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창간1주년 특별인터뷰-변화, 그 경쟁력]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FI창간1주년 특별인터뷰-변화, 그 경쟁력]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11.06 0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곤충은 식량·환경 문제 해결사... 기능성소재·농업자재 등 미래 유망자원
기호메뉴외 간기능보조음료·고령친화식 등 특수제품 개발로 소비 확대
용도별 수요자 맞춤형 쌀품종 개발...간편식용·건강기능소재 등 다각화
떡·제과제빵용 쌀가루 품질기준 설정·기능성 유아용 파우더도 개발 계획
융복합 기술 접목된 농업은 미래의 멋진 직업...젊은층 유입 많아야

 

한국식품정보신문-푸드아이콘은 11월 6일 창간 1주년을 맞아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과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래 지향적 사고로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추진하고 있는 프런티어(frontier) 정신의 정부당국자와 공공기관, 산업계 인사들을 만나 각 분야의 앞날을 내다보는 '변화, 그 경쟁력'이란 제목의 특별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그 첫번째 인사는 농촌진흥청 라승용 청장이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취임 당시 고졸출신 9급으로 출발해 1급 고위공무원까지 오른 전례없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며 화제를 모았던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사실 그는 고졸 출신이 아니다. 공직에 발을 딛은 후 대학에 진학해 주경야독으로 학문을 연마했으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원예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진정한 농업 전문가이다. 라 청장은 농진청 산하 식량작물 원예특작 축산 등 3개 분야 연구기관과 농업과학원을 모두 거친 최초의 청장이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작년 7월 취임해 국정감사를 두 번이나 치른 라 청장은 ‘농촌활력 증진에 기여하고 농가소득 증대와 농업발전에 대한 새정부 의지를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농식품인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현장 중심의 연구, 지도, 국제협력을 통해 농업을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라 청장을 만나 우리 농업의 현주소와 4차산업 혁명시대 국내 농식품 연구개발의 나아갈 방향, 기관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Q1. 청장 취임 후 두 번째 국정감사를 마쳤습니다.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시지요.

A. 국정감사에 임하는 국회의원의 질문이나 지적이 이전보다 더욱 정밀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두루 살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농해수위 위원들의 지적을 잘 받아들여 농촌진흥청이 보다 전문적이며 효율적인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대다수 어려운 농업인을 염두에 두고 보다 풍요로운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사명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Q2. 최근 정부가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곤충식품 산업화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습니다. 청장님이 구상하는 곤충식품 산업화 비전은 무엇인지요?

A. 곤충은 식량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기능성 소재와 농업자재 등으로 쓰이는 미래 유망자원입니다. 사육시 사료효율이 높고 기존 농약이나 가축분뇨 등 환경오염 요소에서도 자유로워 공익적 가치도 크지요.

최근 곤충자원의 용도가 학습 애완용, 천적용, 화분매개용 등을 뛰어 넘어 건강기능식품 및 식의약 소재로 확대됨에 따라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향후 농업․농촌의 신산업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곤충생산 농가수가 해마나 늘어나 작년말 기준 1820호에 달하고 국내 시장 규모도 ‘15년 3000억원에서 ’20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중 식용곤충시장은 ‘20년 1014억원으로 5년만에 17배가량(‘15년 60억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곤충 사육농가의 시설 및 생산규모가 여타 농업에 비해 매우 영세하고 산업 성숙도가 낮아 사육기반이 취약하며, 식용곤충’에  대한 비친밀도 및 유통시스템 미흡 등으로 판매 확대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농진청은 현재 식약처로부터 갈색거저리유충, 쌍별귀뚜라미 등 식품원료용 식용곤충 7종을 지정받아 신시장 창출에 힘쓰고 있습니다. 올해 숫벌번데기 1종과 ‘20년까지 풀무치, 아메리카왕거저리 2종을 포함해 총 3종을 추가 등록할 예정입니다.

농진청은 앞으로 식용곤충산업 관련 연구를 한층 강화할 계획입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곤충 대량생산체계를 확립하고 다시 말하지만, 식품원료 등록을 추가할 것입니다. 또 기호메뉴를 비롯해 간기능보조음료 등 스타상품 및 고령친화 환자식 등 특수 제품을 위한 기업 참여 연구개발 및 소재 다양화로 소비시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와관련, 현재 곤충 유래 항혈전, 인지기능, 호흡기 질환, 탈모방지 등 기능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곤충식품의 소비확대를 위해 농식품부, 식약처 등 정책부서와 협의해 법적, 제도적 품질관리 기준 등 안전성을 강화하고, 곤충식품의 소비촉진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함으로써 정보 공유 및 소비자 참여형 홓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3. 농업기술 실용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6차산업화 사업을 위해 농진청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A. 생산(1차)과 유통·가공·외식·관광(2차·3차)을 연계한 6차산업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부가가치 향상, 소득증대, 일자리 창출입니다.

