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호주낙농·유가공산업] (1) 코로나 팬데믹 풀리자마자 한국 시장 공략 박차
[기획-호주낙농·유가공산업] (1) 코로나 팬데믹 풀리자마자 한국 시장 공략 박차
  • 김현옥/ 강영우 기자
  • 승인 2022.05.0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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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우유 생산량 88억 5800만ℓ...해외 수출 비중 32% 달하는 선진 낙농 대국
한국은 호주의 4번째 교역 파트너...한호 FTA로 對한국 호주수출의 10%가 농식품
올해 호주 농림수산식품 수출액 645억 달러 전망...전체 생산량의 70% 이상 차지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는 최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2022 호주 유가공 세미나'를 열고 호주 유가공시장 현황과 한국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길 손꼽아 기다렸다는 듯이 낙농 및 유가공산업 선진 대국인 호주가 한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리나라는 땅덩이가 좁은 탓에 세계에서 첫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비싼 원유(原乳) 가격으로 인해 낙농·유가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심각하게 낮다. 호주는 이러한 한국 유가공시장의 약점을 노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밀어붙일 기세다.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그 첫 시동을 건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주최 '2022 호주 유가공 세미나'는 호주가 그동안 우리나라 시장을 얼마나 벼르고 있었는지를 대변해 주는 듯했다. 이날 행사는 때마침 우리나라 낙농제도 개선을 둘러싼 생산자단체와 정부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개최돼 우리 정부와 관련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 주최 '2022 호주 유가공 세미나'에서 포스즌스호텔 셰프들이 고품질 호주산 유가공품 및 농산물을 소재로 요리 시연을 하고 있다.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 제공

이날 세미나는 특히 마시는 우유를 비롯해 리코타·파마산 브리 치즈, 폴스크림, 문다라 크림치즈 시기스 요거트 등 낙농제품 외에도 소고기, 포테이토,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등 모든 식재료를 호주산 농축산물로 사용한 과카몰레, 파스타, 등심구이, 파블로바 디저트 등 요리를 셰프들이 직접 시연하고 점심메뉴로 선보이는 이벤트로 진행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는 오는 6월 7일부터 10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Seoul Food 202)에서 호주관을 오픈하고 한국시장에 새롭게 진출을 희망하는 약 30~40개의 호주기업을 소개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이날 행사에서도 이들 회사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뿐만아니라 9월 5일부터 8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되는 'Fine Food 2022'에서도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하고 한국 기업과의 매칭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헬렌오(Helen Oh)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 참사관

헬렌오(Helen Oh) 주한호주무역투자대표부 참사관은 인사말을 통해 "한-호주간 농식품 무역은 양국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호 농식품 무역이 더욱 강화돼 양국 경제와 인적 협력 관계에 필수적인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 행사를 준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헬렌 참사관에 따르면 한국은 호주의 네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이며,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히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호주가 주최한 최초이자 유일한 정상급 방문이었고, 정상들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CSP를 발표해 한호 양국 관계를 크게 격상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헬렌 참사관은 "한-호 FTA(자유무역협정) 덕분에 호주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의 10%가 농산물 관련 상품이다. 실제로 호주는 2022년에 기록적인 645억 달러의 농수산물 및 임산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호주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이같은 수출 실적은 계절적 요인과 글로벌 무역 환경을 교란하는 지속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동이 거의 없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헬렌 참사관은 "호주와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은 소비자들에게 깨끗하고 친환경적이며 독특하고 안전한 프리미엄 식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호주 유가공산업의 최근 업데이트 상황을 소개했다. 

호주는 소 사료의 60~65%를 차지하는 푸른 초지와 겨울에도 야외 방목이 가능한 기후를 갖추고 있는 선진 낙농대국이다.

■ 호주 낙농 및 유가공... 일자리 창출에 세번째 기여하는 주요 수출산업

호주의 낙농 및 유가공 산업은 주요 수출 산업으로서 지방 경제 일자리 창출에 세 번째로 크게 기여하는 산업이다.

연평균 우유생산량은 88억 5800만ℓ로, 소 한마리당 6,380ℓ를 생산하는 셈이다. 이렇게 생산된 우유는 연간 36만 6200톤 가량의 치즈로, 20만 6200톤은 분유로, 8만 1700톤은 버터로 가공된다.

또 총 우유 생산량의 32%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데, 가장 큰 수출 시장은 중국(318,507t)이고 싱가포르(70,717t) 말레이시아(67,979t) 일본(69,188t) 인도네시아(52,323t) 순이다.

생산되는 우유는 크게 4가지 제품으로 가공되는데, 전체 생산량 중 39%가 치즈 제품으로, 29%가 마시는 우유 제품으로, 22%가 스킴밀크 파우더 및 버터로, 4% 정도가 전지분유로 가공된다.

■ 4600개 낙농장에 3만7400명 종사...사육 젖소 150만마리, 47억달러 생산 가치

호주에는 현재 약 4618개의 낙농장이 3만 7400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농장에서 직접 창출되는 생산가치는 약 47억 달러에 달하고, 그 외 가공 과정에서 생겨나는 생산가치는 37억 달러 정도다. 호주 국민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94.4 리터이고, 치즈는 13.4kg이다.

