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식품연구원 김윤지 박사 "식중독 90% 이상이 '바이오필름' 때문"
[인터뷰] 한국식품연구원 김윤지 박사 "식중독 90% 이상이 '바이오필름' 때문"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9.04.03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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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공장은 병원성 미생물 증식의 최적 환경...안전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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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계 소독제보다 효율 높은 친환경 전기방전수로 제거 가능
사용 후 30분이면 특정 성분 자연히 사라져 폐수 처리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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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 조립 용이해 세척 쉬운 장치도 규모별 맞춤형 개발 보급

 

한국식품연구원 김윤지 박사는 식중독 발생의 90% 이상이 '바이오필름'에 의한 것이라며 이의 제거를 위한 식품산업 현장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식품산업에서 '바이오필름'은 안전 문제를 일으키는 매우 심각한 요소입니다. 미국에서 병원성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식중독의 90%이상이 바로 이 바이오필름으로 인한 것입니다.”  

바이오필름(Biofilm)은 식품을 다루는 곳에서 관련 시설의 세척 및 소독에 한계가 있는 경우 오염된 세균이 식품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계속 증식하며 외부 작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산하는 보호막(EPS: extracellular polymeric substance)으로, 일명 ‘식중독균 지뢰’로 불릴만큼 위험성이 크다.

최근 식품산업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염소계 살균소독제 없이도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한 한국식품연구원 김윤지 박사는 “바이오필름은 식품업체뿐아니라 물을 사용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발생할 여지가 크지만, 그 중에서도 식품산업 현장은 풍부한 영양소와 수분, 온도 등 바이오필름이 증식하는데 최적화된 환경이란 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식품산업 종사자들은 바이오필름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만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박사의 주장이다.

바이오필름 생성을 막거나 줄이기 위한 생산공정 설비(장치) 디자인을 오랫동안 연구해오고 있는 김 박사는 “바이오필름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작업이 끝난 후 깨끗하게 청소함으로써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인만큼, 바이오필름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친환경 기술과 세척이 용이하도록 분해와 조립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윤지 박사

김 박사가 개발한 식품설비는 기존의 장치에 비해 매끄럽고 분해와 조립이 쉬우며 홈이 별로 없어 바이오필름이 발생할 확률이 적고,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 기술도 전기방전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염소계 소독제보다 친환경인데다 효율성이 더 높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바이오필름에 관한 연구는 주로 발생하는 메커니즘에 치중해왔으나, 식품연구원은 이를 제거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전기방전수를 공정에 사용할 경우 30분 정도면 성분이 자연히 없어지기 때문에 폐수 처리도 필요없는 장점이 있다.

김 박사는 “바이오필름 억제 장치는 기본적으로 HACCP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지만 원천적으로 발생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식중독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식중독 발생률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될 뿐이다.”며 “그나마 효과가 좋다는 수입산 장치들은 가스 사용료 등이 비싼 탓에 대다수 영세한 우리나라 식품산업에 맞지 않아 부담없는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치 개발로 국내 식품산업의 안전성 확보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간업체에 바이오필름 제거 장치 및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식품연구원은 기관 설립 목적이 개발 기술을 국내 산업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도록하는 것인만큼 소규모 분식점이나 음식점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규모별 맞춤형 장비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김 박사는 “병원생 미생물 바이오필름에 대한 기초연구는 거의 이뤄진 상황으로, 지금은 각 규모에 적합한 장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마무리되면 학교급식 등 고가의 장비를 구입할 수 없는 급식소까지도 보급이 가능해 국내 식품산업의 위생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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