농진청은 이러한 6차산업화를 통해 농산물 가공사업과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실제로 2017년 정책참여 농가의 소득이 평균 16.9% 증가했고, 4400여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또 농가경영체 상품 판로확보를 위해 aT사이버거래소(40경영체), 농협(48), 앱 ‘브라보코리아’(350), 위메프(86), 공영홈쇼핑(4) 등 농업-기업 상생협력을 통한 온라인마켓 입점지원과 유통조직 중심의 소비자 직거래, 공동마케팅 외에도 농업인이 공동 활용하는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운영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농진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농업인 공동가공시설 사용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 거점형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21년까지 110개소로 늘려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농진청 R&D 기술과 지역자원을 연계한 특산자원 융복합 상품 개발과 산업화를 유도할 것입니다.

Q4. 쌀 소비촉진을 위해 가공식품 전용 쌀품종 개발과 이의 실용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농진청의 중장기 전략을 말씀해 주시지요.

A. 국내 쌀산업의 현황을 보면, 밥쌀 소비는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가공용 쌀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밥쌀의 경우 1인당 소비량이 2010년 72.8kg에서 ‘17년 61.8kg으로 7년새 11kg이나 감소했지만. 가공용 쌀은 ’15년 57만5천톤에서 ‘16는 65만9천톤, 지난해 70만8천톤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밥쌀 위주 개발로, 쌀 소비가 한계에 직면한 데 반해 생산량 향상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쌀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농진청 육성 품종 이용 쌀가공식품 개발 현황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진청은 용도별 수요자 맞춤형 품종개발과 쌀용도 다양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균포장밥, 냉동·냉장밥 등 간편식용 쌀가공제품 기술 및 혈당지수가 낮은 도담쌀 등 건강기능성 소재를 개발했는가하면, ‘고아밀로스’ ‘한가루’ 등 쌀가루전용품종 개발 및 종자 증식에 힘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쌀가루 제분기계 개발과 떡·제과제빵용 등 용도별 쌀가루 품질기준을 설정해 전용 품종을 보급 확대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농진청의 이러한 노력들은 간편식 제조분야에서 CJ제일제당-우리식품 공동으로 고부가가치의 컵반, 냉동밥 등을 개발했으며, 쌀 이용 기능성 선식과 쌀음료, 혈당개선 및 다이어트 식품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내년에는 프리믹스 등 2차 가공품 개발과 기능성 원료 표준화를 통한 유아용 파우더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한편, 국민공감대 형성 통한 쌀소비 확대를 위해 쌀의 비만 당뇨 억제효과 등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쌀의 기능성관련 심포지엄 및 쌀 가공제품 페스티벌을 꾸준히 개최해 생산·가공·유통·소비를 연계하는 쌀 산업발전 전략을 마련할 것입니다.

Q5. 익산에 조성 중인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지역 공공기관과의 협력 방안도 매우 중요합니다. 농진청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A. 농진청은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와 전북지역 농식품 관련 산학연 연구기관 간의 긴밀한 교류·협력 지원체계를 구축해 국가적 성장산업으로 선도할 계획입니다.

우선, 1단계로 전북지역 산학연 네트워크 교류․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전북지역 산학연 교류 협력 협약식을 가진데 이어 전북지역 농식품 관련 연구기관 및 관계기관 협약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2단계는 농진청,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식품산업협회, 서울대학교 등 전국단위 산학연 네트워크 교류․협력체계를 구축하고, 3단계로는 글로벌 산학연 네트워크 교류 및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Q6. 청장님은 ‘영농현장에서 답을 찾아야한다’며 현장과의 소통을 매우 중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현장 중시의 소통에서 얻은 우리 농업농촌, 더 나아가 식품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은 무엇인지요?

A. 우리 농업의 현주소를 알아야 미래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과의 소통을 매우 중요시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결론은 국내 농식품 산업의 발전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농진청은 국내 농특산물을 기반으로 한 가정편의식 식재료 가공체계 기술 구축 등 혁신동력 내재화에 힘쓸 계획입니다.

