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칼럼] ⑤ 수입식품 의존 줄이고 '콩의 나라' 위상 회복해야
[김종덕칼럼] ⑤ 수입식품 의존 줄이고 '콩의 나라' 위상 회복해야
  •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
  • 승인 2022.08.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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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식품 의존하면 음식문맹자가 된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현저히 낮아 먹을거리를 외국에서 많이 수입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음식의 상당 부분은 수입한 것이거나 수입 식재료로 조리 또는 가공한 식품과 패스트푸드이다.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야기되는 문제는 적지 않다. 그 중 하나는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자의 연결이 끊긴다는 것이다. 먹을거리 생산자와 소비자의 단절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 생산과정을 모르는 정체불명의 먹을거리를 먹는다.
- 신선하고 신뢰성 있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
- 배려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
- 음식공동체를 이루지 못한다.
- 소비주의의 희생자가 된다.
- 먹을거리를 통제할 수 없다. 즉, 자신의 의지대로 밥상을 차릴 수 없다.
- 농업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다.
- 농민과 관계 맺기 어렵고, 영농에 동참하기가 어려워진다.
- 농업, 음식에 대한 관심이 없어져 음식문맹자가 된다.

먹을거리 소비자가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의도적으로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슬로푸드를 선호해야 한다. 또 로컬푸드직매장과 농민장터 등을 즐겨 찾고, 인근지역 농민들과 가까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건이 된다면 텃밭에서 먹을거리를 직접 키우는 것이 좋다. 이러한 노력은 특히 아이들에게 여러 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슬로푸드 콩 네트워크‘로 콩의 나라 대한민국을 회복하자

이탈리아에서는 콩 농사를 짓는 슬로푸드 회원들이 전국적인 네트워크인 ‘슬로 콩(Slow Beans)’을 만들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슬로 콩’ 운동을 하는 이유는 콩이 다음과 같이 가치 있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콩은 식물성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대표 작물이다. 콩은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그래서 경제적 이유로 동물성 단백질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겨먹을 수 있다.

콩이 건강한 삶과 장수에 도움이 되며, 식단에 필수적인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콩에는 항산화제와 섬유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이 낮아 심장 질환과 당뇨병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콩 재배는 환경에도 좋다. 콩류는 땅에 질소를 고정해 더 적은 투입으로도 농사가 가능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작물이다. 가족농에 의한 소규모 콩 재배는 산업형 농업으로 대규모 콩을 농사짓는 것에 비해 지구온난화를 야기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콩 원산지라는 점, 우리나라 사람들이 콩 음식을 많이 먹는 점, 콩의 영양과 건강성, 환경지속가능성 기여, 그리고 수입콩의 대부분이 GMO 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이탈리아의 ‘슬로 콩’과 같은 ‘슬로푸드 콩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콩에 대한 관심 증대, 콩 종자의 보존, 콩에 대한 지식확산, 콩 생산에 소비자 협력으로 우리나라 콩 자급률을 획기적으로 올려야겠다. 콩의 나라 대한민국을 회복해야겠다.

김종덕 회장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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