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리드 아일랜드 농림수산부장관 "'푸드 아일랜드'로 기억해주세요"
[인터뷰] 크리드 아일랜드 농림수산부장관 "'푸드 아일랜드'로 기억해주세요"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11.20 0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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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무역대표단 이끌고 방한 '지속가능한 식음료 생산국' 강조
'Origin Green' 집중 홍보…유럽에서 유제품 탄소발자국 수준 가장 낮아
1만6천개 낙농장 중 80%가 유제품보증계획(SEAS) 인증 회원
올초 소고기 및 양고기 보증계획(SBLAS) 시작...5만개 농장 인증

 

◇크리드(Michael Creed) 아일랜드 농림수산부 장관(왼쪽서 두번째)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맨오른쪽이 타라(Tara McCarthy) 아일랜드식품청 Bord Bia CEO.

마이클 크리드(Michael Creed) 아일랜드 농림수산부 장관이 식품무역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15~17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크리드 장관은 이에 대해 “고품질의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생산되는 식품생산자로서 아일랜드의 명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17 한-아일랜드 지속가능한 낙농 세미나’ 후 가진 네트워킹 리셉션에서도 크리드 장관은 “180여개국에 수출되는 아일랜드의 식품경쟁력은 가히 세계적이다”며 “앞으로 ‘푸드 아일랜드(Food Iland)’로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크리드 장관이 아일랜드 식품에 대해 이처럼 강한 자부심을 갖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 궁금증을 인터뷰를 통해 풀었다. 이 자리에는 줄리안 클레어(Julian Clare) 주한아일랜드 대사, 타라 맥카티(Tara McCarthy) 아일랜드식품청 CEO, 코르맥 힐리(Cormac Healy) 아일랜드육류산업협회 전무가 참석했다.

- 한국 방문 목적과 소감은?

[크리드 장관] 아일랜드식품위원회(Bord Bia)를 대표해서 많은 나라들을 방문하고 있는데 농식품 시장의 잠재력이 큰 한국에 와서 매우 기쁘다. 2012년 한-EU FTA가 체결된 이후 양 지역간 교역 규모가 크게 늘었는데, 단순히 금액뿐 아니라 전체적인 무역부문이 성장했다. 앞으로도 양 지역의 교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일랜드는 농식품 생산량의 90% 이상을 세계 180여 개국에 수출한다. 인구 50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3000만 명에 해당하는 식량수급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규시장 개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아일랜드의 농식품은 ‘안전성’과 ‘지속가능한 생산시스템’을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주요 수출 품목은 수산물과 낙농제품의 비중이 크다. 한국에는 현재 상당량의 돼지고기를 수출하고 있으나 쇠고기는 아직 문호가 개방되지 않아 정부차원의 협력을 진행하고 싶다. 오늘 행사를 통해 한국의 식품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되고, 특히 리테일을 통한 소매사업 기회도 발굴되기를 바란다.

- 아일랜드 식품청이 내거는 ‘오리진 그린(Origin Green)’ 슬로건의 의미는?

[타라 CEO]  '오리진 그린'은 농민과 제조기업, 유통기업 등 식음료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으로, 2012년부터 시작됐다. 아일랜드 식품청인 Bord Bia를 통해 정부와 민간부문 및 식품생산자가 함께 모여 운영하는 전 세계 유일의 지속가능성 프로젝트다.

SGC에 의해 독립적으로 검증받는 이 자발적 프로그램은 아일랜드의 농부, 식품생산자, 유통 및 외식업체들이 환경 영향을 줄이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측정가능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오리진 그린 헌장에 따라 식음료생산자는 원물공급, 제조과정 및 사회적 지속가능성 등 세 가지 분야에 대해 약속한다. 아일랜드 식품청은 협력기관인 글로벌 카본트러스트, 아일랜드 농식품개발청과 함께 탄소측정 툴키트(Carbon Assessment Tool Kit)를 제작해 농장 단계에서 전국 19만5000건의 탄소발자국 평가를 수행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적이다. 아일랜드 식품청은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PAS 2050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인증 받아 매주 800개 농장에 대해 감사를 수행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이미 유럽국가 중 유제품 생산과정에서 가장 낮은 탄소발자국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12월에 선포된 지속가능한 유제품보증계획(SDAS)의 시행 범위는 아일랜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1만6,000개 이상의 아일랜드 낙농장이 이 계획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중 80%인 1만5,000여개 농장이 SDAS 인증 회원이 됐다.

올해 초 Bord Bia는 아일랜드 쇠고기와 양고기의 생산 및 인증에 관한 합의 표준을 제시하고 지속가능성 평가를 핵심 요소로 하는 새로운 소고기 및 양고기 보증계획(SBLAS)을 시작했는데, 5만개 이상의 농장이 인증 회원이 됐다.