가정간편식(HMR)시장이 2009년 7000억 규모에서 ‘16년 2조3000억으로 4배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형 가정편의식은 우리 농산물의 소비를 창출함으로써 수급조절이 용이할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수출 상품화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농진청은 지역단위 푸드플랜과 연계한 국내 농산물 내수 기반 강화 및 한국형 가정편의식 기반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농식품산업 기반조성과 품질좋은 먹거리 공급을 위해 비만 예방 및 식생활개선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다양한 먹거리 문화의 변화와 함께 비만 등의 새로운 사회적 문제점이 대두됐고 날로 심각해지는 양상입니다. 특히 비만은 WHO가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005년 3조400억원에서 ’09년 5조1100억원, 2013년 6조7700억원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농산 식재료 중심의 한국형 비만예방 소재 발굴과 예방식재료를 활용한 지방대사조절 한국형 식사패턴 개발을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농진청은 매월 식재료 3종을 선정해 식품・영양 정보 및 레시피, 가정식・단체급식 상차림을 개발 보급 중이므로 국민들이 잘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편 농진청은 현장 애로사항을 발굴해 미활용 농업자원의 식품원료 등재로 소득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지역소득작목인 ‘작두콩꼬투리’를 식품원료로 등재하는 등 현재까지 생강줄기 등 7종을 식품원료로 등재된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식품원료로 등재되기 전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던 ‘도두볶음차’가 당국에 의해 적발돼 1톤여 상품을 폐기했지만, 올해는 48톤의 가공판매로 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Q7.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농업의 비전과 농진청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결합된 새로운 기술의 융복합입니다. 이러한 기술이 농산업에 접목된다면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된 농촌에서 농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력을 갖춘 젊은 농업인이 많이 유입돼야 합니다.

따라서 농진청은 우선, 생산방식에서 지능정보기술로 맞춤형 생산과 효율성을 높여 어렵고 위험한 기피 작업들을 점진적으로 해소해나갈 것입니다.

시설 농업의 경우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로 생육 정보를 계측·집적·분석하고 AI(인공지능)가 질병 및 생장분석으로 지능형 환경관리를 주도하는 스마트온실 및 스마트축사가 나타날 것입니다. 노지 농업 역시 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토양, 작물의 정보화와 인공지능에 의한 시비방제, 로봇 자율 농작업으로 정밀농업을 구현할 것입니다.

유통·소비 측면에서는 지능정보기술로 농산물 생산이력관리, 사이버직거래 및 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유통과정 단순화로 비용절감과 함께 고품질 신선 농산물이 개별 맞춤형으로 공급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이버, 모바일을 통한 농산물 홍보가 일반화되고 생산이력이나 품질 정보가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 제공되는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포장은 3D프린터로 개인별 특성을 살려 디자인되고, 판매자의 생산·거래정보가 블록체인화되어 인공지능과 연계되면 안전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지능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식품산업은 개인별 성향 및 건강, 식품성분 등의 빅데이터 등으로 맞춤형 식품, 처방형 식품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식품 기능성 성분의 빅데이터, IoT기반 푸드시스템적 안전 식재료 및 품질 제어, 개인별 위험도(건강 및 유전 특성)등의 정보 데이터가 연계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으로 고도로 처방된 식품이 3D프린터와 연계돼 형태별 성분별로 개인 특화된 맞춤형 식품도 기대됩니다.

뿐만아니라 농림자원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과 공익적 기능을 제공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취미, 레져, 오락 등 문화형 농림업은 역사, 관광, 환경, 생태, 경과자원과 함께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CPS시스템과 융합돼 새로운 체험, 관광, 교육, 게임 등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애완동물 및 식물, 곤충 등을 통한 치유농업은 Wearable IoT로 건강정보가 실시간 관측되고,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진단분석과 함께 AI로 치유모델 처방이 이뤄질 것입니다.

농업인의 삶의 질도 달라집니다. 농작업 사고예방 및 농촌 문화생활 등 디지털 복지를 통한 스마트 빌리지가 구축되면 Wearable IoT, 의료기관 연계로 농작업 및 고령농업인의 생활안전이 도모되고 사이버 의료가 시도되며 농촌에서도 사이버 쇼핑 및 영화 등 문화생활 실현이 가능합니다.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의 “농업은 하이테크 산업으로 미래를 여는 열쇠다. 미래 농업은 기술혁신과 융합되면서 가장 멋진 직업이 될 것이다”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