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농심미분 쌀가루제품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 1호’의 의미와 가치
[집중조명] 농심미분 쌀가루제품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 1호’의 의미와 가치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2.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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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구권 국가 인구의 1/3 밀가루 글루텐 인한 셀리악병 유전자 보유
조코비치 라키티치 등 세계적 선수들 식이요법으로 셀리악병 극복 화제
유로모니터, 세계 글루텐 프리 시장 연평균 7% 성장... 78억 달러 매출 규모
농심 'RICE PANKO', 미국 아마존 이어 내년 3월 코스트코 입점 예정
농심미분이 개발한 글루텐프리 쌀가루 제품으로 만든 (왼쪽부터) 식빵, 머핀, 케이크와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라이스판코(RICE PANKO) 제품(맨 오른쪽) 

(주)농심미분(대표 박상규)의 제빵용 글루텐프리(Gluten Free) 쌀가루 3개 제품이 27일 우리나라 최초로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았다. Rice Panko, GF Bread Flour, GF Cake Flour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No 밀가루, No 글루텐'이 핵심어이다.

이날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농심미분 회의실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첫 번째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 수여식을 가진 한국쌀가공식품협회로서는 국내 쌀가공식품산업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본래부터 글루텐 성분 자체가 없는 쌀가루에 굳이 글루텐프리 인증이 필요할까 하는 의구심도 떨쳐버릴 수 없다. ‘1호 인증’이라는 사안의 무게와 함께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행사 현장을 찾은 결과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김문수 한국쌀가공식품협회장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이 많은 쌀밥을 비롯한 쌀가공품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밀가루가 주식인 외국에서는 오히려 건강과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쌀을 원료로한 식품을 즐겨 찾는다는 것이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김문수 회장의 설명이다.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으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인 셀리악병 관련 유전자 보유자가 전체 인구의 1/3 수준에 달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글루텐 프리’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최근에는 전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세계적 테니스 스타인 노박 조코비치와 스페인 세비야FC의 축구선수인 이반 라키티치가 셀리악병으로 인한 체력 저하를 식이요법을 통해 해결한 대표적 사례를 보아도 그렇다. 월마트 식료품 코너에 가면 한 제품 걸러 하나꼴로 ‘GLUTEN-FREE’ 표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위한 체크 포인트가 되고 있다.

유로모니터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7%대로, 4%대인 식품시장 성장률을 크게 앞지고 있으며, 매출액 규모로는 약 78억 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식품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글루텐프리 식품의 대표적 소재로 쌀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쌀을 가공식품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글루텐 성분을 따로 첨가하거나 글루텐 대체재를 사용해야 한다.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왼쪽)가 전한영 식량정책관(오른쪽서 두번째)과 김문수 쌀가공식품협회장(맨오른쪽) 등 관계자들에게 GF 1호 인증을 받은 판코 제품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시판되는 쌀가공식품에서 글루텐프리 제품을 찾기 힘들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농심미분의 쌀가루 제품에 대한 글루텐프리 인증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매우 가치 있는 일로 평가된다.

동양인과 흑인의 경우 셀리악병 관련 유전자가 극히 드물어 ‘글루텐프리’에 대한 민감도는 낮지만,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 불량으로 더부룩하거나 밀단백질에 의한 알러지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 일본에서도 쌀가공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일본은 2017년 이후 급증하고 있는 글루텐프리 제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쌀가루 생산량의 공급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김문수 회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글루텐프리 식품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쌀 가공식품의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또한 전 세계적인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며 “그런 면에 한국글루텐프리 인증의 성공적인 정착은 우리나라 쌀가공식품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정부의 가루쌀산업 육성 정책에 글루텐프리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가루쌀을 이용한 쌀가루 산업과 글루텐프리 인증 시스템은 쌀 가공식품 산업 전체의 발전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쌀가공식품협회는 앞으로 한국글루텐프리 인증이 공신력 있는 세계적인 인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이제 첫 발을 내디딘 한국글루텐프리 인증이 정부의 가루쌀 육성 정책을 통한 쌀가루 등 관련 산업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기로 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