매일 100명 이상의 독립 감사인이 농장의 생산시스템이 미치는 환경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농장을 방문하고 있다. Bord Bia의 SDAS 및 SBLAS 계획을 통해 구축한, 공인된 탄소 발자국 모델을 사용해 모든 농장을 평가하고 각 농장의 성과를 전국 평균과 비교 평가한다. 각 Origin Green 검증을 받은 270개 이상의 회원들은 현재 아일랜드 식음료 총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4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Origin Green에 참여하고 있는 500개 이상의 기업들은 전체 식음료 수출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아일랜드 식음료 제조업체들의 지속가능성 및 Origin Green에 대한 지속적이고 일관된 약속과 의지를 잘 보여준다.

- 개선사례를 소개한다면?

[코르맥 전무] 효과적인 탄소포집을 위해 6만 헥타르 규모의 목초지 조성과 육질이 좋은 쇠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탄소의 집중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탄소배출량이 많은 땅을 갈아엎는 방식을 지양하도록 농지관리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탄소측정 툴키트는 곧 탄소네비게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해당 농가가 탄소 관리에 있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어떤 효과를 노릴 수 있는지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매년 이런 탄소네비게이터 평가치를 따르게 되면 활용농가들에게는 탄소관리의 효용성 개선은 물론 농가의 실질적인 수익성 마진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투입물의 사용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탄소 효율성이 높아지고 농가의 마진도 높아지는 것이다.

- FTA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의 축산물 수출은 미미하다. 2015년 쿼터 폐지 이후 생산량 추이와 한국시장을 보는 관점은?

[크리드 장관] 한-EU FTA가 2011년에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성장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유럽의 낙농제품에 대한 생산규제, 즉 쿼터가 2015년에 폐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아일랜드 정부가 한국시장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인터넷 발달로 한국의 소비자들이 전 세계에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입수하기 때문으로, 안전성 확보는 기본이고, 오리진 그린 활동을 통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아일랜드 제품의 특징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또한 자급률이 돼지고기 70%, 치즈 16%이고 수산물 수입량이 많은 한국 시장은 아일랜드가 제공하는 농식품분야의 제품군과 잘 부합해 수출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식품수입량이 많은 국가들은 전략적 측면서 식품수입선 다각화가 필요한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아일랜드 식품이 이에 잘 부합한다. 이번 방한기간 중 김영록 한국 농식품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특히 쇠고기 진입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을 제안했다.

- 세계적으로 동물복지가 화두다. 아일랜드만 동물복지의 특징은?

[코르맥 전무] 아일랜드는 EU 회원국이기 때문에 EU 법과 규정, 실행안에 집중해야한다. 전 세계에서 EU가 가장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규정을 채택하고 있다. 아일랜드 농식품의 생산환경은 대부분 목초지에서 방목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그대로라고 말할 수 있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사료기반의 대량생산 시스템과 가장 큰 차이다.

아일랜드 낙농업의 역사를 보면, 생산량을 규제했기 때문에 제한된 범위 내에서 가장 높은 생산효율성을 추구해야했다. 이러한 생산규모에 대한 규제가 경쟁 우위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도록하는 여건을 성숙시켰다. 쿼터제도가 없어지면서 생산량 증대를 위해 유전학 정보, 토양 센서 활용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바탕이 되어 아일랜드 낙농산업의 효율성은 다른 나라나 여타 산업군보다 높다. 농장 혁신뿐만 아니라 제품의 가공절차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혁신들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고, 아일랜드 기업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와 관련, 정부는 연 1억3000유로 정도를 농식품개발청인 타가스크(Teagasc)에 투자하고 있다. 타가스코는 연구 자문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낙농분야에 대한 지식의 전파자로서 교육프로그램등을 진행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타라 CEO] 아일랜드 식음료산업의 미래는 기후 변화로 인해 야기된 여러 도전 과제들에 대응할 수 있는 철저하고 강력한 전략을 세우면서, 동시에 전 세계로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에 달려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일랜드 식품청에서 위촉한 10명의 Origin Green 대사로 구성된 팀이 아일랜드의 지속가능성 자격을 국제적으로 명확히 알리고 아일랜드 식음료업계와 전 세계의 다른 조직들간의 지식 공유 중개자 역할을 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의 모범 사례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오리진 그린이 잘 전파되고 아일랜드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웹사이트 구성이나 비디오 자료들을 만드는 등의 고객 서비스도 제공한다.

Origin Green 검증을 받은 아일랜드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는 것은 아일랜드가 제공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음식, 음료 및 재료를 즐긴다는 것 뿐 아니라 앞으로 이 땅에 태어날 다음 세대들을 위해 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크리드 장관] 18개월 전 농수산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동남아국가들을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2010년 식품부문을 활성화하고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푸드 하비스트 2020'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수출규모 80억 유로를 2020년까지 120억 유로로 늘리자는 계획이었는데,  지난해 목표치를 상회한 122억 유로를 달성됐다. 현 시점에서는 향후 10년에 대한 장기 플랜을 발표했는데, 2025년까지 수출 규모를 90억유로까지 키우자는 것이다. 동남아 시장에 대한 수출 규모를 보게 되면, 2010년에는 2억5000만 유로 였다가 2016년 8억유로까지 긍정적인 측면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중국에 수출길이 열리진 않았고, 희망하는 사항이다. 아시아지역 잠재력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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