호주의 낙농 및 유가공 시설은 대부분 빅토리아, 뉴사우스웨일즈, 타즈매니아, 남호주, 서호주 주 등 남동 해안지역에 밀집해 있다. 그 이유는 소 사료의 60~65%를 차지하는 푸른 초지와 겨울에도 야외 방목이 가능한 기후를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그만큼 운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 호주에는 150만마리 이상의 젖소가 사육되고 있다.

지난 17년간 호주 연간 우유생산량 및 유가공품 수출량을 보면 세가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2010년도 중반 심한 가뭄 때문에 연간 우유 생산량이 2004년 100억 리터에서 2021년에는 90억 리터로 감소했고 둘째, 호주 인구 증가로 인해 연간 국내 소비가 50억 정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세째로는 호주의 인구 증가와 우유 생산량 감소가 맞물려 우유가격이 오름으로써 수출비중이 총 생산량의 절반에서 3분의 1로 줄었다.

■ 호주 유가공산업 향후 45년간 연평균 1.94% 지속 성장 전망

실제로 유가공산업의 마진은 현재 3.4%를 웃돌고 있고, 그 중 인건비와 원재료 및 기기 구입 비용이 75% 이상을 차지한다. 여러 가지 쉽지 않은 환경에서 운영을 하고 있지만 호주 유가공산업은 향후 45년간 연평균 1.94%의 성장률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유제품 수요는 소매 시장의 안정적 성장과 팬데믹 전 상황과 다르지 않은 수출입 상황에 힘입어 밝게 점쳐지고 있다. 호주 남부지역의 강우량 감소와 기온 전망이 좋아 올해는 우수한 품질의 우유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장 운영비와 유통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팜 게이트 가격과 가공 비용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호주의 라니냐 현상은 우유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1~2월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강우량 증가로 밀사료량 수급이 증가해 보리사료 가격보다 떨어졌다. 사료곡물 가격 상승세가 올해 안에 안정되고 수익률 마진도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호주 내 우유생산량은 2021년에 들면서 편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2018년에는 호주 남부의 연간 우유 생산량이 평균 2000 리터 정도 늘었다가 2019년에는 6000 리터 정도 감소됐다. 또 2020년도에는 평균 4000리터 늘었다가 2021년에 들면서 2000리터 다시 줄었다.(오른쪽 상단 그래프)

2022년 4월에 업데이트된 강우량이다. 뉴사스웨일즈주는 평소보다 75% 많은 비가 내렸고, 남부 지역은 연간 평균 강수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호주 지도)

2019년 7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호주우유의 현물 가격을 보면, 대부분 7월에 키로당 6불 정도의 안정세를 보였다가 3~4월에 상승세를, 다시 2월이 다가오면서 안정세로 돌아서는 패턴을 보인다. 2021년에는 11월부터 킬로당 거의 9불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오른쪽 하단 그래프)

■ 올해 시카고 CBOT 우유 선물가격 작년대비 17% 증가...러-우크라 사태와 중국 수요 급증에 기인

올해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우유 선물가격은 작년에 비해 17%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에서 계속 증가하는 수요가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름값이 올해 44% 인상하고 요소수 가격도 작년 하반기에 90% 이상 올라 유가공업 수익률 마진에 일시적으로 큰 타격을 줬다.

하지만 호주의 우유 소비자가격은 생각보다 그렇게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 같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 우유 소비자가격은 1.4%밖에 오르지 않았으며 온라인 판매량도 줄지 않았다. 유가공회사들은 비즈니스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한국 수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호주 유제품의 수요가 줄지 않는 이유는 우유 치즈 등과 같은 가공품의 건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주도 인구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높은 편에 속하지만 한국처럼 노년층 소비자의 니즈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호주낙농업협회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우유 치즈 요거트 같은 유제품에는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필수 영양소인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주인 중 유제품 소비량이 평균 이상이고 야외 운동을 자주 하는 노년층에게는 골다공증 뼈 골절 및 만성 통증의 위험이 크게 감소됐다.

멜버른대학에서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는 유제품 섭취량이 1.5배 증가했을 때 뼈 골절이 33% 감소했고, 고관절 골절은 46% 줄었으며, 넘어짐 현상도 11% 감소했다. 호주 내 50대 이상 여성과 70대 이상의 남성은 근소실과 골절 위험의 감소를 위해 하루 4회 유제품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호주 낙농 및 유가공협회는 4000 개 이상의 농장 및 가공업체 단체로서, 유가공시장 트렌드 연구를 리드하고, 호주 정부에게 업계를 대표해 산업 및 수출 촉진 정책과 관련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는...
호주의 무역 교육 관광 및 해외 투자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호주 정부기관이다. 호주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국인 직접 투자를 호주로 유치하기 위한 활동뿐만이 아니라 호주 교육 부문에서도 해외시장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호주무역투자대표부의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호주의 다양한 산업 부분에 대해서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두 번째는 유망 수출 업체에 대한 소개 및 관계 수립과 개발, 세번째는 가치 있는 투자 프로젝트 탐색 또 전략적 제휴 파트너 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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