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대표들, 농식품부장관에 "산업육성 정책·제도 지원" 촉구
식품업계 대표들, 농식품부장관에 "산업육성 정책·제도 지원" 촉구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10.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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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 글로벌 경쟁력 제고 위해 대기업 투자 규제 풀어야
국산밀 단백질 함량 낮고 이물질 많아 가공식품 원료 부적절
중국 정부에 조제분유 공장 현장실사 조속 실시 요구 바람직
'기능성식품 표시제' 도입·소주용 국산 원료쌀 가격 대폭 낮춰야

규제 일색이던 우리나라 식품산업을 정부가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부처이름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꾸고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다. 

농식품부가 식품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이라며 네슬레와 같은 세계적인 식품기업을 만들겠다고 큰 포부를 내비쳤지만 식품업계는 여전히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어려움은 지난 25일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이 식품업계 CEO들을 초청한 가운데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 사업에 대한 대기업 진입 장벽을 비롯해 식품가공 적성에 맞지 않는 국산 농산물 및 가격경쟁력 저하, 중국의 수입식품에 대한 규제 강화, 할랄식품 시장 진출의 애로 등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쏟아졌다.

농식품부는 장관이 바뀔 때마다 식품업계 CEO들과 만나 현장의 의견을 듣지만 처음이나 지금이나 업계가 요구하는 사항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면, 이러한 자리가 형식에 그치지 않나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는 평가다.

이날 업계 대표들이 정부에 주문한 내용과 장관의 답변을 살펴본다.

◇ CJ제일제당 강신호 대표 "김치 장류 김 등 전통식품 분야 대기업 투자 절실...글로벌 경쟁 나서야"

식품산업에 있어서의 대기업의 역할 두 가지를 꼽는다면 일자리 창출과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R&D 투자와 첨단 생산설비를 통한 식품 위생 안전성 확보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임으로써 품목별 파이를 키워야한다.

또한 대기업은 한식의 세계화라는 대명제 하에 한식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려 글로벌 식품회사들과 어깨를 겨루며 국격을 높여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K-Food라고 부르는 김치 장류 김 등의 전통식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 품질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이들 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를 막고 있어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하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 농심 박준 대표 "16억 이슬람 시장 진출 위한 할랄식품 지원 아쉬워"

전 세계 인구 74억 중 16억이 이슬람이다. 우리 회사는 ‘신라면’을 비롯한 많은 제품을 세계 100여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2000억 정도 매출이 예상된다. 최근 점점 커지고 있는 할랄식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삼양사 문성훈 대표 "국산밀 제빵 적성 높이고 이물질 혼입 관리도 철저를"

식품소재 사업 중 밀을 원료로한 밀가루 생산 등으로 국산 농산물 소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쌀 주식 국가로서, 그동안 밀에 대한 품종개발이나 품질 관리가 미흡했다. 현재 국내 밀소비량을 보면 수입산이 250만 톤인데 반해 국산밀은 3만여 톤으로 매우 적다. 국산 밀 3만여 톤 중 상당수를 제분회사들이 가공해 직접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곳에 공급한다.

문제는 국산밀 가격이 수입밀의 3배에 달해 너무 비싼데다 품질 또한 떨어진다는 점이다. 밀가루로 빵으로 만들려면 단백질 함량이 11%수준이어야하는데, 국산밀은 7~9%에 불과해 사용하기 어렵다. 게다가 단백질 함량도 적지만, 편차도 심하다. 뿐만 아니라 이물질이 혼입으로 인해 정제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우리밀이 각광받으려면 품질 향상과 이물질 제거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거기다 생산성을 더 높인다면 수입밀과의 가격차가 줄어들어 국산 밀을 소비하는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매일유업 김선희 대표 "중국 공장등록제 따른 현장 실사 지연... 정부 차원 해결을"

2016년 해외 식품수출 규모는 13억원이며, 그 중 10%를 조제분유가 차지했다. 그런데 지난해의 경우 중국의 사드 이슈도 있지만 분유 수출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현재 영유아 조제분유 수출은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롯데푸드 3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정부가 영유아 식품의 품질규격 기준을 높이면서 브랜드 정리에 나섰고, 식품안전을 강화 중이다.

특히 중국은 분유를 수출하는 공장에 대한 등록제를 새롭게 실시하면서 현지 3개 공장에 한해 실사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신규제로 인해 보이지 않는 노마진(no-margin)이 있다. 더구나 올해 2월 영유아식품의 관리 소재가 바뀌는 바람에 공장 실사가 지연되고 있어 분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속한 수출 재개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힘써주기를 바란다. 

◇ 롯데그룹 이재혁 부회장 "기능성식품표시제 조속 실시...소주용 쌀원료 가격 타피오카 수준을 낮춰야"

우리나라는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식약처에서 관리하지만, 일본의 경우 민간차원의 건강기능식품 표시제도를 운영함으로써 모든 책임을 업체가 지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능성식품표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속히 시행함으로써 기업이 건강기능성을 자율적으로 표시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그 다음, 주류사업은 주세법 때문에 국세청에 관리되고 있지만 원료는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는 분야인만큼 전통주 활성화 차원에서 농식품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95%가 희석식 제조법을 사용하는 소주의 경우 베트남산 타피오카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국산 쌀소비 촉진과 우리 고유의 소주 시장 되찾기 위해서는 원료쌀의 공급가격이 이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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