏠리게 되면 한국으로 공급하는 물량이나 가격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 한국은 칠레가 오랜 시간 공들여온 중요한 시장이다. 그만큼 상호 신뢰성이 돈독하기 때문에 당장의 수출가격이 좋다 해서 다른 쪽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가 도움이 되는 신중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 호쎄 미겔 쎄뿔베다 또레스 칠레무역진흥청(ProChile) 농무·상무관 프로필

칠레대학교의 수의학 전공의로서,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 무역 기술장벽 규정과 시장 진입에 대한 양자 회담 및 FTA(자유무역협정) 도입에 참여. 또한 세계무역기구,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 포럼 등 다수의 국제 다자간 협정에도 참여했으며, 팀을 이뤄 활동하는데 탁월함을 보임.


[학력]
ㆍ2008~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수의과 대학 예방수의학 석사
ㆍ2002년 칠레 산티아고대학교 행정경제학부 국제통상학과 졸업
ㆍ2000년 칠레 카톨릭대학교 농업 및 임업공학부 경영학 및 임농업비즈니스학과 졸업
ㆍ1991~1997년 칠레 대학교 수의학과 동물과학부 수의사 전공
[경력]
ㆍ2001년 4월~현재: 칠레 외교부 국제경제국(DIRECON) 소속 활동
ㆍ2019년 3월~현재: 주한 칠레대사관 칠레무역진흥청(ProChile) 농무· 상무관

ㆍ2017년 6월~2019년 3월: 서비스 활동 부서 임원- Prochile RM
ㆍ2015년 12월~ 2017년 5월: 아프리카 및 중동 부서 고문- Direcon
ㆍ2013년 5월~ 2015년 12월:유럽, 아프리카 및 중동 부서 고문- Direcon
ㆍ2010년 11월~ 2013년 4월: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 부문 부서장- Direcon
ㆍ2003년 5월~ 2010년 11월: Market Access부서 고문- Direcon
ㆍ2001년 4월~ 2003년 5월:무역 및 지속 가능한 발전 부서 고문- Dir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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