이 자리에 참석한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우리나라에 글루텐프리 인증 제품이 탄생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며. “최근 쌀 소비가 줄면서 공급과잉 구조가 심한데 앞으로국민들이 몸에 좋은 쌀가공식품을 통해서 소비를 늘려가길 기대한다. 와중에 글루텐프리 인증제도가 우리쌀의 우수성과 우리쌀로 만든 가공식품이 훌륭하다는 것을 인증해서 국내뿐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소비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전 정책관은 또 정부도 국내 쌀가공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원료공급부터 제품개발, 시장창출, 홍보등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앞으로 쌀가공식품의 활성화를 위해 글루텐프리 인증제도가 1호를 넘어서서 2호, 3호로 계속 이어져 해외시장을 노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미분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판코(PANKO) 제품을 지난달 미국 아마존에 입점해 판매하고 있으며, 오는 3월엔 미국 코스트코에도 입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상규 (주)농심미분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에 따르면 판코 한 봉지의 제품 가격은 88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유사 제품과 비교해 품질력이 높기 때문에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판코 제품은 수분을 머금은 (습식) 쌀을 가루처럼 미세하게 갈지 않고 입자가 살아있을 정도로 파쇄한 후 과립 형태로 만들어, 빵가루처럼 튀겼을 때 아삭한 식감이 뛰어날 뿐아니라 기름 사용량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 농심미분의 글루텐프리 쌀가루로 만든 식빵과 머핀, 케이크 등을 시식한 참석자들은 식감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해 건강한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품질은 쌀가루 반죽이 관건으로, 제빵 과정의 발효와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맞추기까지 4년이 걸렸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 문제점과 대책

한국글루텐프리 인증은 해외수출용이기 때문에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진흥과에서 진행하는 해외인증 획득 지원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따라서 한국글루텐프리 인증에도 수수료를 70% 지원하는 해외인증 획득 지원 사업과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 방안이 활성화되면 해외 동등성협약에 대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글루텐프리 인증은 KS기준 33개 항목을 적용하고 ISO17065 인증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미국 GFCO의 심사 기준은 88개 항목에 달하므로 향후 보다 글로벌 시장과의 조화를 이루는 작업을 통해서 해외 동등성협약을 맺을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 글루텐프리 인증의 추진 경과

2018년 국가표준기본법에 의해 범정부적으로 국가표준 시행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글루텐프리와 락토프리에 대한 안건을 농식품부에서 제안했고, ‘소비자중심 표준 개발’이라는 민간주도형 표준 체계를 구현하겠다는 정책 계획이 세워졌다. 같은해 10월 농식품부와 쌀가공식품협회, 관계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표준 현황 소개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2019년 8월 한국식품연구원을 중심으로 쌀가공식품협회가 민간인증 등록 희망단체로 선정됐다. 2020년 4월, 현재 미국 글루텐프리(gfco)의 한국인증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표준인증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한국식품연구원의 컨설팅과 협업을 통해 표준 개발에 착수했다.

당해 7월 글루텐프리식품 단체표준안을 개정했고 10월 국가기술표준원의 업무를 위탁받은 중소기업중앙회에 글루텐프리 단체표준 등록을 신청했다. 2021년 6월 글루텐프리식품의 단체표준 등록이 산업표준화법에 의해 승인됐고, 10월에 협회 내 글루텐프리 인증사업단(단장 최영민)이 별도 조직으로 신설됐다. 2020년 12월 국가표준원으로부터 글루텐프리 인증 기관으로 정식 등록됐다.

2022년 8월부터 인증심사 규정과 업무 규정이 표준화법에 근거해 개선됐고 식품과 관련된 KS의 H코드를 갖고 있는 내부심사원 1명과 외부심사원 3명 등 총 4명의 인증심사원을 운영하고 있다.

9월에 인증심사 신청접수를 개시해서 5개 회사 30개 제품이 접수됐다.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으려면 회사 내에 반드시 1명 이상의 품질관리 담당자가 있어야 된다. 내부 교육도 있지만 외부(협회)에서 품질관리 담당자 교육을 실시한다. 12월에 농심미분, 열두광주리, 진미식품 등 3개사 12개 제품에 대해 인증심사를 완료해 농심미분에 대해 1호 수여식을 진행했다.

최영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글루텐프리 인증사업단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최영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글루텐프리 인증사업단장이 글루텐프리 1호 인증의 추진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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