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용량 줄이는 꼼수로 우유가격 대폭 인상
남양유업, 용량 줄이는 꼼수로 우유가격 대폭 인상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11.09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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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l→900ml로 줄이고 가격 25원 낮췄지만
100ml 당 단가는 무려 9.8%나 폭등한 셈
"표면적으론 값내린 척 교묘하게 소비자 기만" 비난 쇄도
매일유업 900ml 후레쉬팩 우유도 가격 인상 수단 의구심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1000ml 우유의 용량을 900ml로 줄이면서 제품 가격을 하향 조정했지만
실제로는 100ml 단가로 환산했을 때 8~9% 인상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 기만 행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원유가격과 생산 인건비 인상 등으로 원가 압박을 받고 있는 유업체들이 우유제품의 포장을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는 꼼수로 실질적 가격인상을 꾀하고 있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업계가 원유가격 인상과 생산 물류비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 원가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최근 1000ml들이 우유제품의 용량을 900ml로 줄이거나 아예 900ml 용량의 새로운 패키지를 적용면서 가격을 기존보다 낮게 조정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기존 2550원 하던 1000ml 들이 우유제품의 용량을 900ml로 줄이면서 30원 내린 2520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를 100ml 단위로 환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존 1000ml의 경우 100ml당 가격이 255원인데 반해 900ml의 경우 280원으로 오히려 25원이 오른 셈이다. 결과적으로 남양우유는 용량을 줄이면서 무려 9.8%의 인상 효과를 거둔 것이어서 소비자들을 눈속임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3월 플라스틱 뚜껑이 부착된 900ml 용량의 후레쉬팩 우유를 새로 출시하며 제품 가격을 2480원으로 책정했다. 이 제품 역시 100ml로 환산할 경우 255원(1000ml 카톤팩)에서 276원(후레쉬팩)으로 21원(8.2%↑)이 오른 셈이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 측은 "후레쉬팩의 경우 우유를 소량씩 나눠 마시는 소비자들을 위해 뚜껑을 부착한 새로운 포장용기의 제품으로 최대한 담을 수 있는 용량이 900ml"라며 "이는 기존 1000ml 카톤팩과는 완전히 다르기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올해 8월부로 원유가격이 인상되자 S, N사가 10월 경 가격을 올리거나 용량을 줄였지만, 매일유업 후레쉬팩은 3월에 출시된 제품인만큼 원유가격 인상과는 상관없으며, 1000ml 카톤우유도 용량과 가격 모두 변함없이 종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후레쉬팩 우유의 가격은 신기계 도입비용(40%)과 뚜껑(캡) 비용(25%), 카톤팩대비 3중재질의 포장원지 비용(35%) 등의 인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의도적으로 용량을 줄이면서 가격을 올리는 꼼수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매일 후레쉬팩 우유의 경우 포장원가는 상승했겠지만 용량이 100ml 줄어든만큼 내용물의 원가가 줄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인상 요인은 크지 않아 기존 제품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포장방법 도입으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전략 이면의 제품 가격 인상을 노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울 화곡동에 사는 이은정씨는 "우유 포장용기는 종전과 같은 1000ml 크기 그대로여서 내용물이 900ml로 줄었는지 모르고 제품가격을 내린 줄 알았으나, 용량을 줄인 후 100ml당 단가가 1000ml때보다 무려 10%가까이 올랐다니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며 "차라리 용량을 줄이지말고 가격을 인상해서 소비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올바른 자세"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우유는 지난 8월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우유제품(흰우유 1ℓ 기준) 가격을 3.6% 인상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낙농진흥회가 원유 수매가격을 ℓ당 926원으로 4원 인상하기로 결정한데 기인한 것으로, 지난 2013년 이후 5년 만의 인상이다.

서울우유는 2016년 원유가격이 인하됐을 때 다른 유업체들과 달리 흰우유 가격을 40~100원 내리는 등 소비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올해는 원유가격 인상과 생산비용 증가분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남양유업은 두달 뒤인 지난달 16일 우유가격을 평균 4.5%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측은 원유가격 인상 외에 그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남양유업 대표 우유제품인 ‘맛있는 우유 GT’의 경우 200ml는 33원, 500ml는 50원이 인상되며 1L는 900ml로 용량이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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