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수출시장 개척 관주도에서 민간 역량 강화로"
"식품 수출시장 개척 관주도에서 민간 역량 강화로"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01.11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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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인터뷰] 고학수 한국식품산업협회 전무
지난해 공동브랜드 'K-FOORAND' 개발 8개 회원사 이끌고 베트남시장 공략
롯데마트 13개점 등 온오프라인 매장서 3개월간 판촉 및 SNS 홍보 마케팅
전년동기비 74% 증가한 105억 매출...현지 최대유통업체 빈마트도 초미 관심
'한-베 식품산업 발전방안 포럼'...양국 정부 당국자 참여 협력체계 구축키로

"사드 여파로 중국으로의 식품수출길이 막히면서 협회는 지난해 'K-FOORAND'라는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베트남시장 개척에 나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민간주도 해외마케팅의 첫 성공사례입니다."

고학수 한국식품산업협회 전무는 지난해 9~11월 3개월 동안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한 'K-FOORAND 2017 in Vietnam' 사업과 관련, "지금까지의 관주도적 수출시장 개척보다는 민간 차원에서 현지 사정에 맞는 마케팅 활동으로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FOORAND'는 K-FOOD와 BRAND를 조합한 것으로서, 'Friend'와 유사한 발음으로 '한국의 우수식품이 친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식품산업협회가 개발한 한국산 식품의 공동브랜드다.

한국식품산업협회(회장 이창환)는 지난해 대 중국 식품수출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해외시장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한국산 우수식품이란 이미지를 담은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해외 유망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타깃이 베트남이다. 그 이유로 고 전무는 “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1억 인구 중 30대 이상 젊은 층이 60%를 차지해 10년 이후부터는 이들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특히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브랜드 관심이 높고 수입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을뿐더러 한 사람이 2대의 휴대폰을 보유할 정도로 모바일 활용도가 높아 SNS를 통한 홍보효과가 매우 큰 특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은 한류 열풍의 진원지로서 사회 전반에 친한(親韓)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경제 성장에 따른 식품 소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베트남 식품소비 규모는 2010년 187억 달러이던 것이 2016년 295억 달러로 1.6배나 늘었으며, 1인당 식품소비도 2015년 560만동(250달러)에서 2016년 577만동으로 증가했다. 특히 하노이 호치만 다낭 등 대도시의 1인당 소비액은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협회는 지난해 농심 대두식품 대상 롯데리아 빙그레 삼육식품 정식품 팔도 등 8개 회원사로 구성된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베트남 호치민에서 3개월 동안 온오프라인 매장 판촉행사와 SNS 등을 활용한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베트남 전역에 분포돼 있는 13개 롯데마트 매장에 K-FOORAND 특별판매존을 설치하고 베트남에서 각광받고 있는 SNS 스타를 활용해 참가기업 제품의 다양한 홍보를 실시했다. 이어 12월 7일에는 양국 관련부처 공무원, 학계 전문가를 초청한 가운데 ‘한-베 식품산업 발전 포럼’을 개최하고 양국의 식품산업 현황과 식품교역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철저히 기획된 행사로, 협회는 4년 전부터 눈여겨온 베트남 시장을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고자 지난해 초 차별화된 공동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겼다."고 고 전무는 전한다.

이 과정에서 농식품부의 예산 지원과 롯데마트의 현물출자 등 업무협력이 이뤄져 사업이 당초 예상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 행사기간인 작년 8~11월 4개월 동안 8개 식품업체가 베트남으로 내보낸 식품수출실적은 10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나 증가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고 전무는 "이번 한-베 K-FOORAND 행사는 지금까지 농식품부-aT의 K-Food Fair 사업 공모에 신청해서 선정되면 정해진 매뉴얼대로 현지에서 3~4일간 판촉행사와 수출상담회에 참여하는 형태의 일과성 행사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업체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략하는 실질적이고도 효율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K-FOORAND 행사를 지켜보던 베트남 최대유통업체인 빈마트도 내년부터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와 내년부터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나라 식품의 우수성에 대한 전방위적 마케팅을 통한 한류식품이 선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 전무는 이번 행사의 백미로 ‘한-베 식품산업포럼’을 꼽았다. 양국의 교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면 기업은 물론 농식품부, 식약처 등 관련부처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한다는 점에서 양국의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상호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례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고 전무는 또 "앞으로는 민간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려 업계 주도의 현실적인 식품수출 시장 개척 활동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체계를 바꿔야한다."며 "농식품 수출사업을 이미 정해진 매뉴얼에 매달리기보다 민간 차원에서 기획된 사업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동마케팅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한다면 시장 기회가 많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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